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학교 1학년 책목록.학교에서 하루하루 2013. 3. 24. 22:15
<수업 시간에 책읽기>
올해 선생님들과 마음이 맞아 교과서에서 뺄 것은 좀 빼고, 1주일에 1시간은 책을 읽기로 하였다.
책 한 권 사서 읽기를 하기로 했는데, 아이들에게 이 중에서 골라보라고 나누어준 책 목록이다.
우리학교 중1 아이들 수준에 맞게 조정은 했는데 이게 또 매년 조금씩 다르니 올해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내가 쓴 것들도 있긴 하지만,
물꼬방 모임에서 얻은 것이 더 크기에 이걸 올려도 될지 고민이 된다.
그러고 보면 수업 자료들도 완전히 오리지널한 나의 자료는 많지 않은데..
특히 앞부분에서는 승훈샘의 말투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일단은 올리고 생각해보기로..
국어시간에 1학년이 읽는 책
Q. 책을 고르신 기준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 그리고 1학년이기에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만한 책을 모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더라도 그 묘미를 느끼지 못하고 대회나 시험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즐기는 사람이 되기 어렵습니다. 책읽기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까지도 책의 재미를 깨달을 수 있을 만한 책들을 골랐습니다.
Q. 언제, 어디서, 어떻게 책을 읽나요?
1주일에 1시간, 교실에서 책을 읽습니다. (우리 반 독서 시간 : 요일)
이번 한 학기 동안 한 권의 책을 읽습니다. 한 학기 동안 볼 책이기에, 책 목록 중에서 한 권을 골라 되도록이면 사도록 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는 매 시간 간단한 메모를 남깁니다. ①인상 깊은 부분/밑줄 긋고 싶은 부분, ②책의 내용과 관련된 경험 ③이번 시간 동안 책을 읽고 생각하거나 느낀 것 ④ 책과 관련된 세상 일 중 한 가지만 골라서, 국어 공책의 뒤쪽부터 써 나가도록 합니다.
Q. 책을 왜 사야 하나요?
선생님은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서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거나,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지금 시기에 ‘아, 책을 읽는 게 이런 재미가 있구나’, ‘책은 이렇게 고르는 거구나’ 하는 것을 직접 느끼고 경험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책을 사는 것도 공부입니다. 여러분에게 그 소중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Q. 언제까지 책을 준비해야 하나요?
책을 고를 시간, 준비할 시간은 3주 정도 드리겠습니다. 헌책방에서 구입하든, 직접 책을 만져보고 구입하든, 인터넷으로 주문하든 괜찮습니다. 대신 정해진 날짜까지는 반드시 책을 준비하도록 합시다.
1. 편안
구로야나기 테츠코, <창가의 토토>, 프로메테우스 : 일반학교에서 쫓겨난 토토가 도모에 학원(대안학교)에 입학하면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 도모에 학원의 교장선생님과 교육방식은 일반학교와 어떻게 다른지, 그 안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경험하고 배우는지 등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사실은 선생님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이 작가의 실제 경험담이라는 것을 알면, 당장 도모에 학원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사계절 :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으스대는 학생이 읽으면 좋다. 모성애가 주제인 책인데, 다 읽고 나면, 아무리 심장이 무감각한 사람이라도 잠시 가슴에 느낌이 남는다. 감정을 적시는 일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루이스 쌔커, <구덩이>, 창비 : 남학생의 엄청난 지지를 받은 책. 학급문고에 이 책을 넣어두면 학년 말에는 거의 거의 대부분의 남학생이 이 책을 1회 이상 완독한 상태가 된다.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이 있다.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두께가 얇아 독서력이 높지 않은 친구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전국국어교사모임, <국어시간에 소설 읽기 1-3>, 휴머니스트 : 이상하게 고르는 책마다 이해가 안 되고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 사람이 고르면 좋은 책. 중학생이 잘 읽을 만한 좋은 단편소설을 가려뽑았는데, 어른이 읽어도 좋다. 이해가 잘 되는 소설을 모아놓은 것.
