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친구 인터뷰하기(친구 만남 글쓰기) 수업 준비
    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3. 3. 3. 21:58

    친구 인터뷰하기를 이번에 한 번 질러보아야겠다! 생각해서 

    보인고나 신현고 등등 이 수업을 했던 샘들에게 자료를 받았다.


    준비하다 보니 이상용샘은 '친구 만남 글쓰기'라는 이름으로 이 활동을 진행한다고 한다.

    활동에도 더 어울리는 이름이 이것인 것 같아서 나도 이름을 이렇게 붙였다.

    우리 학교에서 쓰려고 다시 재구성했는데, 약간 설명이 어려워보여서 걱정이다.


    마지막 예시글도 고등학생 것을 그대로 주어도 될 지 고민이다.

    보인고와 광동고 학생들의 글을 업어왔다.




    친구 만남글 쓰기

     

    만남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친구 만남글? 그게 무엇인가요?

    여러분에게 20133월은 그야말로 새로운 만남의 시간이지요. 초등학교와는 많이 다른 중학교라는 새로운 환경, 어여쁜 국어 선생님, 새로운 공부할 거리들그리고 무엇보다 낯선 친구들과의 만남. 선생님이 실은 정채봉 시인은 시에서 생선, 꽃송이, 건전지, 지우개, 손수건 같은 만남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활동에서는 말 그대로 친구를 만나고 나서, 한 편의 글을 씁니다. 친구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라, 친구를 만나고 나서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쓰도록 합니다.

     

    2. 어떻게 하나요?

    만날 친구를 제비뽑기로 정합니다.(수업 중)

    만남 계획을 세우고 계획서를 작성합니다. (수업 중)

    친구를 세 번 만납니다.(학교 밖)

    친구를 만나고 나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메모합니다.(스스로, 과제!)

    수업 시간에 친구 만남글을 쓰고 선생님께 첨삭을 받습니다. (미리 써 두어도 됩니다.)

    글을 완성하여 제출합니다.

     

    내 짝은 누구? 제비뽑기 유의사항

    -나의 짝꿍으로 누가 뽑히든 그 친구는 나의 운명입니다. 절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친하지 않고,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가 내 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활동은 평소에 친했던 친구보다,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친구와 서로 알아갈 때 더 의미있답니다.

    -만나면서 짝과 다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만남 약속을 잡을 때는 나의 일정 뿐만 아니라 친구의 일정도 고려하고, 약속은 꼭 지킵니다. ‘내가 이 친구라면 어떨까?’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가집니다.

    만남 계획 세우기(활동지1)

    -[만남계획서]를 작성하고, 친구 만남글 최종 결과물과 함께 제출합니다.

    -유의사항 1. 돈만 쓰게 되는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 영화 감상, 노래방 : 막상 친구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운 활동입니다.

    2. 무언가를 함께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계획이 좋습니다.

    () 공원 산책, 집에서 음식 만들어 먹기, 함께 봉사활동하기, 진로와 관련된 무언가를 함께 해 보기, 산행하기 등등

    3. 미리 준비한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갖습니다. (활동지2)

     

    친구 만나기

    -이든샘의 제안! 친구와 만나면서 이런 것들을 해 봅시다.

    친구의 과거 인생 이야기를 듣기

    친구의 개성 찾기(이런 개성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대화해 보기)

    친구와 나의 공통점(사소한 것일지라도) 찾아 대화해 보기

    친구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기(수업시간에, 점심시간에....)

    친구를 보면 떠오르는 것들 전부 이야기해보기(별명 지어주기, 비유해 보기..)

    -친구의 답변이 성의 없거나 짧은 경우, 친구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 범위 내에서 질문을 다시 구체적으로 바꾸어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질문해야 합니다.

     

    친구를 만나고 나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메모합니다. (활동지3)

    -평소 모습 관찰, 주변인 인터뷰, 만나서 이야기한 내용 등, 평소 틈틈이 친구에 대해서 기록하고 메모해 둡니다. , 친구에 관한 모든 내용들과 그때그때 자신의 느낀 점도 적어둡니다. (선생님이 준 활동지의 공간이 부족하면 종이를 덧붙여도 됩니다.)

    -내가 모은 정보들이 그 친구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고민해 봅니다.

