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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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에토 모리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6. 5. 7. 10:22
이 책의 반전이 너무 뻔해서 극초반에 바로 깨달을 수 있었지만 이 글에선 쓰지 않겠다.나 언제 이렇게 양심이 7옥타브가 되었지. 황당한데 설득력있는 이야기 최근에 내 취향 아닌 청소년 소설을 억지로 읽고 계속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세상엔 너무나 많은 책이 있고, 내 취향이 아닌 책을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게 평소 생각이었는데 학교 독서 모임에서 읽기로 한 책이라서 일단 끝까지 다 읽었다. 그런데 인물들의 대사는 너무 작위적이어서 대충 쓴 드라마를 연상하게 했고, 일생 동안 품어왔던 피해의식이 상대방의 말 한 마디로 스르르 풀어지는 엄청난 갈등 해소에, 우연의 연속이 이어져서 대체 내가 아는 개연성이란 무엇인가 의심스러워졌다.물론 이 소설이 그렇게 형편없기만 한 건 아니어서 그런 몇몇 부분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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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6. 5. 7. 09:46
옆나라에서 자꾸 지진이 일어나고, 원전 많은 나라에 사는 일인으로서 방사능 피해나 원자력 발전에 대해 좀 알아야겠다 싶어서 같은 책을 읽어봤는데 좀 어려워서, 마침 학교 도서실에 있던 을 손에 들었다. 주인공 가족이 사는 도시 근처에서 핵폭발이 일어난다. 서둘러서 외갓집으로 달려가보지만,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마침 그날 백화점에 가기 위해 '풀다'라는 큰 도시로 나갔는데 풀다 자체가 아예 정말 한 줌 재가 되었다는 끔찍한 소식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책 속의 화자가 '원자병'이라고 부르는 피폭 때문에 많은 사람이 서서히 죽어가는 것도, 완전히 황폐해져 생존의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잔인해지는 것도 어찌나 생생하게 그렸는지 이게 혹시 소설 아니고 르포인가..? 하고 찾아볼 정도였다. 핵폭발 후에 정말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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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나무/숀탠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6. 4. 9. 14:40
**스포가 있는 그림책 감상. 으로 숀탠에게 반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가 더 좋아하는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읽은지 한참 됐는데도 기억할 때마다 너무 좋아서 글로 남겨둔다. 이 책은 우울하게 시작된, 희망 없는 날에 대한 묘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둠'과 '절망'을 이렇게 환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는 감각에 내가 반했다니까. 그림을 감상하는 데엔 서툴지만 그림책은 좀더 이해하기 쉬워서 좋다. 이 그림과 같은 페이지에 실린 글귀는 아니지만, '(세상은) 마음도 머리도 없는 기계'라는 문장도 좋았다. 세상에서 인정이나 따뜻함은 원래 없는 거겠거니.. 하지만 '머리'가 없다고 표현하니 신선했다. 맞아, 세상이 온정적이지 않다고 해서 딱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 같지도 않다. 힘들 땐 정말 더 그렇게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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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어이쿠, 이놈의 양반 냄새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5. 9. 20. 20:19
나는 일단 아이들에게 시리즈는 무조건 추천하는 편. 특히 2년 연속 중3을 맡으면서, 고등학교에 가면 고전도 많이 배우게 되고, 그때 가면 고전이 우리가 중학교 교과서에서 보던 것처럼 예쁜 현대어로만 실려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학교 여건에 따라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시리즈를 읽어두라고 많이 권해왔었다. 정말이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친절한 현대어로 구성했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고, 작품에 따라서 배경지식은 물론 작품에서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지기도 하는 게 참 의미있어보였다. 그 중에서도 박지원 소설을 묶은 는 특히 특히 더 권하고 싶다. 일단 박지원의 소설 전체를 읽을 수 있다. 허생전도 실은 허생의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의 이야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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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5. 9. 19. 15:43
책을 살 의사가 전혀 없는 사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공짜로 책을 보기 위해 입장한다고 해도 아무런 제지가 없을뿐더러 그런 행위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는 곳, 서점이란 이렇게 맘 편한 곳이라는 게 우리들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 약속 시간 전 잠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들르는 곳, 친구랑 만날 곳이 적당치 않을 때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기도 하는 곳, 그런 곳이 서점이다.그러나 우리는 이곳 시골 마을 작은 책방에서 서점의 정의를 다시 내린다. 서점이란, 그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책을 한 권이라도 사들고 나와야 하는 곳. 그곳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거나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면 더더욱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책 구매 행위로 치러야만 하는 곳.왜? 지금 모든 서점은 아사 직전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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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탠의 그림책 Eric 중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5. 7. 25. 19:16
http://www.theguardian.com/books/gallery/2009/may/13/shaun-tan-eric-story-pictures 그림책을 많이 아는 편은 아니지만 몇 개 사모으고, 수업도 하고, 그림책 수집을 취미로 삼을까 생각한 적도 하지만 짐이 늘어나는 게 두려워서 그냥 보기만 하고 있는데 요즘 숀탠이 너무 좋다. 특히 에릭남에 빠져있다. 식료품 저장실에 살면서 조용히 열심히 공부하는 에릭. 귀욤귀욤 호기심과 질문이 많은 에릭 호스트가 마련해주는 소풍을 즐기고 작은 것에 관심을 보이는 에릭 넌 나의 매력남. ㅋㅋ 그리하여 에릭이 떠난 자리에 남아있는 이 작고 아름다운 것들........ 이 장면 정말 너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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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인터넷 소설가, 이금이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1. 2. 27. 10:44
3월, 우리 반 학급 문고에 나도 책을 열권쯤은 넣어줘야겠는데, 어떤 책을 넣을까 하다가 추천글을 보고 라는 책을 같이 주문했다. 요즘 수준 이하의 청소년 소설이 많아서, 내가 읽어보지 않은 책을 주문하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니까 믿을 만하겠거니 하고 주문했다. 처음엔 두께가 너무 얇아서 실망했는데 1시간 정도? 완전히 몰입해서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구성이었다. 학교에서 전통적인 5단 구성,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가르치다 보면 참 재미가 없다. 그게 기본이긴 하지만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재미있게 하기 위한 여러 구성 방법이 있지 않나, 이런 것도 좀 소개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어쩌면 요즘은 저런 전통적 5단 구성을 따르는 소설이 더 적지 않은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