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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슈 가족여행-무질서하게#5
    일상/여행지도 2015. 1. 21. 16:40

    가장 인상깊었던 것을 쓰면서 여행기 마무리.

     

    11_ 버스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리는 일본의 버스. 한 가지 우리나라와 달라서 눈에 띄었던 것이 있다면, 모두가 앉은 다음에 버스가 출발하고, 버스가 정확히 정류장에 서고 난 다음에야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린다는 것이다. 시간을 한번 재어보면, 사람이 타자마자 문을 닫고 출발하는 우리 나라 버스보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잡아먹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보다는 '사람'을 존중하는 느낌이 들어, 작은 차이가 어마어마한 마음의 여유를 주었다.

     

    더더 놀라웠던 것은 휠체어를 탄 사람이 대중교통을 타는 모습이었다.

    후쿠오카 타워에서 텐진역으로 가는 버스 안. 갑자기 버스기사가 벌떡 일어나서 장애인석에 있는 의자를 훅 접어 넣는 것이었다. 그리고 버스 뒷문에 가서 뭘 부스럭부스럭하길래 나는 사실 버스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부스럭부스럭하면서 철판이 뙇 나왔고 그걸로 경사면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사가 휠체어를 직접 밀어서 승객을 차에 태워주었다. 그러고 나서는 휠체어가 차 안에서 움직이면 안되니까.. 라고 하며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받침대를 바퀴에 대어주었다. 승객들 중 누구도 시간이 지체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마주 보는 좌석에 앉아있던 한 남자는 가다가 받침대를 다시 고쳐서 놓아주기도 했다.

    같은 날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보았다. 휠체어를 탄 승객이 열차에 타려고 하는데 역무원이 무슨 판때기를 들고 서 있기에, 사람들에게 밀릴까봐 막아주는 건가? 하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웬만큼 타고 나자 딱 그 판을 바닥에 놓고 경사면을 만들어 휠체어가 편히 올라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엄청난 예산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의 여유와 배려만 있으면 되는 문제일텐데...이런 게 시민의식인가 싶어 새삼 일본이 달리 보이고, 부럽기도 했다.

    이지메의 원조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베 같은 애들이 요즘 판을 치는 걸 보면 우리 나라가 훨씬 '다름'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KKK단은 인종차별만 하지.... 일베는 인종, 여성, 장애인 등등 약자는 다 공격하니까 진짜 KKK보다도 못난 놈들 아닌가.

    적어도 이런 시스템이 되어 있다면, '불편하면 집에나 있을 것이지'하는 말은 듣지 않을 텐데 말이다. 마지막 날에 참 좋은 걸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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