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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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책읽기, 기록 2020. 11. 6. 10:56
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퍼트리샤 포즈너/북트리거 "나의 투쟁"의 악몽을 현실로 만들어 준 마법사들(텔포드 테일러, 미국 전범죄 수석검사) 홀로코스트에 대해. 지금까지는주로 유대인의 관점에서 수용소의 끔찍한 생활에 대해 증언하는 이야기를 접해왔다. 안네의 일기, 아트 슈피겔만의 같은 작품들. 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해자 한명 한명은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대규모의 학살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 약, 기술은 어디에서 왔는가. 전쟁을 위해 화학 기술이 필요했던 나치와 무료 노동력을 공급받고 싶었던 파르벤이 결탁해가는 과정을 그린 초반부의 흡입력이 상당하다. 나치가 화학 기업 파르벤을 장악하고 식민지 화학 기업들을 거침없이 합병해가는 과정도 그렇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상 파르벤이 하는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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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장강명책읽기, 기록 2020. 10. 5. 07:00
'읽고 쓰는 세계'를 사랑하는 작가가 팟캐스트를 하면서 '말하고 듣는 세계'를 탐험하고 와서 쓴 이야기.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고 다양한 책과 작가들을 접하면서 겪은 일들을 정말 잘 읽히게 썼다. 나도 정말 재미있게 들었던 방송이어서 뒷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특히 구글 문서를 활용한 독서 토론은 온라인학교 시대에 1,2학년을 맡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다독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 글을 쓴다고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등등 글과 책에 대한 그의 생각들에도 공감이 많이 간다. 다만 출판계가 점점 팬덤 문화가 되어간다는 이야기에선 뜨끔. 요즘 에세이는 좀 질려서 안 읽는 편인데도 이 책을 집어든 건 팬심 때문이 아닌지 돌아보면서. 작가 장강명의 고민이 진솔하게 들여다보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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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푸가/김진영책읽기, 기록 2020. 8. 20. 07:04
감수성, 예민함, 감성, 나와는 거리가 먼 단어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까 말까 한참 고민했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내 앞 대출자가 며칠만 더 늦게 반납했더라면 다시 도서관이 닫혀 만나지 못했을 이 책을, 지금 쥐고 있는 행운에 감사한다. 너무 아름다워서 어느 한 페이지를 고를 수가 없다. 손에 집히는 페이지를 펴서 가만 들여다 본다. 143 바르트에게 사진은 '어두운 방(camera obscura)'이 아니다. 사진은 '밝은 방(camera lucida)'이다. 살아있는 것이 이미지로 고정되는 죽음의 방, 그러나 빛으로 찬란한 방. 사라진 순간들이 '그때 거기에 있었음'의 빛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 방. 그때 거기에서 사라진 당신의 순간들이 지금 여기에서 기적처럼, 부활처럼, 당신의 빛나는 모습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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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책읽기, 기록 2020. 8. 18. 06:28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아빠가 고등학교 휴학을 하고 집에 혼자 머물던 시절, 까만 정장을 갖춰 입은 한국말 엄청 잘하는 눈 파란 미국 사람들이 전도하러 온 적이 있다고 했다. 여러 여자와 결혼할 수 있다고 해서, 그들 따라 미국으로 가고 싶었다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그냥 세상엔 그런 사람들도 있겠거니 하고, 아빠는 그때도 여자를 참 좋아했구나, 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상상은 해 본 적이 없다. 글쓴이의 아버지가 우유를 마시지 못하게 하자 어린 글쓴이는 시리얼을 물에 말아먹는 신세가 됐다. 진흙을 한 대접 먹는 느낌이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자식들에게도 채식을 시키는 비건 수준의 억압(?)인 줄로만 알았다. 아들에게 밤샘 운전을 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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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책읽기, 기록 2016. 6. 21. 22:01