    () “정보1+정보2+정보3, 이 아이는 굉장히 섬세하구나!”

     

    친구 만남글 쓰기

    -이 글은 친구보고서가 아닙니다. 친구를 보면서 들었던 나의 생각과 느낌을 중심으로 씁니다. “내가 본 저 인간은 어떤 사람인가가 잘 드러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구와 만나서 대화한 내용을 그대로 나열하지 않습니다. , 백문백답처럼, 질문과 대답을 쭉 이어서 쓰지 않도록 합시다. (-가족 관계, 출신 초등학교, 성격, 취미 등을 나열하거나, 함께 활동한 시간 순서대로 쓰지 않습니다)

    -친구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핵심 내용(주제)을 잡아서, 그것을 중심으로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 (- ‘친구의 엉뚱함을 중심으로 쓴다거나 친구의 두 얼굴에 대해 쓰는 등)

    -글의 마무리 부분에서, 전체 내용을 정리하면서 느꼈거나 깨달은 점을 잘 쓰면 더 멋진 글이 됩니다.

    고쳐쓰기

    -친구와 바꿔서 읽어보고, 글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는지 살펴봅니다.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쓰지 않았는지 확인해보세요.

    () 어느 문장은 “~했다”, 어느 문장은 “~했습니다로 끝나면 어색합니다.

    - ‘...’ ‘ㅋㅋㅋ등의 표현은 학교 과제로 내는 글쓰기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종 만남글 분량 : A4 1장 초과 (최소한 1페이지를 꽉 채워야 합니다.)

    제출 내용 : 활동지 1~5, 최종 만남글

    제출기한 : 415()

    보고서 맨 뒤에는 각각의 장소에서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적절한 (증빙) 사진을 첨부하고, 각 사진 밑에 설명을 두세 줄 짧게 덧붙입니다.

    [활동지1-만남 계획서]

    우리는 세 번 만나야 한다

     

    ( )( )( )( )( )( )의 만남

     

     

    언제?

    어디서?

    무엇을?

    첫 번째 만남

     

     

     

    두 번째 만남

     

     

     

    세 번째 만남

     

     

     

     

     

    주의 사항

     

    1. 하루에 한 번 넘게 만날 수는 없습니다.

    2. 반드시 학교 밖에서 만나야 합니다.

    3. 한 번은 만나서 뭘 먹습니다.

    둘째 만남에서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걷습니다.

    셋째 만남은 자유롭게 계획을 세워보세요.

    만남의 순서는 바뀌어도 상관없습니다.

    4. 세 번의 만남은 모두 3~4월 중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5. 이 계획서를 친구 만남글과 함께 제출합니다.

    [활동지2-친구 질문지]

    이름

    나누고 싶은 이야기 준비하기

     

    친구를 만나기 전에 여러 가지 질문들을 만들어 봅니다. 질문의 목적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질문을 다 하지 못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야기꽃을 피우기 바랍니다. 만남 후에는 친구와 대화했던 내용을 꼭 메모해 둡니다.

    선생님이 아래에 제시하는 질문들은 예시입니다. 이 질문들을 다 할 필요는 없으며, 물론 여러분이 질문하고 싶은 내용들을 더 만들어도 좋습니다.

     

    <질문할 때 유의사항>

    -만나자마자 일방적으로 질문을 늘어놓기보다는, 질문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는 게 좋습니다.

    -참신하면서도 친구의 새로운 면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고민해 봅시다.

     

    <질문 예시>

    -출생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내가 태어났을 때 가족들의 반응, 태몽 등)

    -태어난 곳은 어디인지?

     

    -인생에서 최초로 기억나는 것은?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일은?

    -살아오면서 가장 슬펐던 일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헌신한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얻은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잃은 경험이 있다면?

    -키우고 있거나, 좋아하는 동물이 있는가?

    -가장 좋아했던 물건은?

    -가장 좋아했던 놀이(혹은 게임)?

    -받았던 선물 중 가장 특별했던 것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주로 듣는 노래는?

    -가 본 곳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특별한 버릇이 있다면?

    -고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주로 어떤 칭찬을 많이 듣는지?

    -외모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어디인가?

    -외모에서 가장 자신 없는 부분은 어디인가?

     

    -가족 중에서 내가 가장 따르는 사람은?

    -인상깊었던 부모님의 가르침이 있다면?

