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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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생각보다 소셜하다니까일상/하루에 한장 2015. 2. 2. 23:03
사람들이 정말 그런 말을 많이 했다. 고양이는 주인을 무시하지 않느냐, 혼자 놀지 않느냐.. 그럴 때마다 대답했다.고양이가 생각보다 굉장히 소셜해요.밤늦게 누군가 깨어있으면 꼭 그 사람 옆에 와서 지내고, 여럿이 안방에 모여 이야기를 하면 자기도 꼭 안방으로 오고,모두 외출하고 집에 단 한 사람만 남아있으면 그 사람 옆을 맴돌아요.강아지처럼 충성스럽지는 않아서 자기 졸릴 땐 모른척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동거인들 곁에 있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오늘 인터넷에서 읽은 글(http://m.newsfund.media.daum.net/m/episode/357)에서 그랬다.고양이는 조용히 학대받는 동물이라고. 혼자서 '사냥'을 하는 거지, 혼자 두어도 되는 동물은 아닌데 사람들이 그냥 혼자 두곤 한다고.. 2박3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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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여유에서 나오는 걸꺼야일상 2015. 1. 31. 11:00
만일 당신이 예술이나 문학을 추구하고 있다면 그리스인이 쓴 것을 읽으면 된다. 진짜 예술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노예제도가 필요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이 그랬듯이 노예가 밭을 갈고, 식사를 만들고, 배를 젓고, 그리고 그 사이 시민은 지중해의 태양 아래서 시작(詩作)에 전념하고, 수학을 다룬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무라카미 하루키,「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중 1월에 포스팅을 엄청 많이 했다. 절대적인 포스팅 숫자도 많았지만 이번 1월은 집에서 뭔가를 쓰는 걸 많이 했다. 서울 구석에 박혀있다는 핑계로 외출도 줄이고 이렇게 한가한 방학은 처음이다. 이 시간적 여유가 결국은 뭔가 자꾸 쓰고 찍게 만든 것 같다. 그러니 나는 제발 나에게 한가로움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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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에게 배반당했냥일상/하루에 한장 2015. 1. 31. 10:46
털을 홀랑 깎이고 홀랑 캣타워 꼭대기로 도망간 나래. 바리깡질을 당하고 나면 한동안 나래는 토라져서 우리 옆에 오지도, 그르릉대지도 않는다. 장모종 고양이를 기른다는 것은 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털을 깎고나면 자그마해지는 것이 안쓰럽지만..옷에 콕콕 박히는 털, 이불이며 카페트, 소파 위까지 점령해버리는 털, 공기 중에도 둥둥 떠다니는 털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을 용서하거라. 얌전히나 있으면 좋으련만, 3년이 지나도록 털깎는 것만은 아주 격렬하게 거부한다. 손톱을 세우고 앞발을 빼보려고 하지만 그 손톱이 내 장갑에 끼어서 허우적대기도 하다가, 아주 뾰족하게 울다가 불쌍하게 울다가, 잠깐 이빨도 세웠다가 겨우 손등 한 번 찔렀다가, 실은 바리깡을 들고 미는 사람+앞발 잡는 사람+뒷발 잡는 사람 세 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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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이히만에게 속았나일상 2015. 1. 27. 06:49
한겨레 21(2015.01.26. 제 1046호) 기사 스크랩. 밑줄 그으면서 두 번 정독한 기사는 처음이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종종 아이히만 이야기를 했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아이히만이 공무원으로서 자기 임무에 충실해서 엄청나게 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것처럼, 착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볼 줄도 알고, 제대로 사유해야 한다고. 그런데 아이히만이 능동적인 나쁜 사람이었고, 심지어 그의 연기에 한나 아렌트도 홀랑 속고, 40년도 더 지난 후에 한국이라는 멀리 떨어진 나라의 선생님까지도 잘못 이야기하고 있었다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서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보다는 나에게 새기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국가공무원으로서 지침을 하달받는 위치이자 기존 체제의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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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가족여행-무질서하게#5일상/여행지도 2015. 1. 21. 16:40
가장 인상깊었던 것을 쓰면서 여행기 마무리. 11_ 버스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리는 일본의 버스. 한 가지 우리나라와 달라서 눈에 띄었던 것이 있다면, 모두가 앉은 다음에 버스가 출발하고, 버스가 정확히 정류장에 서고 난 다음에야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린다는 것이다. 시간을 한번 재어보면, 사람이 타자마자 문을 닫고 출발하는 우리 나라 버스보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잡아먹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보다는 '사람'을 존중하는 느낌이 들어, 작은 차이가 어마어마한 마음의 여유를 주었다. 더더 놀라웠던 것은 휠체어를 탄 사람이 대중교통을 타는 모습이었다. 후쿠오카 타워에서 텐진역으로 가는 버스 안. 갑자기 버스기사가 벌떡 일어나서 장애인석에 있는 의자를 훅 접어 넣는 것이었다. 그리고 버스 뒷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