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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학년을 좋아하는 이유
    학교에서 하루하루 2015. 7. 25. 00:56

      기말고사가 끝난 후, 수업 시간에 독서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 시간 내내 책을 읽는 어떤 시간..... 옆반이 너무 시끄럽다. 원래 약간 산만한 분위기의 반이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옆 교실에서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너무 또렷하게 들린다니, 교과 선생님이 아직 안 들어오셨다는 걸 확신하고 그 반 뒷문을 열었다.

      반장이 앞에 나와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있었고, 무슨 시간이냐, 선생님을 모셔오라, 고 했더니 영어 선생님이 잠깐 프린트를 가지러 교무실에 내려갔다는 것이다. 나는 역시 속아주기 전문선생인지라 그래? 하고 갸웃하면서 조용히 좀 하라고 당부하고 다시 내가 수업하는 반 교실로 갔다. 그런데도 한동안 떠드는 소리와 함께 '야! 조용히 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옆반까지 들려서 웃겼다. 


      그러고 나서 이틀쯤 후에, 밥을 먹다가 그 영어샘이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 아니라 시간표가 바뀐 걸 깜박해서 수업을 안 들어갔다는 걸 알게 됐다. 애들은 한 30분이 지나서야 선생님을 모시러 왔다고 한다. 아주 천연덕스럽게. 

     1,2학년 같으면 교과 선생님이 실수로 수업을 안 들어오면 교실이 떠나가라 떠들다가 복도에 나가서 다른 반 수업하는 것도 들여다보면서 놀고 난리를 칠텐데, 선생님의 실수를 이용해 자신들의 자유 시간을 좀 확보해보고자 선생님이 있는 척 하고 조용히 있으려고 하는 당돌함+그조차 잘 되지 않아서 기어이 옆반 선생님이 뒷문을 열게 만든 어리버리한 모습이 귀여웠다. 이건 무슨 해학소설의 한 장면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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