    -가장 친한 친구는?

    -미워하거나 화를 냈던 사람이 있는가?

    -처음으로 좋아한 이성친구와 그 이유는?

    -가장 좋아했던 선생님과 그 이유는?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가?

    -10년 후, 20년 후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은가?

    사각형입니다. -이루고 싶은 인생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활동지3-만남 내용 메모하기]

    를 만나고 나서

     

    (1) 대화했던 갖가지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510개 조각으로 적어 봅시다.

    (2) 친구의 모습을 보거나 얘기를 들으며 내가 생각하고 느꼈던 것을 적어 봅시다.

    사각형입니다.

    [활동지4-글 계획하기]

    친구 만남글 구상하기

    지금까지 메모한 내용을 바탕으로, ‘친구 만남글의 개요를 작성해 봅시다.

    제목은 친구를 한 문장, 또는 한 단어로 가장 잘 드러낼 수 있게 적어봅시다.(글을 다 쓰고 나서 마지막에 붙여도 좋습니다.)

    친구 만남글의 처음, 중간, 끝에 들어갈 내용을 채워봅시다.

    제목

     

    구성

    처음

     

    중간

     

     

    [활동지5-글쓰기]

    친구 만남글 본격적으로 쓰기!

    활동지4’에서 계획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써 봅시다.

    사각형입니다.

    [잘 된 글 예시]

    원석

    -끝없는 매력 정명주와의 만남

     

    사실 나는 낯을 심하게 많이 가린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친해지기까지의 어색한 시간을 제일 싫어한다. 난 그런 어색한 시간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래서 이 인터뷰도 어색하지 않고 활발한 친구와 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처음 만난 명주는 나 이상으로 심하게 낯을 가렸다. 말하지도 않고 모든 인터뷰 계획은 모두 내 주도로 이루어졌다. 수업시간마다 자고 다른 아이들이 노는 것을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소극적인 명주를 보며 막막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국어시간마다 같이 앉아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국어 시간이 재미없어지고 빨리 이 수행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명주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친한 친구들과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대충 수행점수를 받기 위해서 하는 척만 하기로 생각했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명주도 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주와 운명을 맺어준 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늘의 뜻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아는 사람을 더욱 자세히 알기 보다는 모르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아는 편이 낫다고 생각을 고쳤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만날 당하는 바보 같은 녀석

     

    명주와 짝이 되면서 평소 명주의 모습을 관찰하게 되었다.

    명주는 항상 친구들과 공놀이를 할 때면 당하곤 했었다. 아이들이 일부러 짜고 운동신경이 둔한 명주를 골탕 먹이기도 했다. 내가 볼 때 마다 명주는 벌칙을 받고 있었고 아이들은 그렇게 명주 놀리기를 즐겼다. 야자시간이 끝나고 귀가하면서도 아이들은 명주에게 짓궂은 장난을 하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런 명주를 보면서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났다. 그런데도 명주는 언제나 그렇게 당하면서도 실실 웃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놀았고 매일 야자가 끝나고 나서도 자신에게 장난을 쳐달라는 식으로 우리와 어울렸다. 그런 명주를 보면서 굉장히 못마땅했다. 나라면 아이들의 그런 장난에 화냈겠지만 화도 내지 않는 명주를 보며 답답했다. 작은 키에 둔감한 운동신경까지 명주가 아이들에게 매일 당하는 이유였다. 평소 같으면 나도 아이들과 같이 벌칙을 주며 즐거워했겠지만 내 짝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져 그럴 수가 없었다.

    명주에게 인생에서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물어 봤다. 명주는 중3MP3를 듣다가 앞에 가던 여자의 치마 속을 찍은 것으로 오해를 받아 굉장히 절망적이었다고 했다. 순간 너무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다른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사고를 당했거나 아니면 누군가 아팠을 때가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라고 말했겠지만 그런 이야기가 아닌 다른 여자의 치마 속을 찍은 것으로 오해 받은 사건을 가장 절망적이라고 하다니 너무 웃겼다. 웃음도 잠시 집에 가는 길에 생각해 보니 그런 그의 인생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순수한 마음에 받았을 상처를 생각해 보았다.

