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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키지 체험기 3일차. 멜크수도원
    일상/여행지도 2015. 8. 8. 01:20

    라틴어 숫자읽기

     이날 가이드에게 들은 건데 유용할 것 같아서 메모해둔다. 라틴어 숫자로 M은 1000, D는 500, C는 100, L은 50

     예를 들면 MDCCCL 이라고 씌어져있으면 '1850년'에 지어진 건물이라는 것. 정말 듣고 나서 보니까 건물에 이런 게 씌어져 있는 데가 많았다. 


    멜크 수도원



      정원에서.. 카메라 연사로 저 원숭이를 향해 점프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애썼는데 잘 안됐다. 우리가 거기서 한참 찍고 있으니까 우리 팀 다른 사람들도 와서 비슷한 컨셉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지나가던 키 큰 흑인 아저씨가 아주 대수롭지 않게 원숭이랑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우리를 쭈구리로 만들고 지나갔다.




      <장미의 이름>의 배경이 되었다는 멜크 수도원.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원이어서 규율도 굉장히 엄하다고 했고, 소설에서도 그런 이미지로 보여서 좀 딱딱하고 어두운 톤의 수도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밝은 노란빛, 상아빛이 어우러져 있어서 쨍하니 화사한 게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행에 대한 불만 추가. 수도원을 그냥 밟아보고 나왔다. 여러 성물들을 휙휙 지나치고 '이건 성배예요. 그리고 이건 아시죠~? 미사 때 하느님의 몸, 하면 아멘 하는 거. 그때 쓰는 거예요. 이건 수사들 썼던 관입니다' 정도의 설명을 하면서 그냥 산책하듯이 쭉쭉 지나갔다. 학교에서 애들 데리고 박물관 가면 애들이 10분 만에 와서 "선생님 저희 다 봤는데 언제 집에가요~?" 하고 조르는 것과 같은 속도다. 다른 나라 가이드들이 정말 자세하게 이것저것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옆을 그냥 휙휙 걸어가는 게 좀 민망하기도 했다. 크리스탈은 설명이 너무 무식해서 그냥 중간에 수신기를 껐다고 한다. 

      이건 정말 '가 봤다' 이상의 것이 아무 것도 없잖아!!!!!!!! 뭐 건물을 한번 제대로 훑어볼 시간이 있나... 그리고 15분만에 정원 돌고 기념품샵 있는 건물 옥상에서 사진 찍고 분수대랑 수도원 앞마당 돌아보고 오라고 하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그리고 심지어 버스 안에서 하는 설명도 그냥 평소에 사람들이 유럽에 대해서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는 말의 수준을 벗어나질 못한다. 유럽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다(정말?), 사회민주주의인데 우리 나라도 무상급식을 안 하고 있는 놈들은 돈을 내게 해야 한다(그건 당신의 정치적 견해고;;),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정보?첩보?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관음증이 어쩌네 저쩌네 하고.. 일본에서 열쇠구멍으로 여자들 엿보는 데를 가봤는데 이상하네.. 이런 얘길 할 땐 진짜 내가 왜 이런 얘길 듣고 있어야 하나 싶었다. 국정원이나 CIA나 모사드나 그런 건 정보수집능력이고 국방력인 거지 그걸 무슨 성매매랑 비교를 하고 있어. 게다가 유럽 남자들이 동양여자를 좋아하네 어쩌네 하고 한참 얘기할 때에는 진짜 더이상 들어줄 수가 없어서 그냥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 


    의심스러운 소세지



      그러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얘네들의 전통음식이라며 소시지와 오리훈제 한조각, 족발 비슷한 돼지고기 한 조각이 같이 나왔다. 그런데 오리는 한국에서 먹는 오리 맛이고 족발은 한국이 더 냄새 안 나게 잘 만드는 것 같고 소시지도 그냥 시중에서 파는 것과 맛이 같다. 

      우리 나라의 음식 수준이 세계적인 것인가......?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사먹었을 때에도 엄청 맛있긴 했는데 우리나라 맛집도 이 정도로 만들긴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엔 음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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