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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키지 체험기 2일. 할슈타트-짤츠캄머굿-잘츠부르크
    일상/여행지도 2015. 8. 8. 01:06

    아우구스부르크 호텔 주변 산책



      공기가 너무 좋았다. 시원해서 더 쾌적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평범한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인데도 페인트가 너무 깨끗하게 칠해져있어서 정말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 예쁜 집들 사이로 민달팽이는 왜이리 많은지 예쁜 집들 사이에 살지만 내집 없는 건 늬랑 내랑 같구나.


    할슈타트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버스로 그냥 국경을 넘었다. 그 어떤 절차도 없이. 국경 초소도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확실히 삼면이 바다인 나라와 이렇게 쉽게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세계관은 다르겠지.

     날씨는 정말 까다롭다. 춥다. 어제는 너무 추웠고, 오늘은 아예 그 정도를 예상하고 나와서인지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 비가 계속 오다말다 했다. 비가 오다가, 햇빛이 반짝반짝 나다가 다시 막 비가 오고~ 덕분에 모자도 안 쓰고 너무 뜨겁지 않게 다닐 수 있었던 건 좋지만, 밤이나 에어컨이 강할 때, 비상시에만 입으려고 가져온 가디건과 스카프를 기본장착하고 다녀야했다.

      할슈타트는 마을이 예쁘고 아기자기하다고 해서 체스키크롬노프와 함께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었다. 그런데 가이드가 주욱 안내하면서 마을 끝까지 갔다가, 20분 주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라고 해서 너무 아쉬웠다. 물론 작은 곳이니까 20분이면 다 걸어볼 수 있는 건 맞는데, 딱 걸어다니면서 예쁜 곳에서 급하게 사진찍을 정도의 시간만 된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풍경도 눈에 예쁘게 들어오질 않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내 감정이 좀 메마른 것인가, 아니면 이제 눈이 너무 높아진 것인가. 유럽의 그냥 예쁜 집만으로는 이제 그렇게 놀랍진 않다. 조금은 덤덤하게, '우와!!! 여기 진짜 예쁘다!!!'가 아니라 '여기 예쁘네~' 정도로 감상하고 다녔다. 


     짤츠캄머굿



      여기도 예쁜 마을이라는데 마을은 거의 안 둘러보고 바로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한참 올라가는데 숲이 정말 거대하고 아름답다. 그 커다란 숲에서 나무들마다 생김새며 색깔이 미묘하게 다른 것을 보는 재미가 진짜 말도 못한다. 그렇게 울창한 숲에 반해있는데 정상에서 올라가보니 호수랑 마을이 정말 예뻤다. 호수는 높이에 따라서 계속 색이 변하는데 케이블카 중간쯤에서 보는 게 가장 새파랗게 보였다. 

      그런데 올라갔다가 다시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돌아오라고 한 시간은 20분. 이걸 옵션으로 80유로나 줬는데 좀더 봐도 되는 거 아니야?! 패키지가 싼 게 아니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여기에서도 정상까지 급히 올라가서 사진만 파바박 찍고 내려와야했다. 뭔가 음미하고 여유를 가질 시간이 없다. 지금까지는 자꾸 엄청 빡세게, 미션 수행하듯 여행하려는 게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단체 여행을 다녀보니 내가 엄청 여유롭게 다녔던 것 같다. 버스 안에서 보낸 시간에 비해 관광지에 머무는 시간이 느무느무느무 짧다.

     

    유람선과 볼프강 마을 

      잘츠부르크로 가는 길에 유람선을 잠시 탔다. 크리스탈과 스위스에 갔을 때, 어쨌든 유람선을 타보아야 한다며 스피츠에서 잠시 유람선을 탔던 게 생각난다. 그것도, 길게 타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서 중간에 띡 탔었지. 그렇게 쫀쫀하게 다녔던 걸 생각하니 또 3년 전의 내가 귀엽고 우습다. 생각보다 오래 타서, 여유롭게 원없이 물을 볼 수 있었다.



    ▲코끼리바위. 배를 타고 가는 길에 코끼리모양의 엄청 큰 바위가 있었더랬습니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의 번화가인 게트라이데 거리는 간판이 예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일관되게 예뻐서 몇 개를 찍어보았다.


    이것은 자라. 정말 전세계에 없는 데가 없구나 이제.

    이것은 무려 맥도널드!

    간판들 모두 줌 해서 찍고 싶었지만 카메라 사정상 ㅠㅠ 

      시가지 높은 곳에 있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에도 가는 건 줄 알았는데, 아래에서 겉모습만 보는 거라고 해서 서운했다. 게다가 집에 와서 3년 전에 동유럽 패키지를 다녀왔던 엄마랑 대화하는데, 엄마가 "거기 안 갔어? 나는 무슨 케이블카 같은 거 타고 갔었는데"라고 해서 더 섭섭했다. 원래 할 수 있는데 안 한 게 제일 아쉬운 거니까.

      미라벨 정원.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애들이 뛰어놀았다던 미라벨 정원에서 산책. 몇몇 동상들과 재미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모차르트 생가래요. 사람 엄청 많음.


    우리가 갔을 땐 이미 문을 닫은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예쁜 크리스마스 소품을 파는 곳이 많았다. 나중에 들으니 잘츠부르크가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로도 유명하댄다.


      모차르트 생가와 게트라이데 거리를 둘러보고, 잠시 시간을 주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유럽의 젤라또와 비슷했던 '떼르 드 글라스'라는 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망해서 나가고, 집앞에서 사먹는 베스킨라빈스가 훨씬 달콤한데, 맛은 역시 너무 주관적이라서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유럽 거리에서 반쯤 녹은 젤라또를 쪽쪽 빨고 다니는 게 어찌나 시원하고 단지. 

      저녁에 강변 따라 산책을 하는데, 정장을 곱게 입은 사람들이 거리에 많았다. 출근복이라고 하기엔 좀더 과하게 차려입은? 나중에 들으니 잘츠부르크 음악축제 기간이라 음악회를 가는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했다. 


      이날은 초반이라 아직 체력이 남아있었으므로 맥주 한 잔을 홀랑, 바에서 먹고 잤다. 원래 바깥에서 바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9시쯤이라 식당이나 가게들은 다들 닫았고 술집은 안 보이고 거리엔 사람들이 진짜 하나도 없어서 총총 돌아왔다. 밤에 사람 없는 걸 보니 관광지 아니고 그냥 사람 사는 마을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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