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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변에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임고를 말하다+_+ 2010. 1. 31. 05:39


    혹시나 해서 서울시 교육청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http://teg.sen.go.kr)
    지금은 새벽 시간이니 혹시 테스트하고 있진 않을까?
    서울시 교육청 컴퓨터가 밀레니엄버그로(응? 2010년에?) 에러가 나서 지금 합격 발표가 뜬 건 아닐까?
    라는 어이없는 상상을 하면서..

    하지만 역시 야속하게도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다는 말만.

    그래 '주변에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을 수험생이 있을 땐 이렇게 하자' 메뉴얼 같은 게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듣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말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하 내용은 나처럼 시험결과가 궁금하긴 하지만 그렇게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닌 사람, 합격날까지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사람, 2차 시험 이후 가위 눌린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에게(만) 적절할 수도 있다.

    1. 가족이라면
     너무 기대하고 이러면 정말 스트레스가 백만 배로 증가한다. 재수할 때 제일 미안한 생각이 드는 것도 부모님인데..
     어차피 가족이나 본인이나 기대하고 있는 거 아니까, 차라리 갈궈주는 편이 낫다.
     "너 발표 이틀 남았네? ㅋㅋㅋㅋㅋ" "2차는 2배수고 3차는 1.5배수니까 3차에서 떨어질 확률이 더 높네?ㅋㅋㅋ" "너 2차 점수는 높아?ㅋㅋㅋㅋ" 등이다.
    그러나 가족 중에서도 수험생보다 아랫사람이라면 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이렇게 말하는 건 또다른 효과가....

    2. 기타 지인

    무조건 '넌 될거야'

    나보다 한 해 앞서 친구가 초등 임용을 쳤다. 그 친구는 1차 2차가 모두 컷라인에 가깝다며 최종 발표가 나기 전까지 많이 불안해 했었다. 나는 주변에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당연히 될거야~^^'란  말을 듣다가 최종에서 떨어지는 사례를 종종 보았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 그냥 '됐어 넌 될거야 걱정하지 마' 라고 자신있게 말해 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후회한다.
    어차피 옆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뿐이다. 이미 손에서 떠난 시험이고, 어쩌지도 못할 일로 발표날까지 마음 졸이고 있는 게 아닌가.
    나로 말하자면 주변 사람들이 '당연히 되지' '네가 아니면 누가 되니' 등등의 말을 한다고 해서 안심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인 말을 해 주는 게 적어도 그 사람과의 관계-_-에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란 말도 있으니까 만나거나 연락할 기회가 된다면 많이많이 긍정적인 말을 해 주자. (난 '느낌이 좋아' '기도 많이 해 줄게' 등의 말이 좋았다^ㅡ^)

    그러나,

    먼저 연락하지 말자-_-;

    1, 2차 합격 소식이 많이 소문이 퍼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아직 다 붙은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지나친 기대를 받는 것ㅠ_ㅠ 게다가 자신도 없는데..(물론 자신 있는 수험생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난 굉장히 자신 없는데 너무 멀리멀리 소문이 퍼져서, 가면 쓰고 다니고 싶었다)

    나의 경우는,
    그래서 2차 시험 발표가 나고, 3차 시험 보기 전까지는 아예 사람들하고 만나는 자리 자체를 많이 피했었다.
    나는 불안하고, 당연히 사람들은 잘 될 거라고 하지만 그런 말로는 안심이 되질 않고,
    (이건 나쁜 생각이지만) 어차피 떨어질 거면 1차에서 떨어지나 3차에서 떨어지나 똑같은데 여기까지 와서 떨어지면 더 쪽팔려....라는 ......... 솔직한 마음.....
    원래 우울하거나 속상할 때 다른 사람들의 격려를 받고 힘을 내는 스타일인데도, 내 자신이 추스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도 들고, 다른 사람들이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불안감이 증폭되어서(평소엔 굳이 생각해내서 불안해하지 않는 편이었다) 사람들 만나는 걸 피하곤 했었다.

    3차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지금 봐야 기분 좋게 보지~'라는 생각에 마구마구 약속을 잡아 놀러 다녔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듯 하고.

    자주 만나던 친구, 베프 등등 친한 사이라면 마구 연락하고 챙겨줘도 괜찮다. (그런 사이라면 이미 시험 전날까지도 서로 통화도 하고, 만났을 지도.)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면 그쪽에서 먼저 연락해오기 전까지는, 궁금해도 그냥 기다려주자. 최종 발표 이후에 합격/불합격 소문이 멀리멀리 퍼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마음^ㅁ^

     예전에 한 임용카페 게시판에서 시험 전날, 친구에게 불안하다고 말했다가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란 말을 듣고 상처받은 사람(아마 2,3번째쯤 시험을 치르는 분이었던 것 같다)의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아마 친구는 그 수험생이 삼수생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유행어를 써서 친구의 불안을 작은 것으로 만들어 안심시켜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공부하다 보면 작은 마음이 되어, 주변 사람들의 말 한 마디에도 오래오래 신경을 쓰게 되기도 한다. 공부가 워낙 자기 안을 파고 드는 일이라서 그런지.. 그래서 차마 나도 수험생인 주제에, '말조심 좀 해 주세요!'라고 하지는 못 하겠다. 대신 배려해 주는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말을 해 줄 수 있을 것이고, 말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과의 신뢰가 있다면 잘 풀 수 있을 것 같다.


    음, 써놓고 나니 별 게 없다.
    생각해 보면 합격자(최종이 아니라 1, 2차만 붙은 거라도)들이 같이 공부했던 다른 친구들을 대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이 더 많은 것도 같고..?
    결론은 이런 글 쓴 게 창피하지 않게 나도 좀 붙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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