김려령,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문학동네 : ‘신호등 아저씨’로 인해 삶의 희망을 찾게 된 도희, 태희, 태석이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2년 동안 태희와 태석이를 버리고 집을 나갈 수밖에 없는 어머니의 빈 자리를 채워주던 신호등 아저씨의 아름다운 마음, 아이들을 위해 횡단보도에 즉석으로 신호등 카펫을 깔아주는 신호등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 잔잔하게 전해진다.
앤드류 클레먼츠, <프린들 주세요>, 사계절 : 닉은 장난꾸러기에 호기심 많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 볼펜을 ‘프린들’이라고 부르면서 그레인저선생님과 아이들의 한 판 전쟁이 펼쳐진다. 학교와 마을, 더 넓은 지역을 넘어 눈덩이처럼 커지는 ‘프린들’ 이라는 단어의 위력, 대학생이 된 닉에게 날아온 한 통의 편지는 가슴 뭉클한 반전, 읽다 보면 언어의 자의성과 사회성도 배울 수 있는 재밌고 유쾌한 책이다.
2. 친구
한윤섭, <봉주르, 뚜르>, 문학동네 : 북한에 다가가는 접근법이 참신하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아이와 친구가 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주인공 봉주의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북한 아이들도 그저 우리와 비슷한 아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야시 미키, <미안해, 스이카>, 놀 : 이제는 너무나도 흔해져 버린 학급 내의 왕따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들 스스로도 읽으면서 다른 친구들이 꼭 읽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성적이어서 학급 안에서 자신이 존재감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는 위로가, 생각없이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녀석에게는 양심에 채찍질이 될 법한 책이다.
김려령, <가시 고백>, 창비 : 누구나 마음 속 가시가 되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저것들 미쳤어 미쳤어!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그들 심장 속에 박힌 가시 같은 고백을 하나씩 뽑아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이다.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 읽으면 위로와 용기를 얻을 것이다.
이경화, <나>, 바람의 아이들 :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보고 불쾌한 감정을 먼저 느낀다. 평소에 마음 연습을 잘 하지 않은 탓이다. 이 책을 통해 평소에 동성애자에 대해 갖고 있던 부정적인, 혹은 혼란스럽던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평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수와 다른 것은 다른 개념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다. 나와 다른 것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 권하면 좋다.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금이, <유진과 유진>, 푸른책들 :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 이야기. 어릴 적 성폭력을 당한 두 친구가 나오는데, 한쪽 집 가족들은 아이를 감싸주고 다른 쪽 집 가족들은 그 사실을 덮기에 급급하다. 가족들이 대응한 방식에 따라 두 친구에게는 상처가 다르게 남아 기억된다.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세상에서는 대응방법을 아는 일이 필요하다.
김려령, <우아한 거짓말>, 창비 : 천지라는 아이가 자살하면서 그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이 몰랐던 일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어쩌면 청소년문학에서 흔하디 흔한 따돌림 문제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이 볼 때에는 그까짓 따돌림 문제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아이들의 입장에서 잘 묘사한 작품이다. 내성적이어서 고민을 쉽게 털어놓지 못 하는 아이들은 특히나 혼자서 힘들어하다가 죽음을 선택한 주인공에게 더 공감하며 읽는다.
이경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바람의 아이들 : 모범생 재준이와 날나리 유미의 우정을 주제로 학교, 가정에서 일어나는 열 여섯 소년 소녀의 이야기, 어느 날 오토바이 사고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재준이를 떠나 보내야만 하는 유미는 자신이 선물했던 일기장을 보고 재준이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남녀 간에도 이런 우정이 가능하구나, 하면서 유미를 부러워하는 아이들이 많다.
프란시스코 X. 스토크,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 보물창고 :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 마르셀로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특이하다. 인지 장애를 가진 마르셀로는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하면서 사회로 한 발을 내딛는데, 어느 날 우연히 한 쪽 얼굴이 뭉개진 소녀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3. 사춘기
이금이, <우리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책들 : 봄이는 정말 완벽한 남자친구를 갖고 있다. 잘생기고, 공부도 어느 정도 하고, 마음도 따뜻한 데다가 예쁜 여자를 밝히지도 않고 바람도 안 피운다. 그런데 왜 친구들은 봄이의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을까. 특이한 구성방식을 통해 사람의 섬세한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책. 여학생들이 읽으면 의미심장한 부분들이 많다.
