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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독신으로 살겠다> 중간감상 1
    책읽기, 기록 2015. 2. 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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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살에 여전히 비혼인 나를 상상해본 적은 없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결혼해서 살고 있는 내가 상상이 곧잘 되는 것도 아니다.
    레벨 클리어를 하듯이 대학입시를 치르고, 취직을 했다. 그런데 그 다음 레벨인 결혼과 육아는 이상하게도 자꾸 고민이 되는 것이다. 해야하나? 노력하면 되는건가? 어떻게 하는 게 잘 하는 것인가?

    결혼에 대한 수많은(모순된) 견해를 접한다.
    마치 속담 같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더니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한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체력이 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가 생기면 놀러다니기 힘드니 놀만큼 놀라고 하기도 하고,
    결혼은 현실이고 가난이 찾아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간다고 말하기도 했다가,
    인성이 바르고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찾으라고도 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많이 받으면 주말마다 시댁 커튼을 빨아야 된다고도 했다가,
    너무 오래 연애만 하면 깨진다고, 오래 만나도 사람은 모른다며 3개월 만나고도 식 올린 사람도 있다고 하고,
    사계절은 겪어봐야 한다고도 하고.  

    그래서 내 마음도 막 널을 뛴다.
    금방 짝을 만나서 안정을 찾아야 하나? 싶다가도
    안정을 찾으려면 클래식을 들으면 되지 뭔 결혼을 해, 지금도 잘 놀면서 지내고 있는데. 하기도 하고
    남친이 너무 무심하다고.... 태어나면 연락달라고 했는데 연락이 없다고.... 주변에 징징대다가도 
    혼자 훌쩍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그런 생각이 씻은 듯 사라지는 것이, 역시 연애나 결혼에 대한 욕구는 나의 내부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주입된 것이고, 내가 바깥 시선을 많이 신경쓰다보니 힘들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근데 또 남자랑 놀면 재밌고. 

    건강정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1일 1식을 하라고 했다가, 아침을 먹는 게 좋다고 했다가, 단백질을 먹으랬다가 말았다가 뭐 그런..

    그래서 내가 심지가 굳어야 되는데
    내가 결혼을 해 본 것도 아니니 내가 결혼을 하는 게 행복한 건지 안 하는 게 적성인건지 알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어플 깔다 지우는 것처럼 했다가 물렀다가 다시 했다가 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내 마음이 결혼을 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대로 어물어물하면서 35살이 될 수도 있겠지. 연애의 가능성은 더 줄어들고 가끔씩은 퇴물 취급하는 수준 낮은 오지라퍼들을 만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전히 불안해하다가 만족하다가를 반복하겠지. 그렇게 왔다갔다 하는 거라면 둘 중 하나가 꼬옥 정답인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는 이렇게 35살이 되더라도 확신을 갖지는 못하고 있겠지. 그래서 이 만화의 35살 언니들도 그렇게 흔들리고 불안한 연애들을 하고 있는 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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