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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뽐이 왔다.
    일상 2015. 9. 27. 19:44

    * 뽐-'뽐뿌'에서 옴. '뽐뿌'는 펌프질의 일본식 발음. 보통 물건을 사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마음 상태를 뽐뿌라고 함. 뽐이 왔다고도 씁니다. 비슷한 말로 '지름신'이 있는 것 같음.  -이상 소통의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족.


    가끔씩 뽐이 온다.

    나는 여자인데도 왜 옷이 아니라 자꾸 전자기기를 사고 싶어서 마음이 들썩거리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옷이나 화장품은 워낙 평소에 잘 안 사서 어쩌다가 하나 사고 싶은 게 생기면 '그래 백만년 만인데 하나 사자'고 해서 그냥 산다.

    그리고 옷은 한 벌 있다고 2년 내내 한 벌만 입는 게 아니니까 원피스도 사고 긴 블라우스도 사고 짧은 블라우스도 사고 미니스커트도 사고 출근용 스커트도 사고 레깅스도...... 사는 건데,

    전자기기는 노트북 사고, 데스크탑 사고, 안드로이드폰 사고, 아이폰 사고, 7인치 타블렛 사고 12인치 타블렛 사고...... 이게 아니니까 더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추석, 송편을 다 빚고나서 웹툰이 보고 싶어졌다.

    핸드폰으로 보면 눈이 아프니까 동생의 갤탭4를 빌렸다.

    그리고 나서 10인치 화면을 보니 이거슨 신세계!!

    울트라북 모니터보다도 더 좋다. 가로가 긴 직사각형 화면보다 세로가 긴 직사각형 화면이 웹툰 보기에 더 좋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역시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필요해서 소비하는 게 아니다. 물건이 나오면 그게 필요해지는 것이다.(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진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평소에도 공감하던 말인데 다시 한번.


    웹툰에서 시작해서, 이걸로 에버노트 쓰면 노트북보다 휴대성도 편하고 아무데서나 글 쓰기도 좋지 않을까??? 스스로를 막 설득하면서 가로로 키보드를 놓고 써 보기도 하고, 아예 여기에 필기가 되면 진짜 좋겠다 싶어서 삼성 노트 프로랑 서피스를 막 검색하면서 한 시간쯤은 보낸 것 같다.




    그리고 한나절쯤 지나 지금 의식의 흐름.


    갤럭시 노트 프로가 진짜 좋다는데 솔깃하다 

    → 12인치는 너무 큰 것 같아. 노트 10.1 2014에디션이 가장 좋을 것 같다 

    → 직구조차도 가격이 너무 비싸.. 어차피 감가상각이 있는데 중고를 사고 싶지 않다 

    → G pad 2는 얼마지? 

    → 요즘 스마트교육이 대세인데 미러링으로 수업 때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아날로그 신봉자라서 PPT도 잘 안 쓰는 주제에! 

    → 그러게 점점 스마트폰에 종속되는데 아날로그로 그냥 쓰는 것도 괜찮아.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타블렛보다 수첩이 더 가볍다 

    → 이미 에버노트의 노예인 주제에 잘도 그러겠다. 원래 글 쓸 때 손가락에 힘 많이 줘서 힘들어했잖아. 

    → 에이 다 비싸 샘숭 친구 만나면 임직원몰 가격이나 물어보자 

    → 지금 울트라북으로 글을 쓰다 보니 그냥 이걸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타블렛에 블루투스 키보드 붙이고 쓸거면 이거랑 똑같지 않음? 

    → 그래 지금 쓰는 울트라북 액정 수리나 빨리 하자. 


    해서 일단 진정... 글을 쓰다보니 뽐도 진정되는 것 같다. 휴일이라 바로 지를 수 없어 참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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