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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 나무/숀탠
    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6. 4. 9. 14:40

    **스포가 있는 그림책 감상.


    <에릭>으로 숀탠에게 반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The Red Tree>가 더 좋아하는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읽은지 한참 됐는데도 기억할 때마다 너무 좋아서 글로 남겨둔다.


    이 책은 우울하게 시작된, 희망 없는 날에 대한 묘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둠'과 '절망'을 이렇게 환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는 감각에 내가 반했다니까. 그림을 감상하는 데엔 서툴지만 그림책은 좀더 이해하기 쉬워서 좋다.




    이 그림과 같은 페이지에 실린 글귀는 아니지만, 

    '(세상은) 마음도 머리도 없는 기계'라는 문장도 좋았다. 세상에서 인정이나 따뜻함은 원래 없는 거겠거니.. 하지만 '머리'가 없다고 표현하니 신선했다. 맞아, 세상이 온정적이지 않다고 해서 딱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 같지도 않다. 힘들 땐 정말 더 그렇게 느껴지지..


    그리고 마지막에서 두 번째 페이지.



    '하루가 끝나가도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득 

     바로 앞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을 때만 해도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라는 거구나' 하고 시큰둥했다.




    '밝고 빛나는 모습으로

     내가 바라던 바로 그 모습으로'


    그런데 마음을 울리는 게 바로 이 마지막 장이었다. 

    어느새 '내가 바라던 그 모습'이 되어있을 거라니..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이거였다는 걸 이 페이지를 읽으면서야 깨달았다. 

    순간순간 잘(꼭 치열하게, 열심히가 아니어도...) 보내다 보면 언젠가 내가 바라던 그 모습이 되어있을 거야, 이게 내가 갖고 싶었던 희망이구나. 


    이 책을 보다보면 모든 페이지에 빨간 나뭇잎이 숨겨져 있다.

    모든 순간에 우리는 빨간 나무에 잎을 틔우고 있다가 어느 순간 내가 바라던 그 모습이 되어있다는 것일텐데,

    <여름의 규칙>도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숀탠이 종종 이렇게 책을 구성하는 것 같다. 매 장면마다 단서를 숨겨놓는 식으로... 탐정놀이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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