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복장 관련 상담
    학교에서 하루하루 2011. 8. 22. 23:13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나도 모르겠다.

    개학을 하고 보니 머리색깔이 노~오란 애들이 눈에 띈다. 너무 샛노란 애가 있어서 좀 거슬리는데, 염색은 그냥 다 지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차라리 내가 원래 복장에 엄청 엄격한 선생님이었다면 모르겠는데, 평소에 '아유, 애들이 다 똑같은 교복 안에서 얼마나 튀어보이고 싶고 얼마나 예뻐보이고 싶으면 저럴까' 싶어서 좀 관대한 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염색한 머리를 다시 까맣게 하고 오라는 말도 좀 강하게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난 진짜 해오길 기대하고 한 말인데=_=

    이번 학기부터는, 규제를 하더라도 '감정은 이해해주되, 행동은 인정하지 말자'는 태도로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이게 참 쉽지가 않다. 학생이랑 얘기를 하면서 '그래 참 아까웠겠다, 걱정되겠다, 고민되겠다....' 라고 말 하다가, '그래도 그건 안돼-_-'라고 하는 게 약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부드럽게 말을 잘 연결시키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그래서 오늘 머리가 노란 4명 중에 1명은 그냥 도망갔고,
    2명은 계속 염색을 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밝히기에 공감은 했지만 그러면 안된다... 고 했으나 설득이 잘 되지 않아서 하루 더 생각해 보라고 했고(그러나 여전히 난 허용하지 않을 거라고 계속 상담하자고ㅋㅋ)
    1명은 풀겠다고 하기에 꼭꼭 약속을 받아내었다.
    아예 그냥 내가 검은 염색약을 사다줄까 싶은 마음도 들 정도이다=_=

    벌점이나 체벌 말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학생을 변화시킨다는 게... 원론적으로 맞기는 한데,
    감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참 많은 공이 든다.
    교사의 열정에 의존해야 한다면 그 방법이 오래 갈 수 있을까.

    '학교에서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두 번 울린 아이들  (0) 2011.10.31
    교사는 신인가.엄친아인가.  (0) 2011.10.02
    혐오의 리더십  (0) 2011.07.20
    2반아 안녕  (0) 2011.03.23
    학급일기 0315  (0) 2011.03.15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