    명주와 같은 중학교의 친구들에게 명주에 대해서 물어봤다. 대답은 모두 똑같았다. 왕따였으며 공부를 못했다는 것이었다. 순간 놀랐다. 비록 당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명주가 왕따를 당할 만큼의 나쁜 성격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실에 대해 궁금해서 명주와의 인터뷰 도중에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명주의 대답은 굉장히 놀라웠다. 자신이 왕따를 당했었다고 말했다. 난 그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나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을 하지 않고 언제나 가식적으로 대답해 왔었다. 하지만 명주는 자신의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을 주저 없이 너무나도 담담하게 말했다. 난 그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명주에게 진실로 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명주는 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진지하게 대했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늘 친구들에게 당하기만 한다고 나는 명주를 어쩌면 너무 가볍게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주에 대해 알아가면서 점점 흥미로워 졌다. 그리고 인터뷰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너에게 음악은?

     

    명주를 인터뷰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음악이었다. 명주는 음악시간에도 플롯시범을 보이는 등 반에서 악기를 잘 다루기로 유명했다. 다른 수업시간과는 달리 음악시간에는 집중을 하며 자지 않는 명주의 모습을 보며 명주에게 음악은 남들에게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없고 음악적인 재능도 없는 나에게 그런 명주는 신기하고 대단하게만 보였다. 그런 명주는 자신에게 음악은 삶의 목적이라고 했다. 음악은 명주에게 단순한 특기가 아닌 자신이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이고 자신 있어 하는 것이었다. 친구 없이 힘든 시간을 보낸 명주에게 음악은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난 후 가장 행복하다는 명주에게 음악은 유일한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것이었다.

    명주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니 예상 했던 것과 같이 작곡가였다. 하지만 그냥 작곡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돕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작곡가가 되기 위해서 화성학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화성학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었던 나이기 때문에 명주에게 화성학에 대해 물어봤다. 화성학은 음악의 화음을 만들고 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로 다른 화성을 이어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드는 게 음악이다. 그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게 음악의 역할이다. 아마 명주는 자신이 내는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꿈을 꾸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보기에는 키 작고 다른 사람에게 당하기만 하는 바보이지만 명주의 솔직함이 만드는 아름다운 음악이 사람들을 화합시키고 이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힘들 때 상처치료제 역할을 해주고 친구가 되었던 소중한 음악을 다시 다른 사람을 돕는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명주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었다. 음악은 명주에게 단순한 꿈이 아닌 다른 사람을 돕는 수단인 것이다. 난 내 꿈을 그저 나만을 위해 이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나의 그런 이기적인 생각을 명주의 깊은 뜻을 보며 고치게 되었다.

     

    내가 알던 것과 너무나도 다른 명주

     

    명주에게서 흥미로웠던 점은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 이었다. 명주의 중학교 시절 친구들은 명주의 쌍둥이 동생을 명주와는 가족이 아닌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고 얼굴도 잘생겼다는 것이다. 명주는 그런 잘난 동생이 자신을 우습게 본다고 했다. 더군다나 가족들은 형인 자신보다 잘난 동생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자신도 가족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싶었을 텐데 그런 관심을 뺏긴 명주가 느꼈을 열등감과 스트레스가 상상이 되었다. 명주가 학교에서도 늘 풀이 죽어 있고 소심했던 이유가 잘난 동생의 기에 눌려 지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주는 집에서 신발정리와 같은 집안일을 잘한다고 했다. 쌍둥이 형으로서 집안일을 앞장서서 해야 했을 것이다. 공부에서 동생에게 완전히 밀려버린 명주가 집안에서 가족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유일한 좋은 모습이 집안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 이상으로 명주는 너무나도 철이 들어있었다. 그런 명주의 모습을 보면서 집안의 막내로서 철없이 투정 부리며 짜증내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쌍둥이 형으로 투정도 부리지 못했을 명주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비교가 되었다. 이 부분에서 명주가 언제나 친구들에게 당하면서도 웃으면서 넘어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우리가 보기에는 바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보다 명주는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보다 잘난 동생 밑에서 너무 일찍 철이 든 명주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이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굉장히 걱정 되었던 이유는 너무나도 소극적이었던 명주의 태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니 말이 많아진 명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던지는 질문 하나에도 깊이 고민하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 하는 명주의 모습은 인터뷰 시작 전의 명주와는 너무 달랐다. 이 부분에서 명주와 나의 공통점을 발견 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친해지기 전 처음 말을 잘 걸지 못한다. 하지만 막상 친해지면 굉장히 말 많은 사람으로 변한다. 명주 역시 처음의 뚱한 모습과는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생각하지 못했던 명주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니 굉장히 놀라웠고 의외였다.