김혜정, <하이킹 걸즈>, 비룡소 : 문제아라 불리던 아이들이 실크로드를 걸으며 자기 자신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이다. 끝까지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던 주인공들은 실크로드 장정을 마친 후에는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여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책이다.
김혜정, <닌자 걸즈>, 비룡소 : 역시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배우를 꿈꾸지만 오디션에서 매번 떨어지는 은비는 결국 친구 삼촌의 도움으로 오디션에 합격하는데, 하필 학교 심화반 야간자율학습 시간과 겹쳐 난처해한다. 성적과 꿈 사이에서의 갈등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사이에서 겪을 수 있는 미묘한 감정들이 더 마음에 남는 소설이다.
배유안, <스프링벅>, 창비 : 평범하고 씩씩한 고등학교 2학년 동준에게 수재이고 모범생인 형이 있다. 단짝친구의 가출, 갑작스런 형의 죽음,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는 형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 '스프링벅'은 아프리카에 사는 양의 일종으로 자신이 왜 달려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경쟁적으로 무작정 달리다 절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동물이다. 책장을 덮을 때는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양호문, <꼴찌들이 떴다>, 비룡소 :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 어른이 되어도 별 볼일 있겠냐? 우리 확 죽어버릴까?” 이 말은 기계공고 3학년생인 재웅이는 친구 기준이와 함께 텅 빈 교정의 벤치에 앉아서 내뱉는 말이다. 맡아 놓은 꼴찌이자 집에서는 천덕꾸러기인 그들은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다. 이 이야기는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반 이상에 해당되는 이야기고 청소년기를 지나왔거나 앞으로 지나가야 할 모든 이들의 이야기다.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꼴찌클럽’을 결성한 아이들은 회사 사장을 만나 비리를 폭로하고 마을을 살릴 만한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활약을 펼치게 되는데, 이 모습은 실로 유쾌하며 통쾌하다. 술술 읽히는 책이다.
요시이에 히로유키, <불량 소년의 꿈>, 양철북 : 폭주족, 교사폭행, 퇴학, 그야말로 불량소년이던 글쓴이가 나중에 마음을 바로잡아 노력해 교사가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엇이 사람을 망가트리는지, 망가져가는 사람을 되살려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걸핏하면 남을 겁주고 머지않아 퇴학당할 것 같은 친구가 자꾸 눈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권한다. 마음이 제자리를 잡지 못해 흔들리는 사람이 읽으면 힘이 난다.
가네시로 기즈키, <Revolution no.3>, <Revolution no.0>, 북폴리오 : 한국계 일본인으로 혼란을 겪었던 작가의 이력 때문일까, 학교는 견딜 수 없이 답답해서 좀비같은 생활을 하며 혼란을 겪는 남자 고등학생들 3명, ‘더 좀비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명문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삼류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에 반항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진다. 모든 일에 의욕을 잃은 친구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4. 가족
임어진 외, <가족입니까>, 바람의 아이들 :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가족? 울타리는 보호막이기도 하지만, 가로막이기도 하다. 울타리는 세상에 지친 사람을 보듬어 주기도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을 가두기도 한다. 4명의 작가가 공동 작업으로 쓴 소설.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조단 소넨블릭, <드럼, 소녀&위험한 파이>, 시공사 : 어느 날 동생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리고 만다. 사춘기 아들의 깊은 속마음을 헤라리지 못했던 엄마, 일에 파묻혀 어색함을 뚫고 아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아빠, 실질적으로 자신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어 무기력함에 빠졌던 주인공 스티븐. 가족 모두가 자신의 의미를 다시 찾고,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가족들과 대화하기 싫어질 때 집어들면 마음을 다시 먹게 되는 책이다.
미라 로베, <내 친구에게 생긴 일>, 크레용 하우스 : 탈의실에서 율리아는 우연히 같은 반 아이 하인리히의 등에 매맞은 자국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율리아는 이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하지만, 모두들 이 사건에 개입하기를 꺼려한다. 불의 앞에서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해 준다.
