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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키지 체험기 6일차. 올로모츠-프라하
    일상/여행지도 2015. 8. 9. 06:45

    올로모츠

      프라하 가는 길에 들른 작은 마을인데, 삼위일체탑이 멋지다고 해서 들렀다. 역시 자그마한 마을을 산책하는 걸 즐거워하며 인솔자 아저씨를 따라가다가 삼위일체탑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역시 인물과 배경을 한 사진에 다 담는 건 포기한 지 오래. 가이드북에도 건물 전체가 다 담기지 않는 경우가 있길래 더더욱 욕심을 버리고 그냥 부분부분을 찍게 되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종교가 무엇이길래 인간이 이런 걸 성취하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한다. 정말 오랜만에 탄성을 지르게 하는 풍경이었다.

      멀리서 보이는 성 바츨라프 성당도 멋있었지만 조용하고 깨끗한 시골마을이라 참 편안했다. 으리으리하고 멋진 건물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유럽식 건물이 가득한 조용한 동네 산책하는 게 정말 좋다. 내가 원했던 건 어쩌면 내가 있던 곳과 완전히 다른 곳에서의 휴식이었나보다.


    프라하 



      여기가 바로 내가 프라하에서 가장 기대했던 까를교. 솔직히 말하면 까를교는 약간 실망했다. 뭔가 '까를교에서 프로포즈'는 내 머릿속에서 낭만의 상징, 프로포즈의 이데아(?!) 같은 거였는데 다리에 올라가보면 그냥 다리다. 



    멀리서 볼 때에도 그렇게 엄청 멋있는 줄은 잘 모르겠는데 다리 앞 탑은 멋지다. 나중에 보니 화약탑이랑 똑같이 생겼다! 

    (그래서 사진은 하나만 올림 ㅋ)



    까를 다리에서 소원 빌기. 예전에 엄청나게 예쁜 왕비님이 있었는데 터무니없게도 다른 남자와 바람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왕이 의심을 하고 사람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어느날 여왕이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해성사를 보았던 신부를 불러서, 여왕이 무슨 내용으로 고해를 했느냐, 혹시 바람을 피운 것이냐 물었는데 신부는 끝까지 그 내용을 말하지 않았고, 결국 왕은 화가 나 신부의 혀를 자르고 죽인다. 이를 알게 된 왕비는 복수하겠다며 떠난다. 

      그래서 까를 교 8번째 동상인 신부님 동상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왕비를 만지면 프라하에 다시 오게 되고, 그 옆에 개를 만지면 우리집 개의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웬 개????? 그 신부님이 왕에게는 고해 내용을 말해주지 않았지만 개에겐 말해줬다고 한다. 으악. 그러니 죽지 

       그 다음 구시가지 광장으로 이동. 광장에서 노는 것도 참 재미있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천문시계! 엄청 돈을 밝히던 기술자가 만들었는데, 이 대단한 시계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통행세며 각종 수입이 짭짤해지자 사람들은 이 기술자(이름이... 기억이 안나요)가 다른 곳에도 시계를 만들까봐 눈을 찔러 장님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건 좀 그로테스크한 이야기 같은데 사실일까 전설일까나

      매시 정각에 아주 짧은 30초짜리 시계쇼도 있어서, 57분부터 대기하다 보았다. 



      루터보다 딱 100년 앞서 종교개혁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역시 선구자들은 끝이 좋질 않다. 성공하는 건 2,3번째 사람들인 것 같다.




      로코코 양식의 킨스키궁전(옆에 외국인 언니들과 같이 찍은 것처럼 나왔다;;), 아르누보양식의 시청문화회관. 시청사는 원래 광장에 있는 건 아닌데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찍었다. 광장 안에 고딕, 로코코,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다 있다는데 어떻게 보면 산만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관광자원이 되나보다.



     광장 안에서 군것질할 것들이 참 많았는데, 다들 먹음직스러웠다+_+ 그 자리에서 바베큐며 소시지를 구워파는데 엄청난 유혹이었다. 그리고 사진을 왜 안찍었지? 'Trdlo'(어떻게 읽는지 몰라서 그냥 체코 꽈배기라고 불렀음. 트레들로?인가??) 라는 꽈배기처럼 생긴 바삭바삭한 빵이 여기 명물인 것 같았는데 정말 달짝지근하고 맛있었다. 올해부터는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것도 판다고 한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메뉴개발하셨군. 자유여행이었다면 이렇게 군것질로 끼니를 때웠을텐데 이날도 아쉬웠다. 사실 여행 다니면서 한 끼는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나머지는 거리 음식이나 커피로 때워도 되는데 패키지가 너무 잘 먹여서 위에 무리가 온다. (먹을 것을 앞에 놓고 덜 먹지 못하는 내가 문제는 아니겠지)

      유럽답게 젤라또 파는 곳도 많고 맥주도 맛있다. 락페 때 하는 것처럼 테이크아웃 잔에 500미리를 2.5유로에 사서 먹었다. 사먹을 때에도 약간 비싸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다음날 물 500ml+복숭아2개를 마트에서 1유로에 산 걸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가격. 잘 나가는 관광지다운 가격이다. 하긴 지금까지 동유럽에서 이런 걸 잘 못 봤는데 경찰이 광장에 상주하고 있는 걸 보니 정말 대도시구나 싶었다. 지도를 들고 다니는 관광객도 엄청 많고 한국 사람도 엄청 많았다.

      신기한 건, 나도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다 정보를 찾아서 오면서도 한국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리 반갑지가 않다. 패키지에서 아줌마들이랑 수다 떠는 게 재미있을 때도 있는데 한편으론 나의 사적인 정보(직업이라든가..?)를 궁금해하거나 오지랖(남친은 있는지 등등...?)이라고 느껴지면 좀 싫기도 하고. 진짜 아줌마들이랑 얘기하다보면 별별 얘기가 다 나와서 웃기다. 통로 하나 건너서 내 옆에 딸이랑 같이 온 아줌마가 자리를 잡았는데, 딸이랑 사위가 어떻게 만났는지, 사위가 맘어 들었는지부터 시작해서.. 딸 친구가 아는 남자와 딸애 선배를 소개해줬는데 여자는 결혼을 급해하는데 남자는 그건 아닌데 둘이 해외 여행을 갔네 하는 이야기까지... 그런데 그런 얘기를 그냥 맞장구치고 어이쿠, 그럼 안되는데요!! 하고 열심히 대답하며 듣고 있는 나도 웃기고. 막상 앞에 앉은 이 사람도 잘 모르는데 지금 이게 뭔 대화인거야.





    야경과 틴성당의 낮과 밤.

    이번 여행에서 카메라를 들고와서 야경을 찍는데 재미를 붙여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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