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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중 발령기 #3. 2월의 첫 번째 금요일과 세 번째 금요일학교에서 하루하루 2015. 2. 27. 22:03
가끔 윗분들이 어디 가고 싶냐고 물으면 '무조건 제일 가까운 데요!! 마곡중이요!!' 외치던 터라
양동중학교라는 이름을 본 순간 약간 불안했다. 이게 교통이 애매하면 차로는 10분 거리여도 대중교통으론 1시간을 잡고 다녀야 할 수도 있으니.. 그래서 지도앱에서 바로 검색해봤는데 집에서 4정거장 거리인데다 지하철역에서 10분 거리!!! 첫발령 받은 학교보다도 더 가까운 곳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했다. 아예 집앞의 학교를 다니면 사실 동네 수영장도 가기 힘들고 사생활이 약간 조심스러운데, 딱 좋은 거리인 것 같다. 지금 이걸 쓰면서도 다시 너무너무 행복해진다. 엔돌핀 세로토닌 팍팍:)
발령 인사를 가는 중에 지금 근무중인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그 학교에서 대체 언제 오냐고 연락이 왔다고.. 선생님들과 회식하고 강서까지 가려니 시간이 꽤 늦어진 거였다. 나랑 발령동기인 수정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젊은 사람인데다가 완전 초짜도 아닌 6년차가 오니까, 약간 '어서와 일꾼~ 기다렸어~' 라는 반응이 약간 있다. 군대에서 동생이 이병 때보다 일병 때 더 힘들었다는데 그거랑 비슷한 것 같다. 적당히 일도 할 줄 알고, 젊어서 일 많이 줘도 될 것 같고 뭐 그런 느낌. 양동에서도 인사를 드리자마자 연구부 기획 이야기를 하길래 움찔했다. 무슨 일 하는지는 잘 모르는데, 교무기획이나 연구기획은 왠지 일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나이스가 지긋지긋하기도 하지만 하던 일 하는 게 익숙하기도 하니까.
교장실을 나와서 착임계를 쓰느라 업무분장표를 보았는데, 큰 학교라서 선생님들이 많으니 역시 좋다. 문현에선 나랑 학적샘이랑 둘이 하던 일을 이 학교에서는 셋이 한다. 탐나!!!!! 그래서 '전 학교에서 4년 동안 나이스를 했는데요......'하고 생활기록부 업무를 희망업무로 쓰고 나왔다.
그리고 2월의 세 번째 금요일은 교직원회의가 있는 날.
연구기획에 당첨되었다. 앜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는 일하는 속도도 빠른 편이고 대충대충 하는 편이니까 괜찮을거야.
새학교라는 게 참 낯설다. 기간제를 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매년 이렇게 새로운 곳에 가는 걸까. 소개를 들어도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고, 그냥 선생님들 보면 열심히 인사는 하는데 그래도 막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국어과 선생님들도 부서 쌤들도 다들 너무 친절하게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교직원회의 분위기도 화기애애해 보여서 역시 소문대로 강서는 선생님들 분위기가 좋은 것인가! 싶었다. 샘들 말씀으로는 여기가 교통도 좋고 해서 인기 많은 학교인데, 아마 명퇴로 나간 선생님 자리라서 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3학년 당첨되었는데 올 3학년 아이들이 참 괜찮은 아이들이라고... 아직 겪어보지 않았지만 운이 따른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 의욕이 적잖이 생겼다. 나는 의지박약클럽 회원이어서, 실제로 수업이나 학급운영 준비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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