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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체험기 6일차. 아우슈비츠 수용소일상/여행지도 2015. 8. 9. 06:37
중학생 때 방학숙제로 갔던 서대문 형무소 박물관에서도 정말 힘들고 싫었는데, 아우슈비츠는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코스에 포함되어 있으니 그냥 가긴 했지만 계속 마음이 먹먹해서 기념 사진도 찍을 수가 없었다.
이런 전차에 유대인을 가득가득 싣고 왔는데, 철로가 수용소 안까지 있어서 유대인들이 내리면 이미 수용소 안이라고 했다.
유대인들을 가지고 생체실험을 했던 연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정말로 정말로 유대인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은 거지. 게다가 이 수용소에는 유대인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쟁 포로, 독일 정치범 등도 있었다는데 결국 그러니까 자기와 다르면 인간으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에서 보던 가스실은 들어갈 수가 없었다. 독일군이 이미 다 무너뜨리고 가서.. 잔해만 남아있었다.
정말 끔찍하고 잔인하다. 인간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면서 이들이 특별히 악한 존재였던가 생각한다.
나도 특수한 조건에 있었다면 여기 있던 독일인처럼 인간에게 한없이 잔인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예전에 아이히만에 대한 포스팅에서 썼듯이 그들이 그저 착한 사람인데 의무를 다하다 보니 그랬다, 고 완전히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때의 나치를 그저 악당으로 대상화시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대놓고 죽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마음이라고는 볼 수 없는.. 다른 사람을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차가운 인간들이 그냥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얼마나 많은가. 감정노동자라든가 택배기사 같은 사람들,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는 정말 똑같은 인간으로 대접받고 있나. 이런 끔찍한 일을 그냥 화석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나도 정말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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