    국어 시간에 짝과 함께 글을 쓰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명주가 평소 수업시간에 졸기만 했기 때문에 이 작업은 내가 혼자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발표문을 작성하는 명주는 전과는 달리 굉장히 진지했다.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글을 쓰는 명주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굉장히 잘 써진 발표문까지 보게 되니 명주가 다르게 보였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책임을 다해서 수행하는 명주를 보며 명주가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묻혀있던 원석을 발견한 기분

     

    명주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드는 생각은 명주가 원석 같다는 것이다. 원석은 다듬어지지 않은 보물을 의미한다. 비록 우리의 눈에 비친 명주의 모습은 보물과는 멀지만 그런 명주의 겉모습의 속에는 어느 보물과도 비교 할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원석 상태인 명주의 보물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명주가 자라면서 점차 보물 같은 모습이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인터뷰를 하기 전에 나는 내가 명주와 짝이 된 하늘의 뜻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그 뜻은 사람마다 각자의 보물 같은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비록 처음에는 명주를 편견을 갖고 보았지만 점차 알아가면서 인간미 그리고 정감 있는 모습을 봤다. 사람에게는 매력과 분명한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다른 아이들은 명주를 그저 당하기만 하는 바보로 안다. 하지만 이제 난 명주가 바보라서 당하는 게 아니라 우리보다 잘나서 당한다는 것을 안다. 1년 후에는 많은 아이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비록 아직도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친해질 가능성을 이 인터뷰를 하면서 보았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한 명주에게 너무나도 감사한다.

    [잘 된 글 예시]

    날아라 카레빵맨

    - 박유진과 나눈 이야기

     

     

    웃음보따리

     

    내색은 안 했지만 내심 기대를 했던 인터뷰 짝을 제비뽑기로 뽑았다. 기대를 하며 쪽지를 펼치는데 박유진과 짝이 되었다. 친하고 생각하면 친하고 안 친하다고 생각하면 안 친한 묘한 사이였던 터라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이참에 더욱 친해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같은 중학교를 나왔지만 얼굴 한번 마주쳤을 뿐 말도 안 해보고 모르는 사이로 지내왔다.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어 그때부터 조금씩 말도 하게 되고 장난도 치게 되고 선생님께 혼나는 일이 있으면 도와주기도하고 그랬다. 그때부터 쭉 유진이는 항상 웃고 다녔다. 우울, 좌절 이런 단어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제비뽑기를 하고 유진이를 슬쩍 봤더니 역시나 헤벌레 웃고 있었다. 뭐가 좋다고 그렇게 웃는지... 우리는 제일처음 밥을 먹기로 하였다.

     

    김밥집을 들어가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주문을 하고 서로에 대해 얘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필기도구를 찾는데 하필이면 펜 하나와 가정통신문밖에 없었다. 막상 할려니까 할 얘기가 없었다. 내가 주문한 우동을 적으며 우동 우동 거렸다. 유진이가 시킨 쫄면도 적으면서 쫄면쫄면 거렸더니 유진이가 쓰러질듯 웃었다. 깔깔거리면서 웃는 유진이를 보면서 안쓰러워했다. 정말 낙천적인건지 바보인지 모르겠다. 음식이 나오고 나서야 우리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꺼낸 얘기는 가족 얘기였는데 왠지 우울한 얘기였는데도 유진이는 표정은 밝았다. 유진이한테서 닮아야 할 점 같다. 유진이는 어렸을 때 몇 살 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기였을 때 유진이 어머니께서 라면을 드시려고 유진이 몸 위로 주전자를 들고 가시는 도중에 주전자를 떨어트렸다고 한다. 그래서 턱이랑 어깨 팔 안쪽에 조금조금씩 화상 자국이 있다면서 통통한 볼을 들어 보여줬다. 얘기를 많이 했던 탓인지 유진이는 김밥 한줄을 더 시켰다. 동생 유미가 있는데 요즘 사춘기인지 친구들과 어울려서 집에 안들어 올때도 있고 학교는 무단외출을 하는 둥 유진이 속을 썩힌다고 한다. 그럴 때 보면 언니로써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동생이 있긴 하지만 잘 챙기지 않는다. 이것도 유진이한테 배울 점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쯤에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 얘기를 할때는 진지하고 슬퍼 보이기도 했다. 항상 웃고 다녀서 근심 걱정 같은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얘기해 보니까 고생도 많이 하고 생각도 깊은 것 같다.

