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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HF(저탄고지)식단 후 변화
    일상/식습관 추적기 2018. 10. 14. 19:07

    지난 달 17일부터 시작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 어느새 4주가 되어간다.

      이 식단을 했던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이미 정상 체중이었던 사람도 살이 쑥쑥 빠지고 건강이 여러 모로 좋아졌단다. 난 그 정도의 드라마틱한 효과는 잘 모르겠다. 약간 과체중이었던 덕분에 2.5~3kg 정도는 줄긴 했다. 하지만 이건 그냥 수분이 빠진 것 같다. 그냥 유산소 운동+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했으면 아마 그보다 더 빠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몸무게가 생각보다 빨리 줄지 않아서 약간 짜증이 나긴 하는데, 허리 둘레는 몸무게보다는 조금 더 성실히 줄고 있다. 그나마 위로받는다.

      운동능력은 처음 1~2주간은 감소하다가 나중엔 오히려 근력이 더 좋아진다는데, 여전히 지하철역 환승통로에서 달리면 힘이 든다. 예전보다 더 든다! 예전엔 계단도 진짜 잘 올라갔는데! 근데 애당초 최근에 갑자기 살이 많이 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라는 점이 가장 좋다. 원래 식단 관리를 3일 이상 해 본 적이 없다. 간식 안 먹고, 식사량을 줄이려고 해 보아도 딱 3일째가 되면 와구와구 먹어버리곤 했다. 보상심리 때문에 더더욱 과식하게 됐다. 애초에 다른 일에서도 뭔가 자신을 다그치면서 타이트하게 의지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편이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한다.
      이 식단은 그래도 꽤 할 만했는지, 열심히 하고 있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서 출근한다. 야근할 것 같은 날은 저녁 도시락까지 챙겨 간다. 스스로에게 뿌듯하다. 외식을 못하는 게 성가실 뿐, 실천 자체가 힘들지는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지방이 많은 음식(달걀, 고기, 버터, 각종 기름 등)을 먹는 것이 나에겐 어렵지 않다. 고기랑 야채를 먹고 나면 기분이 좋다. 생버터도 맛있다.
      무엇보다 하루 종일 배고픔과 싸우지 않아도 되니까 지금까지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방탄커피랑 달걀 하나 부쳐먹고 출근하는데, 예전에 아침식사로 사과랑 닭가슴살을 먹었을 때보다 훨씬 포만감이 든다. 점심시간까지 배도 안 고프다.

      아직 내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산물(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케토시스 상태라는 것을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이것 역시 확실하진 않지만 키토 플루 비슷한 증상이 있긴 했다. 힘이 하나도 없고 머리가 아팠다. 저탄고지를 하는 데에 있어 간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출근할 수가 없을 지경이어서 진통제를 먹었다. (그렇다.... 실은... 아픈 것도 잘 못 참는다. 금방금방 약 먹는다.) 한 3일쯤 먹은 것 같다. 그 이후에 차츰 괜찮아졌다. 솔직히 말하면 머리는 원래 심심하면 아팠기 때문에 키토 플루였는지 환절기 감기였는지 일상 이벤트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추석 때 탄수화물을 갑자기 많이 먹었을 때(송편을 5개 이상 먹은 걸로 기억한다), 친구들 모임에서 술을 아주 쪼끔 마셨을 때, 다음 날 머리가 막 아팠다. 탄수화물 많이 먹고 나면 머리가 아픈 것 같다. 확실히 다음 날 식욕도 좀 많이 돈다. <최강의식사>에서 나왔던 단백질 단식일을 실천하면서 탄수를 좀 많이 먹은 날도 다음 날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쓰는 '입터진다'는 말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정말 귀여운 단어다. 그간 참고 참았던 덕분에 식욕이 폭발해서 과식한다는 의미가 확 와닿는다. 요 며칠새 너무 식욕이 돌았다. 단백질을 줄여서 그런가, 배터지게 먹지 않고 살짝 아쉬울 때 숟가락을 놓아서 그런가, 추측하기도 했지만 달력을 보니 월경이 얼마 안 남았다. 호르몬의 흐름상 식욕폭발 주간이었던 것이다ㅋㅋㅋ
      원래 월경 시작한 주엔 밥맛이 뚝 떨어지고, 3주차 지나면 진짜 미친 듯이 배가 고파서 하루종일 먹을 걸 입에 달고 산다. 게다가 주로 단것이 땡겼다. 저탄고지 시작 전에 비하면 그 폭발하는 식욕의 정도가 심하진 않은 것 같다. 식욕이 폭발할 때마다 과자 말고 버터나 아보카도 같은 걸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요즘 실천하면서 어려운 건 두 가지. 외식할 때 스트레스 받는다. 사람들한테 '저 저탄고지 하고 있으니까 메뉴는 ~~~~가 어떨까요?'라는 말을 못 하겠다. 괜히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가끔 먹는 건 괜찮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사람들 만나서 밥 먹을 일이 많다. 초반엔 일부러 식사 다 마친 시간에 갔는데, 그게 가능한 모임도 있지만, 친구들 모임에선 그것도 실례니까.
      또 하나는 단백질을 제한하는 것. 가장 타이트한 기준으로는 목표몸무게*0.88g의 단백질을 먹으라고 하는데 그러면 나는 하루에 먹을 수 있는 단백질이 삼겹살 180g 또는 소고기 150g + 달걀 2개 정도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적은 것 같지도 않은데 막상 이걸 하루에 나눠서 먹으려고 하면... 적게 느껴진다. 단백질을 이렇게 먹으면서 어떻게 지방을 많이 먹을 수 있을까. 일단 직접적으로 버터나 기름을 좀더 먹고는 있다.

      지금까지 빠진 아주 조금의 살이 저탄고지 때문인지, 술과 단것(특히 스벅 프라푸치노!!)을 끊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계속 추적기를 남겨보겠습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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