의 작가인 곤도 마리에의 최근 책. 정리법 자체의 내용도 물론 좋지만,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철학이랄까, 종교관념이랄까, 하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 재미있다.음양오행적으로 보았을 때 남자의 물건이 위쪽에, 여자의 물건이 아래쪽에 있는 게 좋다든가,물건을 버릴 때 '그동안 고마웠어'하고 인사한다든가, 커트러리처럼 몸에 바로 닿는 물건은 '충분히 쉬게 해 준다'고 표현하는 것이라든가... 마음에 드는 부분을 메모해보았다. * 정리를 하는 마음가짐 -설레는 물건을 남기고 물건들의 제 위치를 정하기만 하면, 소유물은 무한하지 않으므로 정리는 반드시 끝이 나게 마련이다(48p) - 정리에 실패해도 집이 폭발하지 않는다. 불안해하지 말고 즐기자(273p) * 정리의 원칙(54p) 1.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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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에토 모리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6. 5. 7. 10:22
이 책의 반전이 너무 뻔해서 극초반에 바로 깨달을 수 있었지만 이 글에선 쓰지 않겠다.나 언제 이렇게 양심이 7옥타브가 되었지. 황당한데 설득력있는 이야기 최근에 내 취향 아닌 청소년 소설을 억지로 읽고 계속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세상엔 너무나 많은 책이 있고, 내 취향이 아닌 책을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게 평소 생각이었는데 학교 독서 모임에서 읽기로 한 책이라서 일단 끝까지 다 읽었다. 그런데 인물들의 대사는 너무 작위적이어서 대충 쓴 드라마를 연상하게 했고, 일생 동안 품어왔던 피해의식이 상대방의 말 한 마디로 스르르 풀어지는 엄청난 갈등 해소에, 우연의 연속이 이어져서 대체 내가 아는 개연성이란 무엇인가 의심스러워졌다.물론 이 소설이 그렇게 형편없기만 한 건 아니어서 그런 몇몇 부분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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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5. 9. 19. 15:43
책을 살 의사가 전혀 없는 사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공짜로 책을 보기 위해 입장한다고 해도 아무런 제지가 없을뿐더러 그런 행위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는 곳, 서점이란 이렇게 맘 편한 곳이라는 게 우리들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 약속 시간 전 잠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들르는 곳, 친구랑 만날 곳이 적당치 않을 때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기도 하는 곳, 그런 곳이 서점이다.그러나 우리는 이곳 시골 마을 작은 책방에서 서점의 정의를 다시 내린다. 서점이란, 그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책을 한 권이라도 사들고 나와야 하는 곳. 그곳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거나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면 더더욱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책 구매 행위로 치러야만 하는 곳.왜? 지금 모든 서점은 아사 직전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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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밑줄 긋기책읽기, 기록 2011. 7. 28. 13:35
1. (70쪽) 그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것, 소위 쿨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글을 쓸 때에도 어쩌면 그게 더 쉽고, 뭐랄까 문학적으로 더 멋있게 꾸미기에도 좋아.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인생은 상처는 받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더욱 황당한 것은 상처는 후회도 해 보고 반항도 해 보고 나면 그 후에 무언가를 극복도 해 볼 수 있지만 후회할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 때의 공허는 후회조차 할 수 없어서 쿨(cool) 하다 못해 서늘(chill)해져 버린다는 거지. 네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 길을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네 인생 전체가 쿨하다 못해 텅 빈 채로 '서느을'하다고 생각을 해 봐. 네가 엄마 앞에서 '으악!'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구나. 그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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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훈 선생의 꿈꾸는 국어수업>, 시험 끝나고 정신이 들다책읽기, 기록/교육 관련 2010. 1. 25. 09:47
책의 리뷰라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끌려나온 내 생각들을 끄적끄적. 지난 1년은, 내 마음이 흐려졌던 시간이었다. 시험 공부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되어서 이러이러한 것을 하자' 보다는 '합격해서 선생님이 되자'가 목표가 되던 날들이었다. 대학 생활 동안 했던 고민도 하얗게 잊어버렸다. 심지어 그것을 자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는 생각이라고는 합격하면 뭐 해야지, 뭐 하고 싶다.. 하는 것들인데 그 속에 선생님이 되어서 해 보고 싶은 의미있는 일들은 거의 없었다. 학교 선택제, 입학사정관 제도 등등 여러가지 교육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에도 전보다 무뎌졌다. 이런 자신을 깨달은 것은 면접 준비를 하며 교육 정책들을 이것저것 찾아읽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그 때부터 어렴풋이 느꼈지만 요 책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