     

    유진이는 그때 일을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동생 유미는 그때 일 때문에 아직도 눈물을 보인다고 한다. 자기가 잘 챙겨주지 못해서 그러는 거라며 쓴 웃음을 보였다. 순간 이였지만 유진이가 어른스러워보였다. 철부지 같고 막내 같은 유진이가 그런생각을 한다니... 의외이기도하고 나도 내 동생을 앞으로 잘 챙겨줘야겠다. 유진이는 이런 우울한 얘기그만하자며 다시 웃기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밝은 모습의 유진이가 너무 보기 좋다.

     

    화장발소녀

     

    우리는 저녁시간쯤에 만나 학교를 올라가 보기로 했다. 밤이라 으스스했는데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깔깔대며 웃었다. 얘기를 시작하려는데 유진이가 파우더를 꺼내더니 바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꽃단장을 하는 것 이다. 나 또 한 그런 걸 좋아해서 같이 발랐다. 유진이는 가방에서 계속 주섬주섬 화장품을 꺼냈다. 자그만치 5개나 되는 종류가 다 다른 화장품을 가지고 다녔다. 책가방이 아니라 화장품가방 이였다. 맨날 송승훈 선생님이 화장발 소녀라고 놀려대길래 장난 인줄 알았더니 장사해도 될 정도였다. 문득 유진이의 꿈이 궁금했다. 그래서 대뜸 유진이한테 꿈이 뭐냐고 물었더니 유진이의 꿈은 미용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유진이는 나한테 되물었다. 나의 꿈은 뭐냐고... 정말 창피한 말이지만 난 꿈이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다. 유진이한테 난 잘 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꿈도 없다고 얘기하니까 자기도 잘 하는 것은 없다며 꿈은 천천히 정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다.

     

    유진이는 나중에 유명한 미용사가 될꺼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했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미용사일을 너무 좋아하고 사람머리 만지는 일 또한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웃기만해서 생각도 없고 대책도 없을 줄 알았더니... 사람 잘못 봤다 정말..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출출하기 시작했다. 돈을 합쳐서 봤더니 딱 조금한 오징어 사먹을 돈 이였다. 오징어를 사들고 무슨 얘기를 할까 고민했다. 틈만 나면 바르고 또 바르고 그랬다. 요즘 여자애들은 다 화장을 한다고 한다. 자기만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나도 똑같이 화장을 하긴 하는데 유진이처럼 많이 하진 않는다. 신기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미용사가 되면 신부화장도 해줘야한다면서 연습차원이라는 말도 했다. 정말 웃긴 아이다.

     

    요즘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한다. 과자 먹은 지 오래 됐다며 자랑을 했다. 그럼 오징어는 왜먹었는지... 오징어를 먹고 있다는 걸 잊고 말하는 거 같았다. 녹차를 항상 먹어주고 배가고파 아프기까지 한다고 했다. 정말 바보 같았다. 왜 그렇게 이뻐지려고 하는지 물어봤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뻐지고 싶어서 화장하고 다이어트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쌍커플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쌍커플 만드는 것도 모르냐면서 보여줬더니 이상한 하얀색에 풀을 보여줬다. 그러더니 내 눈에 쌍커플을 만들어줬다. 눈감기가 정말 힘들었다. 완전 쌍커플 수술해서 붓기 덜 빠진 사람을 만들어 놓고 잘됐다며 혼자 좋아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 같이 있어 주면 좋아하고 사람을 참 좋아하고 편안하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고 해야 하나? 하는 짓은 어린애보다 유치하다. 유진이가이제 화장도 조금만 했으면 좋겠다. 쌍커플도 안 그렸으면 좋겠다. 군것질 해 놓고 안했다고 우기는 유진아 제발 그냥 먹으렴 자기 자신을 속이면 안 되는 거란다. 사실 비밀인데 유진이 화장 가끔 뜰 때가 있다. 말해주고 싶지만 상처받을 까봐 말을 못했다.

