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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향+파주출판단지에 다녀왔다.
    일상/여행지도 2013. 3. 24. 21:51
    이게 벌써 2주 전인가, 파주도 여기보다 좀더 춥긴 하겠지만 조금은 더 봄이 되었겠지.

    이음책방에서 모인 책읽기 모임, 책걸이 겸 엠티+_+!!! 

    엠티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 두근두근했다. 사실 파주출판단지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다. 


    합정에서 버스를 탔더니 30분도 안 되어 도착이다. 사람들이 별로 내리지 않는다. 아마 다들 아울렛에서 내릴 모양?

    은석교에서 내리자 이제 출판사들이 줄줄 보인다.


     

    파주 출판 단지 전체를 내려다 본 모형▲





    파주 출판 단지의 첫인상은, 아 황량하였다.

    평일에는 여기에서 일하는 출판사 직원들도 있고 하겠지만, 아이들 데리고 온 부모들이나 가끔 눈에 띄고. 건물들은 무섭게 크고 바람은 쌩쌩 불고.


    굉장히 공들여서 꾸며놓았는데 막상 사람은 적은 느낌.

    가든파이브를 볼 때와 비슷한 그런 황량한 느낌을 처음에 좀 받았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니깐 그냥 이런이런 출판사들이 들어와 있구나~ 하고 잠깐 둘러보다가,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인 보물섬으로 올라갔다.







    보물섬 앞도 예쁘고 적적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가게'라는 위엄 덕분인지, 안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사진은 안 찍었다.

    역시 요즘 트렌드대로 자기계발서가 참 많다. 일반 책방처럼 디스플레이를 해 둔 게 아니니까, 잘 찾아보면 끌리는 책들이 많겠지만은, 언뜻 보아서는 맘에 드는 책을 찾기 어렵다. 

    <이갈리아의 딸들>을 여기서 2500원에 사서 학급문고에 사둘까, 잠시 고민하다가 파주부터 집까지 지고가기 귀찮아서 그냥 내려놓았다.


    책걸이 엠티지만, 책을 아직 다 못 읽었기에, 지지향 가서 읽기로 하고 이제 바로 옆의 지지향게스트하우스로 고고씽~

    사실 파주가 관광지라기엔 뭣하고, 교통이 좋은 편도 아닌데다가 가격도 비싸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주로 관련 단체 연수 장소로 쓰인다고.



    하지만 나는 1층 로비 여기저기에 책꽂이가 있는 것만으로 반해버렸는데 어쩐담.

    요즘은 북카페에 가도 무슨 북카페가 아니라 대학 도서관 열람실처럼... 열심히 과제하고 공부하는 분위기에 사람도 많은 곳이 많아서 답답해했는데,

    로비 여기저기 책꽂이가 있는데 사람은 없다니. 오랜만에 느끼는 한가로움이었다.




    신나서 책 앞에서 사진찍기.


    책을 많이 읽는 건 아닌데, 

    괜한 책욕심은 타고난 건지

    그냥 책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막 들뜨고 그런다.


    옷이나 가방에 대해 이렇게 느꼈다면,

    내가 지금보다는 좀더 이뻤겠지? ㅋㅋ



    아래 사진은 3층인가 5층인가에서 찍은 지지향 내부. 






    우리는 5층 방을 받았는데,

    5층 복도에 이렇게 막 책들이 그냥 널려있다.


    책 도둑을 무서워하지 않고

    책을 권장하는 자세, 음 좋다. 

    내가 학급문고에서 취하고 있는 바로 그 마음가짐. ㅋㅋ



















    그 다음은 방.







    오! 작가의 방을 받았다.

    모든 방이 그런 건 아니라는데, 

    방에 이렇게 작가 한 명 이름이 같이 붙어있고 

    안에는 그 작가의 책이나, 그 작가와 관련된 것들-이를테면 육필 편지 같

    은 것을 기증받았다든가, 사진이라든가-이 있다.


     나는 김훈의 방에 묵었고,

    다른 사람들은 박경리, 신경숙의 방에 묵었다.


    방에 텔레비전이 없다. 대신 책을 읽으라는 공간. 

    나는 원래 어차피 이런 데 와도 텔레비전을 잘 안 틀지만, 

    책 읽으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요 발상이 참 괜찮았다.

    대신 음악은 들으라는 건지, 스피커는 방마다 갖추어져 있다.








    신나게 뒤풀이를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을 했다.

    근데 전날과는 달리 너무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워져서,

    그냥 지지향 앞쪽 길만 죽~ 걸어갔다가 돌아왔다.

    반짝반짝 으리으리한 새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드라마 세트장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여기서 촬영도 많이 한댄다.










    노출 콘크리트 건물들도 많고,

    저런 건물이 요새 유행인가, 싶게 특이하게 생긴 건물들이 많았다.

    나름대로 산책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땐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길 한번 쭉 다녀왔지만,

    나중에 이음지기님이랑 딴 사람들이랑 출판단지를 돌아보니 일요일에도 북카페와 서점들이 꽤 영업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그림책에 꽂혔는데, 사지는 못하고 돌아왔다. 

    하재경의 <숲으로 간 코끼리>를 지기님이 추천해서 읽었는데 마음이 아릿아릿해서 잠시 말을 잊었다.

    글자가 하나도 없는, 그런데 참 사람을 촉촉하게 했던 <노란 우산>도 기억에 많이 남았고,

    사계절 출판사에서 전시중이던 뭐더라.. 외국 작가의 <비밀의 강>도 압권이었다! 나는 막눈이지만..그 신비로운 색감에 반해버렸는데, 그림과 이야기와 문체가 잘 어우러져서  정말 아름다웠다. 나중에 이음에서도 전시한다고 하는데 몹시 기대된다.

    사진으로 찍으면 감동이 반감될 것 같아(핑계) 역시 사진은 찍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무민!!!!!

    헬싱키 공항에서, 뽀로로급의 인기를 누리는 것 같긴 한데 이 캐릭터의 정체는 뭘까 너무 궁금했던 무민!!!

    알고보니 판타지 소설이었다. 내 언젠가 무민 시리즈와 린드그렌 아줌마의 책을 다 읽고 나서 북유럽 여행을 가리라+_+


    역시 책이 있는 곳곳을 다녀보고 나니

    토요일이나, 좀더 많은 북카페나 서점이 영업하는 때에 다시 한 번 와서 

    하루 종일 책에 파묻혀서 여유를 즐기다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도 괜찮고, 함께 책과 마음을 나눌 친구 하나 정도 끼고 온다면 더 좋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내친구 해인이가 일하는 출판사를 멀~리서 찍었다.

    나중에 해인이 핑계로도 한번 와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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