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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을 읽고
    책읽기, 기록 2012. 9. 18. 21:15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사실, 집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 집도 아니고, 내가 가까운 미래에 내 집을 가질 일도 없을 것 같고, 집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계기가 없었다고 하면 맞겠다. 그래서 승훈샘이 쓴 책이지만서도, 사실 크게 관심이 가진 않았었다. 오히려 나는 잔서완석루에 몇 번 가봤는데, 책까지 읽을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했더랬다.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고양이님 때문이었는데, 반 년 전만 해도 트리플 악셀을 할 것 같았던 우리 고양이님의 점프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평면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파트는 고양이를 위해서는 참 좋지 않은 집이라는 거, 여러 높낮이로 폴짝폴짝 다닐 수 있는 공간이 고양이님에게는 필요한데, 지금 우리집은 딱 인간이 편하게 사는 데만 좋은 집이구나.. 하고 아쉬워했었다. 가족의 일원이 된 우리 고양이님에게는 만족스러운 집이 아니라서.


    그리고 우연히, 서점에서 한 시간 정도를 보낼 일이 있었는데 이책 저책 뒤적이다가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역시 별 기대 없이 한 쪽 한 쪽 넘겨가다가..... 계산해 버렸네. 

    나는 특히 책의 첫 부분이 참 좋았다. 집을 지을 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집의 구석구석이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하나하나 의미 부여를 하는. 사실 제대로 된 집이 지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쌓여야 하는가. 한번도 그런 것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집뿐 아니라 사실 모든 일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이를테면,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라는 질문을 최근에 너무 싫어했다. 그냥 거대담론을 늘어놓거나 너무 추상적인 가치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식적으로 느껴졌달까. 그리고 사실 세상엔 너무 좋은 가치가 많으니까 그 중에 고르기도 어려워서 대답하기가 싫었던 것도 있다. 그보다, 하루하루 나의 일상에 최선을 다하는 게 진실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끔 내가 요즈음 뭔가 의미를 찾고 싶어서 방황했던 이유는, 그 추상적인 지향점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 

    교실에서는, 교무실에서는, 독서 지도에 있어서는, 아이들 상담에 있어서는, 수업준비에서는, 수업을 진행할 때에는, 아이들이 버릇없이 굴 때에는? 승훈샘이 집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했듯이 나도 이런 생각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으로 시작해서, 결국 '제가 살고 싶은 삶은..' 으로 끝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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