     

    이제 너도 나도 순수한 고등학생이 되자 유진아!!

     

    그녀의 친구들은

     

    유진이는 아는 사람이 엄청 많다. 소위 말하는 마당발이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연령층도 정말 대단하다. 그래서 인지 유진이 핸드폰은 쉴 틈이 없다. 유진이는 청소년 요금제를 쓰는데 자기꺼 다 쓰고 다른 친구 핸드폰 빌려서까지 열심히 문자를 한다. 이성친구도 많이 바뀌고 그런다. 하루는 맨날 웃던 유진이가 울상이 되어서 교실을 들어왔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얼굴에 난 상처와 머리에 난 땜빵을 보여주면서 친구들과 싸웠다고 했다. 왜 싸웠냐고 했더니 서로 감정들이 다 안 좋아서 싸웠다고 했다. 어깨를 주무르면서 아이고 아이고 나죽네 라고 했다.

     

    맨날 잘 놀더니 어떻하다가 그렇게 됐냐고 끈질기게 물어봤더니 언제부턴가 서로 싫어졌다고한다. 그래서 잘 놀지도 않고 혼자만 논다고 그러는 게 아닌가 나같으면 울고 불고 난리였을 텐데 씩씩 거리면서 딴데가서 분풀이를 하고 그랬다. 또 하루는 문자를 하면서 실실 웃고 혼자 좋아하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한살 어린애인데 너무 좋다면서 편지도 쓰고 그 아이 반에 찾아가고 좋아서 죽겠다고 했다. 그날 저녁 전화가 왔다.

     

    너무너무 화가 나서 미치겠다고 그러는 것 이였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한살 어린 남자친구한테 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금방 남자를 소개 시켜 달라고 했다. 왜 그렇게 감정변화가 심하냐고 물어봤더니 한사람을 오래 좋아하지 못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난 내 남자친구와 400일이 넘었다고 말했더니 놀라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래 갈수 있냐고 물어봤다. 은근슬쩍 나도 내 자신한테 궁금했다. 유진이는 한사람을 좋아하면 금방 질린다고 했다. 난 그렇지 않다고 했더니 날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금방 실실 웃어버리고 다른 얘기들을 조잘조잘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유진이는 반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다. 사람을 편하게 하고 즐겁게 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남자애들은 지나갈 때 꼭 유진이 한테 장난을 건다. 유진이가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여자애들이랑도 사이가 너무 좋다. 밝은 성격이라 그런지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그런걸 보면서 부럽다고 생각했다. 나도 어두운 성격은 아닌데 낯을 가린다고 해야 하나? 친구들과 잘 친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진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은 반에서 유진이의 별명은 카레빵맨이다. 날아라 호빵맨에서 나오는 노란망토를 입은 카레빵맨을 닮았다고해서 별명이되었는데 남자애들은 간혹 18년 동안 썩은 카레 좀 달라면서 장난치기도 한다. 유진이는 바로바로 흥분을 한다. ‘하지마 정말 가만 안둘 거야라고 연신 주먹질을 해대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서 인지 계속 놀려댄다. 푸근한 인상과 통통한 볼 때문에 더 닮은 것 같다.

     

    처음엔 불 같이 화를 내더니 이제는 실실 웃고 같이 장난을 친다. 이럴 때 보면 생각이 없는 사람 같기도 하다. 동생 때문에 울다가도 누가 웃겨 주거나 장난쳐주면 바로 실실 웃는다. 이상한 점은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얼굴이 이상하다 쌍커플이 이상하다 화장이 떴다 머리가 이상하다 고데기 하고 싶다 뭐 먹고 싶다 등등 수없이 짜증을 낸다. 짜증내고 투정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어린아이 같다.

     

    한마디로 박유진은

     

    불량학생이라고 해야 하나.. 지각도 많이 하고 선생님들이 내준 과제는 거의 안 하는 편이고 수업시간에는 자는 모습 아니면 떠드는 모습만 볼 수 있다. 무슨 말이 그렇게 하고 싶은지 계속 조잘 조잘 거린다. 애들한테 유진이 하면 뭐가 생각나냐고 물으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 화장, 웃음, 엉뚱함, 성격, 렌즈 뭐 이런 것들이 있는데 화장은 앞에서 말한 거처럼 엄청 한다. 웃음은 진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고, 항상 매사에 엉뚱한 면이 있다.

