학교에서 하루하루
나를 두 번 울린 아이들
단풍그늘
2011. 10. 31. 21:31
글을 쓰다가 날아갔더니 참 쓸 의욕이 안 생긴다.
그래도 워낙 열받는 일이니 쓴다.
지난 주에 자리를 바꿨는데, 언제나 그렇듯 자리를 바꾸고 나면 맘에 들어하는 애들도 있고, 불만을 갖는 애들도 있다. 두 명이 남아서 워낙 떼를 쓰길래, 한 명은 설득해서 돌려 보내고, 한 명은 사정이 애매~해서, 1주일 동안 지각을 한 번도 안 하면 바꿔주겠다고 했다. 평소에 거의 매일 무단지각을 하는 아이였다. 이게 실수였긴 했다.
그러고 나서 월요일에 교실에 들어갔더니만, 아주 난리도 아니다.
"아 시발 나도 요새 지각 안 하는데 왜 나는 두번째 줄이냐고!!!!" 하고 고래고래 떠들어대는 소리에 진짜 기가 막혔다.
말끝마다 시발, 말 시작도 시발, 거기다가 얼마나 오만방자하게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지. 상종도 하고 싶지 않고 조회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교실에 있고 싶지도 않았다.
참 기운도 빠지고, 우울했다.
내가 지금까지 한 건 뭔가. 나는 3월부터 나름 애들하고 잘 해보겠다고 홀짝일기도 쓰고 종례신문도 만들어주고 심지어 촬영도 하고ㅠㅠ 요새는 돈이며 시간이며 내 사생활을 희생해가며 그룹데이트도 하고 조회도 10분일찍 들어가고 가끔 애들 가정방문(문 앞까지지만)도 하는데.. 결국 돌아오는 건 자기 마음에 들면 아무말 없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욕질하고 불평불만을 소리질러대는 거구나. 친구에게도 그렇게 안 할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자기 불만을 떠들어댈 수 있는지, 정말 너무나도 실망스러워서.. 상처받았고 솔직히 진짜 교직 생활 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대충 보낸 1년이 아닌데 자기 기분에 안 맞으면 너네는 결국 나를 사람으로도 안 대해주는구나, 싶었다.
오전에도 괜히 죄 없는 다른 반 애들 수업할 때 기력 없이 하고..
점심 때 여자애들 셋이 와서 쌤 저희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사실 미안할 거 하나도 없는 애들이 꼭 더 미안해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_-
그래도 나를 마음써주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고맙고 기뻤다. 100%는 아니지만 시든 마음을 조금이라도 적셔주는 것 같았다. 특히 예전에는 차가운도시중학생 같아서 조금 다가가기 어려웠던 희경이가 주도해서 온 거라서 더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나는 연애하는 것 마냥 애들한테 사랑을 받고 싶었나보다.
그리고나서 5교시에 짠~ 백문이 불여일견.
아침에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 하지만, 잘못한 애들도 있지만 예쁜 애들을 보면서 마음을 풀어야지.. 솔직히 다들 이렇게 위로하지만, 이게 언제나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나도 지난 주 토요일엔 핸드폰 압수 당한 애가 내 가방 뒤져서 자기 폰 가져가 놓고 "제 물건 제가 가져간 게 뭐 어때서요"라고 하기나 하고, 이틀 연속으로 억울하게 ㅅㅂ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다 보면 나도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만은 행복하고 고맙고 즐겁고 감동받고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다.
어두운 면도 밝은 면도 모두 내 모습이듯이
못된 모습, 날 좋아하는 모습, 나한테 욕하는 모습, 아름다운 모습 모두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믿어야지 뭐..
그래도 워낙 열받는 일이니 쓴다.
지난 주에 자리를 바꿨는데, 언제나 그렇듯 자리를 바꾸고 나면 맘에 들어하는 애들도 있고, 불만을 갖는 애들도 있다. 두 명이 남아서 워낙 떼를 쓰길래, 한 명은 설득해서 돌려 보내고, 한 명은 사정이 애매~해서, 1주일 동안 지각을 한 번도 안 하면 바꿔주겠다고 했다. 평소에 거의 매일 무단지각을 하는 아이였다. 이게 실수였긴 했다.
그러고 나서 월요일에 교실에 들어갔더니만, 아주 난리도 아니다.
"아 시발 나도 요새 지각 안 하는데 왜 나는 두번째 줄이냐고!!!!" 하고 고래고래 떠들어대는 소리에 진짜 기가 막혔다.
말끝마다 시발, 말 시작도 시발, 거기다가 얼마나 오만방자하게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지. 상종도 하고 싶지 않고 조회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교실에 있고 싶지도 않았다.
참 기운도 빠지고, 우울했다.
내가 지금까지 한 건 뭔가. 나는 3월부터 나름 애들하고 잘 해보겠다고 홀짝일기도 쓰고 종례신문도 만들어주고 심지어 촬영도 하고ㅠㅠ 요새는 돈이며 시간이며 내 사생활을 희생해가며 그룹데이트도 하고 조회도 10분일찍 들어가고 가끔 애들 가정방문(문 앞까지지만)도 하는데.. 결국 돌아오는 건 자기 마음에 들면 아무말 없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욕질하고 불평불만을 소리질러대는 거구나. 친구에게도 그렇게 안 할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자기 불만을 떠들어댈 수 있는지, 정말 너무나도 실망스러워서.. 상처받았고 솔직히 진짜 교직 생활 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대충 보낸 1년이 아닌데 자기 기분에 안 맞으면 너네는 결국 나를 사람으로도 안 대해주는구나, 싶었다.
오전에도 괜히 죄 없는 다른 반 애들 수업할 때 기력 없이 하고..
점심 때 여자애들 셋이 와서 쌤 저희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사실 미안할 거 하나도 없는 애들이 꼭 더 미안해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_-
그래도 나를 마음써주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고맙고 기뻤다. 100%는 아니지만 시든 마음을 조금이라도 적셔주는 것 같았다. 특히 예전에는 차가운도시중학생 같아서 조금 다가가기 어려웠던 희경이가 주도해서 온 거라서 더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나는 연애하는 것 마냥 애들한테 사랑을 받고 싶었나보다.
그리고나서 5교시에 짠~ 백문이 불여일견.
아침에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 하지만, 잘못한 애들도 있지만 예쁜 애들을 보면서 마음을 풀어야지.. 솔직히 다들 이렇게 위로하지만, 이게 언제나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나도 지난 주 토요일엔 핸드폰 압수 당한 애가 내 가방 뒤져서 자기 폰 가져가 놓고 "제 물건 제가 가져간 게 뭐 어때서요"라고 하기나 하고, 이틀 연속으로 억울하게 ㅅㅂ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다 보면 나도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만은 행복하고 고맙고 즐겁고 감동받고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다.
어두운 면도 밝은 면도 모두 내 모습이듯이
못된 모습, 날 좋아하는 모습, 나한테 욕하는 모습, 아름다운 모습 모두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믿어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