존 마스든, <할 말이 많아요>, 섬 : 부모님의 갑작스런 이혼과 어머니와의 말다툼 끝에 아버지가 실수로 던진 화학약품에 얼굴 화상을 입은 충격으로 마리나는 실어증에 걸린다. 그 일로 아버지는 감옥에 가게되고 어머니의 재혼으로 마리나는 기숙사 학교에 간다. 학교에서 여러 친구들과 지내면서 일기장에 하고 싶은 말들을 채워간다. 말하지 않아도 우정이 싹트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그녀의 생활을 통해 우리는 말로 표현하면서도 무언가 모자랐던 여러 가지 경험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5. 사랑, 성
이옥수, <키싱 마이 라이프>, 비룡소 : 무심코 남자친구와 놀라가 급작스럽게 성관계를 해버려 임신이 된 여고생 이야기다. 임신한 다음에 일어나는 온갖 뒷감당 안 되는 일들이 잘 나와 있다. 인간을 생겨나게 하는 생명 에너지의 원천인 성을 잘못 조절할 때 삶이 어떻게 뒤흔들리는지 알려준다. 순박해서 남에게 속기 쉽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사람이 읽으면 세상에 대한 대응력을 약간 갖추게 된다.
벌리 도허티, <이름 없는 너에게>, 창비 : 고3 여학생이 남학생을 좋아하다가 그만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그 뒤에 이 친구가 어떤 일을 겪어나가는지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손에 땀을 쥐고 책 속 주인공에 빠져드는 체험을 하는 책.
대한사회복지회 엮음, <별을 보내다>, 리즈앤북 : 청소년 미혼모들의 사연을 담은 책. 어떻게 하다가 그들은 중고등학생의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되었을까. 한번 집어들어서 읽기 시작하면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손을 떼지 못한다. 우리들의 삶은 만만치 않다. 가슴이 아프면서, 정신이 번쩍 든다.
윤이희나, <아슬아슬한 연애 인문학>, 한겨레에듀 : 사랑은 19금이 아니다! 십대 소녀소년을 위한 연애 안내서로 십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먼저 놀아본 언니가 썼다. 피끓는 이팔청춘의 연애를 성찰해보자고 제안하는 이 책은 연애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성'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다. 연애 중인 사람, 연애를 해 본 사람, 연애가 궁금한 사람 모두에게 추천한다.
6. 외모, 몸
김혜정, <다이어트 학교>, 자음과 모음 : 열다섯살 홍희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다이어트 학교’에 들어가면서 겪는 성장 이야기이다. 과연 여학생들 중 다이어트를 해 보지 않은 아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책에서 특별한 다이어트 비법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할 필요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다.
미리암 프레슬러, <씁쓸한 초콜릿>, 바람의아이들 : 뚱뚱한 여학생이 주인공이다. 요즘 세상은 체격이 큰 사람들을 볼 때에 ‘게으른 사람’,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 등의 부정적인 의식을 포함하여 판단한다. 이 소설을 통해 그것이 아니라는 점, 나와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분명 차이가 나는 개념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특히 여학생들이 이 작가를 좋아해서, 동일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 읽는 학생이 많았다.
키토 아야, <1리터의 눈물>, 이덴슬리벨 : 평범한 여중생이던 ‘아야’가 척수 소뇌증이라는 병에 걸려 몸이 차츰 굳어가는 과정을 일기로 썼다. 소설이 아니라 수기다. 병에 걸린 후부터의 투병 일지를 책으로 묶어냈다. 학급에서 ‘울고 싶을 때에 읽는 책’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학생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책이다. 삶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읽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7. 소설 속에 담긴 사회
창신강, <나는 개입니까>, 사계절 : 우리 사회의 모순과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을 개의 눈을 빌려 은근히 드러내는 책이다. 사회에 대한 호기샘과 궁금증이 갖고 있는 청소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큰 또즈'가 경험한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좋은 어른이 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눈 밝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알렉스 쉬어러, <초콜릿 레볼루션>, 미래인 : 국민 건강당이라는 권력 집단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초콜릿을 금지하자 초콜릿을 좋아하는 두 소년이 정책에 대항하여 싸우는 이야기.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정치에 무관심하고 투표도 하지 않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초래하는지 실감하고 올바른 시민이 되어야겠다고 의지를 다진다. 또한 억압하는 세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두 소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아이들이 이 책에 빠져 열심히 읽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8. 학교
중자오정, <로빙화>, 양철북 : 가슴에 슬픔이 가만히 스며오는 책, 읽고 나면 눈물이 나려 한다. 중국 시골 초등학교에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그러나 어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가 산다. 어느 날 그 학교에 찾아온 임시교사 선생님이 그 아이의 천재성을 알아보지만, 여러 어른들의 몰이해로 해서 그 아이는 자기 재능을 기쁘게 꽃피우지 못한다.
