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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날, 우리반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4. 5. 19. 09:58

    스승의 날, 우리 반 아이들이 케익과 롤링페이퍼를 챙겨줘서 감동받고 쓴 편지.


    아이들의 정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감사히 받고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사랑하는 3학년 2반 학생들에게

    얘들아, 안녕? 
    너희들이 교탁 위에 금요일에 말없이 올려둔 롤링페이퍼를 알아차리지도 못한 선생님을 용서해주렴. 너희가 막 생색을 내면서 전해주었다면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너희에게 보여주었을텐데! 수줍어서 좋으면 좋다고 막 티를 못 내는 건 선생님이나 너희들이나 비슷한가보다. 지난 번 케익도 그렇고 정말 너무 고마워. 그냥 이렇게 학교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예쁜 너희들이 더더더 고맙게 느껴졌단다. 

    너희가 쓴 편지 중에, '중학교 마지막인데...' 하는 말들이 많더라.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2014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아. 우리 올 한 해를, 3월 첫마음을 잃지 말고 보내자. 놀 때는 정말 신나게 웃고 떠들다가, 수업 시간이 되기 시작하면 눈을 반짝이며 듣고, 때론 손을 번쩍 들고 발표하던 모습을 칭찬하던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진로에 대한 고민도 남달랐고. 그렇게 꿈도 많고 의욕도 넘치는 너희 모습은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선생님이 걱정하지 않아도 너희끼리 사이좋게 어울려 노는 것도 보기 좋고. 대신 몇십여 명이 몰려다닐 때에는 혹시 누군가는 소외되어있지 않은지 항상 서로 챙겨주는 너희가 되었으면 해. 사람은 ㄸㄸ한 것보다는 ㄸㄸ한 게 좋은 거니까. (쌤의 퀴즈 본능이 또 나왔다- 초성에 들어갈 말은 뭘까요?) 
    아직 우리에겐 지난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많은 게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너희의 손을 꼭 붙잡아주는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할게. 행복하자 2반

    부족한 담임샘이지만 항상 더 큰 사랑을 주는 너희에게 감사하며.
    201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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