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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슈 가족여행-무질서하게 #1
    일상/여행지도 2015. 1. 21. 14:58

    시간순서도 그렇다고 확실한 키워드 순서도 아닌 그냥 여행일기.

    큐슈쪽 23일로

    후쿠오카-유후인(1)-벳푸(1)-후쿠오카(오호리공원, 후쿠오카타워, 텐진 상가) 다녀옴.

     

    01_출발

    여행에서는 시간이 돈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아침 8시 비행기는 과욕이었던가보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씻고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 도착.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직원 항공권을 이용하는지라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의 확정 좌석을 745분에야 받을 수 있었다. 라면버거가 우리의 조급한 마음과 빈 속을 달래주었다.

     


    , 화제의 라면버거..

    배고팠을 때 먹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평은 딱 두 입 먹을 맛이다.

    라면의 질감이 특이하다는 걸 제외하면 너무 짜기도 하고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음.

     

    일본에 도착하자마자는 텐진 호르몬에서 곱창 구운 걸 먹었는데

    오 이건 정말 새로운 맛이다. 사진을 깜박 안 찍은 게 아쉬움.


    02_ 기차 여행

    이번 여행에선 기차 정말 많이 탔다. 일단 후쿠오카에서 유후인까지 2시간, 유후인에서 큐슈까지 또 1시간, 큐슈에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특급소닉 2시간 남짓기차를 타고 다니는 풍경은 우리나라 시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냥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모두 '지정석+자유석은 서서 가'의 시스템이 아니라, 자유석 객실이 따로 있다는 것



    이렇게... ㅎㅎ

    벳부로 갈 때엔 유후인노모리를 탔는데, 운전석은 앞 창이 다 뚫려있어서 풍경을 시원하게 보며 갈 수 있었다


     

    03_ 한국인으로서 일본을 여행한다는 것

    여행지 곳곳에 한국어 안내문이 붙어 있고, 한국어가 유창한 점원들이 많아서 편안했다. 역시 일본은 이웃나라라는 것을 느끼게 됨. 유후인에서도 료칸에 도착하자마자 아예 한국어로 쭉 서비스를 받았다. 엄마가 "어쩜 한국말을 그렇게 잘해요~" 했더니 "저 한국인이에요." 한다.

     

    그리고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차리는 것이 신기했다. 사실은 우리도 명동 거리에서 일본인/한국인/중국인을 구별해낼 수 있지만 말이다. 지난 여름 여행 때만 해도 길을 지나가면 '곤니찌와' '니하오마' '셰쎼' 등 한국말 인사 빼고 동양권 인삿말은 다 들었는데, 이들은 우리가 한국인인 걸 귀신같이 알고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한다.

     

    워낙 한국인이 관광을 많이 오는 동네라 그런지- 한국사람이라고 무시당할까봐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았다. 그동안 괜히 너무 유럽만 다니면서 쫄아있었나봐, . 오히려 중국인이면 그런 걸 좀 느낄까? 둘째날 게스트하우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중국인이 꽤 흥분된 어조로(원래 어조가 그런 건지 흥분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엘리베이터에서

    '네 방에는 창문이 있니?' 물었는데 내가 있다고 했더니 '너 일본인이니? 어느 나라에서 왔니?' 또 묻고, 내 대답을 듣고 나서는 중국어로 또 자기들끼리 뭐라고 하는 걸 봤을 때...... 뭐 그들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으니 상상할 따름.

     

    04_료칸-온천과 밥!!

    야스하 료칸을 고른 이유는, 흔하지 않은 '파란 온천물'이라고 해서..

    그리고 료칸을 고를 때에는 꼭 가족탕이 있는 별채에 묵고 싶었다. 목욕탕 왔다갔다 하지 않고 우리 들어가고 싶을 때 편하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작은 노천탕 정도는 있어야 료칸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모님이 만족하는 눈치라서 매우 보람을 느꼈다.





    료칸에서 내가 감동했던 것은 두 가지. 일단 가족탕. 앞서 말했듯 가족탕 자체가 좋은 것도 있고- 물이 매끈매끈하고, 노천이다 보니 온도도 너무 뜨겁지 않아서 오래 비비고 있기도 좋았다.


    두 번째는 식사.






    저녁 식사로, 가이세키는 아니지만 코스로 나오는 화정식 和定食이 좋았다. 식사 가격까지 생각하자면 료칸이 그렇게 비싼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빠가 평생 엄마를 이런 데 데려온 적이 없었는데 너희 덕분에 이런 곳에 오는구나."라는 말씀에 더 감동



    밥을 먹고 방으로 돌아왔더니 이불이 다 깔려있었다. 어쩌면 이불도 저렇게 포근해보이게 만들었는지 +_+ 엄마가 너무 좋아하면서 덥썩 누우셨다.



    조식도 예쁘고 양도 섭섭치 않게 나왔다. 평소보다 세 끼를 더 잘 챙겨먹으니.. 군것질을 하고 싶은데 마음껏 못해서 아쉬울 정도였다.

    노가미 혼칸에서도 조식만 신청했는데(오른쪽 사진!), 역시 소담하고도 푸짐하게 나왔다. 사진은 안 찍었는데 고체연료를 사용해서 고기를 직접 구울 수 있게 작은 불판을 자리마다 놓아주었다. 이렇게 오밀조밀하게, 딱 혼자 깔끔하게 먹도록 떨어지는 일식이 유럽에서 통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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