하이타니 겐지로, <내가 만난 아이들>, 양철북 : 일본의 지성 하이타니 선생이 어려운 시절 어떻게 절망을 이겨내고 인간의 상냥함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참된 상냥함은 절망을 헤치고 나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다.’ 이 한마디로 이 책을 요약한다. 아이들 이야기다.
시게마츠 기요시, <말더듬이 선생님>, 웅진지식하우스 :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비정규 강사로 머물며 학교를 옮겨 다니는 교사가 만난 여덟 명의 아이들 이야기. 외톨이 선생님 무라우치가 머무는 학교에는 항상 엉뚱한 문제아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왕따, 자살, 교실붕괴, 아동학대 등 이 시대 가족과 청소년 문제를 세심하게 짚어내며 고독한 아이들의 영혼을 조용히 치유해주는 소설이다.
이상석,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양철북 (개정판) : 교사가 자신이 겪은 학교생활에 대해 썼다. 기억에 남는 학생들, 학교 안에서 하는 고민, 배움을 얻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 조금 시간이 지난 옛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생각하게 하는 거리가 많다.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읽으면, 교사가 어떤 자리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9. 자서전
김병만,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실크로드 : ‘달인’, ‘정글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김병만의 자전 에세이다. 자신을 거북이에 비유하며 개그맨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돈 많이 버는 거요, 공무원이요 라고 답하고, 성실함이나 끈기를 답답하게 여기는 요즘 아이들에게 읽히고픈 책이다.
10. 여러 가지 지식
고병권, <생각한다는 것 >, 너머학교 :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활동해 온 고병권이 청소년을 위해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쓴 새로운 철학책이다. 삶의 본질과 행복, 사유, 자유, 우정 등 철학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직접 겪었던 일들과 우리 사회와 세계의 여러 가지 사건들, 역사 속 유명한 철학자들의 일화와 이론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들려준다.
정승아, <콤플렉스는 나의 힘>, 좋은책만들기 : 부모와 아이, 남자와 여자, 아내와 남편, 외모콤플렉스 등 다양한 콤플렉스의 유형들을 살펴보고, 피할 수 없는 삶의 동반자이자 친구인 콤플렉스를 유쾌하게 즐기면서 사는 지혜를 알려준다. 콤플렉스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와 구체적인 해결방안, 탄탄한 이론을 담고 있다. 한번이라도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본 적 있는 사람,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는 법,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에코의서재 : 다양한 심리학 실험이 소개되어 있다. 청소년 시기에는 심리학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많다. 가볍게 읽는 책은 아니지만 심리학에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들은 크게 만족한다. 분량이 두껍지 않고 본문에 사용된 어휘가 그리 어렵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잘 읽힌다.
정재승, <과학콘서트>, 동아시아 : 물리학자가 설명하는 여러 과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어떤 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법을 알려준다.
11. 사회에 대한 고발
구희연·이은주,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거름 : 예쁘게 되려고 화장품을 바르는데, 어떤 화장품들은 그 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들이 몸에 해로운 것들이어서 피부를 상하게 한다. 글쓴이들은 특히 청소년들이 싸구려 화장품을 일찍 써버릇해서 나쁜 결과들이 나오게 된다고 강조한다. 화장에 관심 많은 친구에게 권한다.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국일미디어 : 설탕과 여러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과자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다 안다. 그러나 나쁘다는 것을 알아도 자꾸 우리는 과자를 사먹곤 한다. 생각과 실천이 일치되지 않은 까닭은 과자가 너무 맛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주 꼼꼼하게 과자에 흔히 쓰이는 물질들이 어떻게 왜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정보를 담고 있어, 우리를 한번 더 고민하게 한다.
