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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책 수업 02.그림책으로 독서수업을 하게 된 이야기2
    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4. 5. 25. 13:55
    한편, 국어과 협의회에서 독서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래도 참고할만한 것은 2009년에 우리 학교에서 ㅂ샘과 ㅇ샘이 했었다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에게 읽을만한 한국 단편들을 나누어주고, (이를테면 봄봄, 동백꽃, 메밀꽃... 사수 그 정도 수준이었을 것 같다) 한 시간동안 읽고 아이들과 수업하는 것.
    매 시간마다 똑똑 떨어지고,
    예쁘게 프린트도 쌓여 공부한 흔적으로 남고, 
    수업하기도 쉬울 것 같아보였다.
    작년까지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준비하게 하는 것도 힘들고, 도서실에서 수업하는 건 더더욱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에서 가만 베개를 껴안고 생각해보니,
    45분동안,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단편 소설을 한 편 다 읽고 소화한다?
    나라도 45분이 부족할 것 같았다.
    그냥 딱 글 읽고, 주제 정리해서 불러주는 수업이 될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졌다.

    안그래도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고수모임 선생님들도 그런 것보다 단행본을 읽는 게 의미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많이 얘기해주셨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송승훈 선생님 블로그에서 보았기에 링크한다. (http://wintertree91.blog.me/10188809995 엄밀히 말하면 단편이 아니라 짧은 요약글과 단행본을 비교한 글이지만, 사실 독서수업이라고 하면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깊이 있게 무엇인가를 얻지 않겠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기에 구상한 수업은 이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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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학교 도서실에 있는 책 위주로 추천도서목록 제작,책소개
    2 내가 이번 학기에 읽고 싶은 책 주제 정하기 : 예)시 성장소설 미술 진로 책읽는즐거움 고전 세계명작 등등 자유롭게..  /여기까지 2 또는 3차시. 3학년이니 진로 위주로 생각해보도록 유도
    3 도서실에서 책을 살펴보면서 내가 읽을 책목록 정하기/4차시
    4 독서시간 전에 책을 준비해서 교실에 앉아있기. 책을 깜박한 경우 선생님의 책바구니에서 책 빌려읽고, 선생님이 과제로 내어주는 글 쓰기
    5 독서시간마다 책 읽고 독서노트 쓰기
    -1 오늘 읽은 책 제목/작가/쪽수  2 오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상태 3 오늘 읽은 부분 중에서 인상깊은 부분이나 밑줄긋고 싶은 부분 4 한 줄 생각 쓰기 5 책과 관련된 나의 경험(선택) 6 책과 관련된 세상 일(선택) 7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과 그 이유(선택)
    -1~4는 매시간 쓰기, 5~7은 쓸 내용이 있을 때만 쓰기.
    -수행평가 포트폴리오 점수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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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함께 하는 3학년 국어쌤이, 채점하기 어려울 것 같다+이렇게 그냥 책을 읽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모두가 똑같은 책을 읽고 하는 활동이 아니기에 좀 비구조화되어보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단편소설 읽기 수업에 대한 내 의견에는 어느 정도 끄덕끄덕 해 주셨다. 그래서 이 쌤이랑 함께 수업해 보는 건 처음이지만 이것저것 의견을 던져보다가 '한 시간에 하나씩 그림책을 읽는 수업은 어떨까요?'를 제안하였다.
    안 그래도 작년부터 이음책방을 드나들면서 그림책에 조금씩 맛을 들이기도 했고, 행복수업 연수를 듣다보니 그림책을 스캔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수업하는 것을 보기도 한 덕분이다.
    이 쌤을 잘 몰라서 정말 좋은 건지 아니면 그냥 자꾸 내가 얘기하니까 미안해서 그러시는 건지는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아이디어를 맘에 들어하셔서 그렇게 한 번 준비해보기로 했다. 아이들도 나도 처음 하는 그림책 수업,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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