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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는 생각보다 소셜하다니까
    일상/하루에 한장 2015. 2. 2. 23:03

    사람들이 정말 그런 말을 많이 했다. 고양이는 주인을 무시하지 않느냐, 혼자 놀지 않느냐..



    그럴 때마다 대답했다.

    고양이가 생각보다 굉장히 소셜해요.

    밤늦게 누군가 깨어있으면 꼭 그 사람 옆에 와서 지내고, 

    여럿이 안방에 모여 이야기를 하면 자기도 꼭 안방으로 오고,

    모두 외출하고 집에 단 한 사람만 남아있으면 그 사람 옆을 맴돌아요.

    강아지처럼 충성스럽지는 않아서 자기 졸릴 땐 모른척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동거인들 곁에 있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오늘 인터넷에서 읽은 글(http://m.newsfund.media.daum.net/m/episode/357)에서 그랬다.

    고양이는 조용히 학대받는 동물이라고. 

    혼자서 '사냥'을 하는 거지, 혼자 두어도 되는 동물은 아닌데 사람들이 그냥 혼자 두곤 한다고..  


    2박3일 가족여행을 갔을 때였다. 

    두 밤이나 고양이를 혼자 두고 집을 비운 적은 없었지만,

    집에 CCTV가 있는 것도 아니니 혼자 집에 있을 때 나래가 자유로워하는지 낑낑대며 가족들을 부르고 우는지는 몰랐지만, 워낙 고양이가 독립적이라고 하니까 괜찮겠거니.. 하고

    화장실도 더 만들어주고, 집안 곳곳에 물이랑 사료도 가득가득 넣어주고 나서 집을 떠났다.


    3일 후에 본 나래는 목이 다 쉬어있었다. 

    냐아냐아 우는 소리도 평소보다 너무 힘없이 작았다.

    캣타워에 꽂힌 장난감 스틱들도 다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사료를 꽤 많이 주었는데도 녀석도 외로우면 더 폭식하는건지.. 아주 깨끗이 비워져있었고

    평소같으면 우리가 들어가면 현관에서 좀 반가운 기색을 했을텐데 막 숨어서 나오려고 하지도 않고 그랬다.

    몇시간이 지나서야 좀 평소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내가 예전에 처음 혼자 살 때가 떠오른다.

    나는 집에 가족들 없이 혼자 있는 게 되게 좋았다. 별다른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괜히 더 자유롭고 편하고.. 그래서 내가 혼자 있는 걸 되게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고시원 방에 혼자 앉아있으니 정말 기분이 너무 이상한 거였다.

    한동안은 그 기분을 견디지 못해 공부하거나 책을 읽을 때에는 도서관에 가고, 밥은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서 먹고, 쉬고 싶을 땐 그냥 과방에서 부비적대고, 잠을 잘 때에만 방에 들어가서 잤는데 그나마도 무서워서(전기세가 방값에 포함되어 있어서) 불을 켜고 잔 적이 많았다.

    혼자서도 괜찮은 존재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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