12. 인터뷰
강풀 외, <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 한겨레출판 : 강풀, 홍세화, 김여진, 김어준, 정재승, 장항준, 심상정. 이 여섯 사람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묶은 책이라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공부할 것이 산더미 같은데 오늘 하루 공부한 것은 없고, 자기 전에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읽으면 힘이 된다.
13. 여러 사는 이야기
도종환 외, <참 아름다운 당신>, 우리교육 : 동네에서 사는 보통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다. 동네 떡볶이 아줌마, 음반 가게 아저씨, 복덩방 할머니 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잔잔하게 설명한 글은 편안하지만, 거기에 담긴 사연은 때로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박영희·오수연·전성태 글, 김윤섭 사진, <길에서 만난 세상>, 우리교육 : 도시의 노인들, 외로운 농촌 청소년, 10대 미혼모들, 코시안의 엄마들, 이주노동자의 어려운 삶, 한센병에 걸린 소록도 사람들, 구두 닦는 사람들 이야기 들이 담겨 있다. 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아름다우면서 생생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거나, 삶이 늘어진 사람이 읽으면, 살아갈 힘이 나는 책이다.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삶이보이는창 : 이주노동자가 이 땅에 와서 겪는 사연을 모아 담은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진다. 겸손해지는 책, 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해서 우리 영혼을 좀더 맑게 해서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책.
14. 조금 더 어려운 책에 도전하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푸른숲 :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로도 나왔지만 책으로 읽을 때의 감동이 크다. 죽음 앞에 선 두 사람, 상처를 가진 두 영혼의 슬픈 사랑이야기. 우리가 흔히 마주치면서도 무심히 지나치는 가난한 이들에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창비 : 열일곱 철없는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가진 부모가 있다. 어린 부모는 불안과 두근거림 속에서 살림을 차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태어난 아이 ‘아름’은 누구보다 씩씩하고 밝게 자란다. 하지만 아름에게는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누구보다 빨리 늙어버리는 병, 조로증이 있다.
안 마리 토마조, <바보 같은 어른이 되지 않는 법>, 웅진주니어 : 꼭 알고 싶지만 민망해서 물어보지 못하는 10대들의 인생질문, 우정, 사랑, 세상알기, 사춘기, 변하는 몸에 대한 청소년들의 궁금함에 대한 대답을 잘 정리해놓았다. 생각보다 대답을 잘해놓아서 볼 만하다.
이란주, <아빠, 제발 잡히지마>, 삶이보이는창 : 한국에 이주노동자가 몇 십만 명이다.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온갖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을 이주노동자에게 기대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다. 그늘진 곳에 눈을 돌릴 줄 알아야 따뜻한 사람이다.
임정진, <발끝으로 서다>, 푸른책들 : 발레를 위해 조기유학을 떠난 아이가 일기를 쓰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꿈을 위해 영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지만, 그 안에서 적응해 꿈을 이뤄가기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국의 집에서는 여러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조기유학에 관심있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창비 :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희생적인 삶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어머니를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사람이 읽으면 크게 공감한다. 자기 어머니가 번듯하지 않아서 창피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권한다.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푸른숲 : 몇 해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서 공지영을 본 중학생에게 이 책을 권했더니 재밌다고 하루 만에 다 읽는다. 공지영의 개인사와 겹치는 내용이라서 작품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아이들 부모세대를 이해하기 좋은 책이다. 결혼과 이혼에 대해, 가족에 대해, 우리나라 교육문제까지 함께 나눌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조지 오웰, <동물농장>, 비채 : 당신은 어떤 지도자와 함께하고 싶은가? ‘무서운’ 돼지 ‘나폴레옹’인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동물들을 너무나 간단하게 없애버린다. 그것도 모든 동물이 보는 앞에서. 그런데 놀라운 일은 다른 동물들이 나폴레옹을 다음과 같이 부른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지도자 나폴레옹” “모든 동물의 아버지” “양떼의 보호자” “어린 오리들의 친구” 무섭고도 놀라운 돼지인 나폴레옹과 세상의 모습을 엮어 읽어 볼만한 책.
'학교에서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에 내가 실천할 한 가지- (0) 2015.01.23 제가 왜요? (0) 2013.12.09 메모 (0) 2012.12.19 학교폭력에 대한 질문들 (0) 2012.06.27 나를 두 번 울린 아이들 (0) 201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