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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어이쿠, 이놈의 양반 냄새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5. 9. 20. 20:19
나는 일단 아이들에게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는 무조건 추천하는 편. 특히 2년 연속 중3을 맡으면서, 고등학교에 가면 고전도 많이 배우게 되고, 그때 가면 고전이 우리가 중학교 교과서에서 보던 것처럼 예쁜 현대어로만 실려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학교 여건에 따라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시리즈를 읽어두라고 많이 권해왔었다.
정말이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친절한 현대어로 구성했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고, 작품에 따라서 배경지식은 물론 작품에서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지기도 하는 게 참 의미있어보였다.
그 중에서도 박지원 소설을 묶은 <어이쿠, 이놈의 양반 냄새>는 특히 특히 더 권하고 싶다.
일단 박지원의 소설 전체를 읽을 수 있다. 허생전도 실은 허생의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의 이야기 중 허생의 이야기가 있는 건데 교과서엔 허생 부분만 실려있다. 호질도 마찬가지. 중국 어디서 베껴온 이야기라며 북곽선생 이야기를 꺼내기 전의 외부액자 얘기는 교과서든 문제집에서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딱 북곽선생 이야기나 허생 이야기가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 있는 부분인 건 맞지만 작품을 완벽히 감상하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러한 구성에도 의미가 있는 것인데.
그리고 허생전, 호질 말고도 박지원의 전계 소설이 다채롭게 실려있는 것이 좋다. 처음엔 얇다고 생각했는데 광문자전, 민옹전 등 8편이 실려있다. 사실 요즘 내가 박지원의 매력에 새롭게 빠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여러 작품들을 죽 읽어보면서 그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참 좋았다.
신분, 명예, 재물,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는데 그게 요즘의 나에겐 참...
그리고 그 와중에도 사회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어서 조선이 이러이러하게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들이 담겨있는 게 순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헬조선'을 이야기하며 자조하거나 비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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