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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기록] 스위스 3일차→밀라노 1일차
    일상/여행지도 2012. 8. 7. 21:17

    * 패러글라이딩-인터라켄 마지막 산책-밀라노 체크인-스칼라 극장-갈레리아-두오모

     

    패러글라이딩

    아침에 일어나니 스위스에 하루만 더 있고 싶을 정도로 맑은 날씨였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호텔로 픽업하러 온 패러글라이딩을 같이 타러 가는 전문가들이 한국말로 “날씨 대~박, 바람 대~박” 이렇게 말해서 너무 웃겼다. 수정양과 함께 간 아저씨는 어디 사느냐고 물어서 경기도라고 했더니, “거긴 도시가 아니잖아~” 하더란다. 그래서 분당이라고 했더니 “아, 용인 근처?”라고 되물어서, 애들말로 하자면 우리 완전 깜놀. 그러고는 자기는 부산이 좋은 곳인 것 같다고 한다. 부산에 가서 이마트에서 알바하겠다고 해서 또 한참 웃었다.

     

    사실 처음엔 스카이다이빙이나, 좀더 스릴 있는 액티비티를 하고 싶었지만 막상 높은 산 위에 올라가니 약간 긴장했다. 막~ 산을 달려가다가 공중으로 훅 오를 때에 그 붕 뜨는 기분이란...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차를 타고 산을 올라갈 때부터 경치가 좋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을과 산, 호수는 더욱 아름다웠다. 구름 속으로도 휙휙! 들어가고 바람에 따라 날리며 알프스를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이 여행 어느 시간보다도 비현실적이었다.

     

    호숫가 산책

    전날 하고 싶었지만 막상 어둑어둑해지고 사람이 없는 길이라 망설여졌던 호숫가 산책도 드디어 하고 나오게 됐다. 위에서 보면 새파랬던 호수지만 석회가 섞여있어 뿌옇다. 새삼 우리나라의 물이 얼마나 맑은지 감사하게 된다. 이제 치즈와 자연의 나라 스위스를 떠나 이탈리아로 간다. 소매치기. 더러움. 개더움. 등등의 이미지를 가진 이탈리아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

     

    밀라노 도착

     

    융프라우에서 스피츠, 스피츠에서 밀라노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밀라노의 첫인상. 24일권 지하철 표를 살 때나, 도시 지도를 받을 때나,. 딴짓하면서 건네주질 않나, 다시 파리의 수준으로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 인상, 에스컬레이터의 우리 조금 앞쪽에서 한 할아버지와 흑인이 싸우는 걸 봤는데, 정말 듣던 대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할 때 동작이 굉장히 컸다. 진짜네? 싶어서 재미있었다.

    사람 구경도 재미있게 했다. 사실 파리에서는 ‘패션의 도시에서는 어떤 것이 유행일까?’ 하고 궁금해서 지하철이나 길에서 여자들을 유심히 보았는데, 유행이 없었다. 오히려 좀 수수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냥 자기 스타일대로 입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서 밀라노로 딱 오니까 사람들이 세련된 느낌이 더 많이 묻어난다. 화장도 더 많이 하고 좀더 신경쓴 것처럼 보인다. 이탈리아 전체가 이런지 밀라노가 특히 이런 건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거리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 파리에서는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옛날 건물 같은 예쁜 건물들이 있었는데 이탈리아는 그냥 네모네모진 건물들도 많아서 감동이 덜했다. 아마 프랑스가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여행을 시작했다면 그 거리들을 보면서도 우와~하고 감탄했겠지?

     

    카페 델라 오페라

    너무 배가 고파서 또 난폭해졌다. 가이드북에 나온 집을 아무데나 기어들어가서 풍기 리조또와 마르게리따 피자를 시켰는데, 솔직히 피자는 잘 모르겠고 리조또가 맛있었다. 쌀이 덜 익은 느낌이긴 하지만 그냥 얘네는 이렇게 먹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만했다. 피자는 솔직히 말하면 한국의 맛집과 비슷했던 것 같은데 리조또는 처음 느껴보는 맛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 카페가 가이드북에 소개된 것은, 스칼라 극장과 내부 인테리어가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지나다니면서 보니까 밀라노에서 건물들은 그냥 현대적 건물도 꽤 있지만 카페들의 인테리어만은 참 중후한 듯했다.

     

    몬테나폴레오네 거리

    그냥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데에만 의미를 뒀는데, 7시 반쯤 가니 거의 다 문을 닫아서 정말 걸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의외로 가게에서 물건을 보고 있거나, 쇼핑백을 몇 개씩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건 다 중국인이라는! 정말 중국은 빈부 격차가 큰가보다. 우리처럼 평범한 대학생이 열심히 알바해서는 절대 해외여행을 갈 수 없고 엄청난 부자들만 여행을 다닐 형편이 되는 게 아닌가 추측해보았다.

     

    갈레리아 주변+두오모

    조금 걸어서 스칼라 극장에 다다랐다. 기차 안에서 <이탈리아 도시기행>에서 스칼라 극장에 대해서 뭔가 많은 설명을 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스칼라 극장 앞에 서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동상이 이게 인상적이었다. 인물이 주는 무게감일까, 동상이 우뚝서서 '너 나 알아보지?' 하는 느낌이었다.

     

    갈레리아는 <이탈리아 도시기행>에서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정태남씨가 건축학적 의미를 꽤 시간을 들여서 설명했는데, 여행책에선 그냥 쇼핑몰로 다루고 있었다. 막상 가 보면 그렇게 취급하기엔 미안할 정도로 으리으리하다. 가로 세로로 뚜껑이 있는 광장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날 저녁 때 두오모 성당도 바깥쪽만 둘러 보았다. 별 감흥 없던 밀라노 거리에서 내 눈을 동그랗게 하기엔 충분한 건물. 고딕 양식이라고 하기엔 몸체가 좀 뚱뚱하다. 건물이 만들어진 시기 자체가 이미 고딕 양식의 유행이 끝나갈 때쯤이어서, 애매한 양식을 띠고 있는 거라고 들은 것 같다. 생 샤펠이나 노틀담처럼 으리으리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반짝반짝 빛나는 성당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먹을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두오모 근처에 있다는 초콜리띠 이딸리아니? 하튼 유랑 카페에서 들은 젤라또집을 찾아 빙글빙글 헤맸지만 결국 다리만 아팠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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