     

    성격은 밝고 명랑하고 활발하다. 내가 이렇게 쓰면 좋아할 유진이 모습이 갑자기 스쳐지나간다 크크 렌즈는 요즘여자아이들은 대부분 렌즈를 낀다. 유진이는 다르다. 유진이는 남들 다 끼는 렌즈를 절 때 끼지 않는다. 하지만 렌즈대신 쌍커플을 유난히 심하게 만든다. 정말 눈두덩이가 아플 정도로 풀을 칠한 다음 뾰족한 핀으로 찌르고 또 찌른다. 가끔 보면 얼마나 찔러대는지 눈두덩이가 빨갛게 부어오를 때가 있다. 그 정도로 쌍커플을 만들면 안쓰러울 때가 많다. 너무 만들지 말라고 하면 난 쌍커플 없인 안 돼라고 무섭게 말을 한다. 이번 수학여행 때 우리반 여자애들이 흔히 말하는 쌩얼공개를 했다. 유진이도 쌍커플 없애기로 약속하고 없앴는데... 정말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완전 딴사람이 내 옆에 누워 조잘거렸다. 목소리는 유진인데 얼굴은 딴사람이 나와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야 너 눈병 걸린 것 같아 딴사람 같아‘’ 이러면 웃으면서 때리기 시작한다..무서운 놈...

     

    유진이가 왜 사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하자 삶의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다. 솔직히 난 자살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남자친구를 사귀고 나서 그런 생각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남자친구 때문에 산다라고 얘기를 했더니 정말? 이러고 되물었다. 다른사람한테는 나쁘게 보일지몰라도 남자친구가 많은힘이 된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정말 힘이 들던 때에 남자친구가 많은 힘이 되어줬다고 얘기를 해줬더니 그렇구나 이러면서 메모를 하는 모습이 진지하기도 했지만 너무 웃겼다. 웃음을 참고 넌 왜 사냐고 했더니 생각하는가 싶더니 얼버무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컴퓨터 시간에 내 옆은 항상 유진이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도 내가 머리가 나쁜 탓인지 다 잊어 먹고 만다. 유진이처럼 메모도 하고 그랬는데 자꾸 잃어버린다. 어느 때는 집 비밀번호도 잊어먹을 때가 많다. 그럼 유진이는 말도 안 돼 이러고 말아버리는데 정말이다.

     

    유진이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간다고 하는데 다음날 할 얘기가 있다며 그날 있었던 일들을 다 얘기해준다. 집에 간다는 건 다 뻥이었다. 이런 면을 보면 유진이는 뻥도 잘친다. 친구들과 싸웠는데도 기죽는 일이 없다. 그런 점이 정말 이쁘고 대견스럽다. 그러나 너무 조잘거릴 때는 때려주고 싶기도 하다. 귀가 얇은 편이라 무엇을 할 때면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하는 성격이라 귀찮을 때도 있다. 미안해 유진아!!!!! 지금 이글을 본다면 삐치겠지 이게 뭐야 이러면서... 참 상상이 가는 친구이다. 며칠 전에는 우리집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하루종일 놀다 갈 것처럼 얘기하더니 가야 된다며 라면만 먹고 웃기만 하고 집에 가버렸다.

     

    한마디로 박유진이 어떻다라고 써야하는데 유진이 생각하면 자꾸 다른 생각도 많이 떠오른다. 유진이 닮아가는 건가... 유진이는 수업시간에 항상 문자도 문자지만 편지를 쓴다. 그래서인지 국어는 꽤하는 편 같다. 하지만 책은 절대 읽지 않는다. 책만 보면 잠이 온다나... 정말 웃긴 아이다. 내 친구 박유진은 밝고 어떤 일에도 기죽지 않고 어떤 때는 어른 같고 닮아야 하는 점이 많은 친구다. 엉뚱하고 덜렁돼서 고쳐야할 것도 많은 친구 같다. 유진이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깊게 사귀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유진이를 더욱더 알 수 있으니까... 이번 기회로 유진이를 더 많이 알게 되어서 기쁘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