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One Thing
    책읽기, 기록 2016. 1. 21. 21:01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다이어리에 항상 체크리스트는 가득하지만 결국 매일매일 반도 못 채우고 잠이 들곤 한다. 이건 타고 났나 보다. 인생에서 계획을 다 지킨 날이 하루밖에 없다. 그리고 이 기록이 10년 넘게 깨지질 않는다. 한때는 이런 내가 의지박약인 것 같아서 자책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그냥 내가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란 걸 받아들인다. 


    그런 나에게 "단 하나에 집중하라!" 는 메시지가 필요할 것 같아서 집어든 책.


    이 책에서는 계속

    " 1.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2. 그 일을 함으로써

      3. 다른 모든 일들을 쉽게 혹은 필요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

    를 질문한다. 

    그리고 

    큰 그림(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작은 초점(지금 당장 시작할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말 꿈을 갖고,

    목적의식우선순위를 중요시하라는 이야기도 계속 변주하며 반복한다.


    아.. 그리고 나는 자기계발서를 너무 진지하게 읽는 나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길걸, 머리가 아팠다.


    첫 번째, 과연 '단 하나'를 정하는 게 가능은 할까?

    어떻게 나이 서른에 자기 인생의 중심, 혹은 가장 중요한 것을 정할 수 있을까? 나는 수업을 완전 멋지게 하는 선생님도 되고 싶고 그러면서 애들하고 관계도 잘 맺고 싶고 직장 동료들이랑도 잘 지내고 싶고 따뜻한 친구도 되고 싶고 사랑받는 아내도 되고 싶고 엄마를 잘 이해해주는 딸도 되고 싶은데. 

    그리고 하고 싶은 걸 완벽히 정하고 나아가는 것 자체에 회의적이기도 하다. 살다보면 여러 가지 내가 모르는 좋은 게 많은데, 목표를 하나 정하고 그것만 위해서 살라니 말이 안돼.

    하도 답답해서 이 책 사이트 the1thing.com 에 들어갔다가 저자가 포브스지에서 인터뷰한 걸 봤는데 'one thing'이 'only'를 뜻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단 하나'만을 위해서 계획을 세우라는 게 아니라 인생의 각 영역에서 '단 하나'를 정하라는 뜻이었나보다.


    그리고  매일 '단 하나'의 일을 할 시간을 4시간씩 확보하라는데 이건 진짜 불편했다.

    최근에 서평을 읽은 '타임 푸어'라는 책이 생각났다. 자신의 시간을 조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다. 사장은 회사에서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조직할 수 있지만 직원이 그럴 수 있나? 육아에 매인 여자들이 4시간씩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나? 시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1만 시간의 법칙'까지 나와서 진짜 화날 뻔 했다. 분명히 <아웃라이어>에서 말콤 글래드웰도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특별한 기회'라는 점을 언급한다. 그래서 비틀즈가 함부르크에 초대 받아 수많은 연주를 할 수 있었고, 빌게이츠도 부유한 부모 덕분에 컴퓨터 사용료를 낼 수 있었고, 집에서 가까운 워싱턴 대학에서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할 기회가 있었고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행운과 함께 누린 성공을 지금 독자들한테 하라고 요구하는 거야?! 아니 이사람이..


    미국의 기업가가 쓴 자기계발서니까 그러려니 하고 다 넘기려고 했는데 이 책의 내용도 궁극적으로 이해하기가 좀 힘들다.

    '단 하나'에 집중하라는데

    나중에 예시에 나온 걸 보면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온 가족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매주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다음 휴가를 최고의 휴가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가족 부분에서...)

    이런 식인데

    이런 식으로라면 그놈의 '단 하나'가 너무 많아서 또 내 삶에서 해야할 게 너무 많아질 것 같다.


    그나마 내가 소화한 메시지라면 

    -한 가지 일을 할 때에는 그 일에 집중하기. 

     예를 들면, 이를 닦을 때에는 이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한다!!는 목적을 생각하고 집중해서 깨~끗하게 이 닦기. (돌아다니거나 가방을 챙기거나 뉴스를 보면서 닦지 않기) 같은 것.

    -어떤 것을 이루고자 할 때, 그 일을 함으로써 다른 것을 쉽게/필요없게 하는 그 포인트!!를 찾아 습관으로 들이기

     이건 예전에 습관에 관한 책에서도 본 적이 있어서 좀 쉽게 이해가 된다. 예를 들면 식습관을 바꾸고자 할 때 가장 key가 되는 습관('핵심습관'이었던가? 이 책도 좀 대충 읽어서...;)이 '식단 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한다. 이건 내가 애들 생활 지도할 때에도 많이 하는 얘기라서 공감이 됨.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면 이 책을 읽고 얻은 것이 (제목을 볼 때 기대했던 것보다) 좀 작아서 억울하기도 하고..

    '책읽기,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리스 레싱 너무 좋아서 드러누움..  (0) 2018.12.29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  (1) 2016.06.21
    미움받을 용기  (0) 2015.09.21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0) 2015.09.21
    감상/정희진처럼 읽기  (0) 2015.05.0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