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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
    일상 2015. 7. 7. 19:24

    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

    내가 처음 읽었던 신경숙의 소설 속의, 이 구절을 잊을 수가 없다. 십대 초반부터 내 머릿속에 새겨졌던 문장이었다.


    내가 몰랐던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초등 고학년~중학생 때엔 지금처럼 청소년 소설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동문학을 읽기엔 좀 유치하게 느껴지고, 본격문학(?)을 읽기엔 좀 어려운.. 그래서 그때쯤 하루키나 바나나를 많이 읽었긴 한데 그건 교과서 속의 문학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 매력적이었던 거지 중학생이 뭘 이해할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날 아빠가 프린트해서 읽고 있던 몇몇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들여다보게 됐다.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김형경의 '담배 피우는 여자' 그리고 신경숙의 '작별인사'였다. 아마 그 당시에 아빠가 여성 작가들의 섬세함을 좋아했나보다.


    동시대의 소설을 처음 접한 거여서 그랬는지 나도 그때 읽었던 작품들이 모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신경숙의 소설 속의 묵직한 슬픈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했던 그 문장만은 표절이 아니길 바랐다.

    아..



    “물기척이 심상치 않다.” 

    “헤엄치는 자의 기척이 한층 짙어져 오고 있다.”<마루야마, 물의 가족, 2012>


    “물마루 기척이 심상치 않아.” 

    “먼데서 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신경숙, 작별인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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