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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에 내가 실천할 한 가지-
    학교에서 하루하루 2015. 1. 23. 22:45

    <오늘의 교육>에 투고한 글.

    사실은 2015년에 실천할 것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생각나서 썼다.  





    병아리 조합원이 내딛는 한 걸음

    -2015, 내가 실천하고 싶은 한 가지

     

    원고를 모집하는 마지막날 밤이 되어서야 노트북을 살포시 열고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도둑같이 조용히 가입해서 <오늘의 교육>만 받아보고 있던 제가 처음에 투고 공지글을 읽었을 때에는 당연히 다른 세상 이야기이겠거니 했지요. 원래 글은 엄청나게 똑똑하고(!) 저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문장도 좋은 분들이 쓰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꼼지락꼼지락 뭔가 쓰려고 마음 먹게 된 계기는 어이없게도 연.... 때였습니다. 제가 한 해 동안 낸 기부금 내용들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매달 들이는 다른 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어요.

     

    돌아보니 제가 몇몇 조합에는 가입해있지만 실제로 활동을 하는 건 한살림뿐이었더라고요.(콩나물은 사먹으니까....) 이렇게 깨달은 순간 반성했지요. 협동조합이라는 건 나도 조합원으로서 뭔가를 해 보겠다는 의지로 가입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교육공동체 벗에 가입한 걸까, <오늘의 교육>을 구독 신청한 걸까? 애시당초 교육 주체로서 이야기 나눌 사람들을 찾고 싶고, 교육에 대한 나의 고민을 한 자락이라도 더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가입한 것이 아닌가....

     

    글을 잇다 보니 제가 에 가입할 때의 마음도 돌아보게 되네요. 아직 경력이 짧은 5년차 교사이지만 최근 두 해쯤은 계속 회의감과 매너리즘에 시달렸습니다. 첫 해, 둘째 해에는 담임 일도, 교과 수업도 다 처음 겪는 일들로 가득했어요. 수업 하나를 구상하는 데에도 한참이 걸려서, 집에서 밤늦게까지 수업을 준비하다 잠들곤 했습니다. 반에서 조그마한 갈등이 생겨도 호들갑을 떨며 아이들과 상담하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빡빡했다, 싶을 정도로 많이 혼내기도 했지요.

    회사에서도 4-5년 일하면 대리 진급을 한다는데, 능숙한 선생님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경험이 쌓였다는 게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한 학교에서 몇 년을 근무하다보니 수업을 구상하면서 아이들의 반응을 예상하는 것도 좀더 쉬워지고, 예전에 썼던 수업 모형을 조금 편집해서 쓰기도 하다보니 수업 준비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조금 줄어들었지요. 아이들에게 신경쓸 일이 있을 때에도 애들은 무슨 일이든 일으킬 수 있어라는 마음이 들었으면 들었지, 초임 때만큼 흥분하거나 마음고생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그냥 항상 하던 대로하고 있는 건 아닌가, 과연 발전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이, 새로운 걸 배워보려고 연수를 나가보면 예전에 들었던 것과 똑같은 얘기 같아서 집중이 잘 안 되기도 하고, 때때로는 교육과 관련된 책은 쳐다보기도 싫을 때도 있더라고요. 아직도 원인과 사태 파악은 명확히 되지 않지만, 어렴풋이 느끼기엔 제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읽고 들은 것이 개론 수준이었다면, 이젠 좀더 깊이 있게 제가 공부하고 싶은 부분도 파 보고, 모임을 통해서 뭔가를 생산해내면서 발전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올해 실천하기로 마음 먹은 한 가지는, 벗 조합원으로서 뭔가 한 달에 한 가지 이상 활동을 하는 것이에요. 스스로도 다소 불안하긴 합니다. 저는 <1,2월에는 다음 한 해 학교살이에 대한 의지가 타오른다. 3월에 이래저래 학급 세우랴 학기초 행정업무하랴 바쁜 와중에 모든 생활이 정지된다. 4월에 좀 여유로워지면 몸살을 한 번 앓는다. 많은 활동과 목표를 정리한다. 다시 방학이 되면 의지가 타오른다...>를 반복해왔거든요. 이런 저를 잘 알기에 꼭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카페에 서평을 남기든, 근처 읽기 모임이든 어떤 모임에 참여하든지- 구경꾼이 아닌 구성원으로서 뭔가 꼬물꼬물 해봐야겠다는 마음입니다. 목표를 병아리콩만하게 잡으면 아마 실천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 목표를 지면에 박아 넣으면 빼도박도 못하게 잘 실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또 해 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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