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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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체험기 3일차. 비엔나일상/여행지도 2015. 8. 8. 01:33
그렇게 비엔나에 도착했다. 내가 패키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현지 가이드와 인솔자가 별개의 가이드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같이 다니는 인솔자가 가이드라서 계속 이런 저런 설명을 해 주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따로 도시마다 가이드가 있었다. 가이드도 역시 급하게 진행하긴 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쉔부른 궁전 쉔부른 궁전은 베르사이유와 비견되는 아름다운 궁전이라고 하는데, 정말 다니면서 베르사이유랑 비교가 많이 되었다. 아마 크리스탈이랑 저번에 베르사이유를 함께 갔던 기억에 더 그랬나보다. 둘이서, 우리 그땐 이랬는데~ 그땐 이랬는데~를 계속 반복하며 다녔다. 규모라든가, 큰 정원이 딸려있다거나, 들어가자마자 첫번째 방이 베르사이유의 거울의 방을 연상시킨다거나 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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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체험기 3일차. 멜크수도원일상/여행지도 2015. 8. 8. 01:20
라틴어 숫자읽기 이날 가이드에게 들은 건데 유용할 것 같아서 메모해둔다. 라틴어 숫자로 M은 1000, D는 500, C는 100, L은 50 예를 들면 MDCCCL 이라고 씌어져있으면 '1850년'에 지어진 건물이라는 것. 정말 듣고 나서 보니까 건물에 이런 게 씌어져 있는 데가 많았다. 멜크 수도원 정원에서.. 카메라 연사로 저 원숭이를 향해 점프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애썼는데 잘 안됐다. 우리가 거기서 한참 찍고 있으니까 우리 팀 다른 사람들도 와서 비슷한 컨셉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지나가던 키 큰 흑인 아저씨가 아주 대수롭지 않게 원숭이랑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우리를 쭈구리로 만들고 지나갔다. 의 배경이 되었다는 멜크 수도원.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원이어서 규율도 굉장히 엄하다고 했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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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체험기 2일. 할슈타트-짤츠캄머굿-잘츠부르크일상/여행지도 2015. 8. 8. 01:06
아우구스부르크 호텔 주변 산책 공기가 너무 좋았다. 시원해서 더 쾌적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평범한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인데도 페인트가 너무 깨끗하게 칠해져있어서 정말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 예쁜 집들 사이로 민달팽이는 왜이리 많은지 예쁜 집들 사이에 살지만 내집 없는 건 늬랑 내랑 같구나. 할슈타트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버스로 그냥 국경을 넘었다. 그 어떤 절차도 없이. 국경 초소도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확실히 삼면이 바다인 나라와 이렇게 쉽게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세계관은 다르겠지. 날씨는 정말 까다롭다. 춥다. 어제는 너무 추웠고, 오늘은 아예 그 정도를 예상하고 나와서인지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 비가 계속 오다말다 했다. 비가 오다가, 햇빛이 반짝반짝 나다가 다시 막 비가 오고~ 덕분에 모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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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체험기 1일차. 프랑크푸르트-아우구스부르크일상/여행지도 2015. 8. 8. 00:55
나는 어떻게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게 되었나 올해 정말 컨디션이 이상했다. 내가 좋아하던 것들도 이상하게 다 재미없고 무덤덤하고 만날 지치고 피곤하고 아팠다.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도 처음엔 완전 자유로 가려고 생각했었다. 항공권 검색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동선을 생각해서 프라하 인 아웃, 프라하 인 부다페스트 아웃 등등 여러 경로와 항공사를 넣어보고 검색했던 때의 메모를 들여다보니 경우의 수가 14가지나 된다. (세어보니 무기력한 사람 치고는 꽤나 많이 알아봤군.) 작년에 애용했던 호텔 예약 사이트들을 통해서 게스트하우스나 호텔도 몇 군데 예약을 걸어놨었다. 그런데 항공권이랑 숙박이 물론 제일 큰 문제이긴 하지만 어디 여행에서 준비해야 될 것이 한두 가지인가. 도시간 이동은 어떻게 할 지, 대중교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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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일상 2015. 7. 27. 19:54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그냥 애들 만화 같지 않다고 해서 주변에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전에도 내가 느끼기엔 픽사 애니메이션은 그냥 애들 만화가 아니었지만, 보기 드물게 '보고 싶어서'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였다. 나랑 같이 간 팬돌이는 이 영화를 보다가 졸았다고 한다. 서사구조보다는 감정에 주목하면서 봐야 하는 영화라서 그런 듯하다. 내 쪽은, 정말이지 '감정이나 기억에 대해, 사람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쩜 저렇게 잘 표현했지?'하고 감탄했다. 나는 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 대단하답!!!! 이란 생각이 들 때 꽤나 감동하는 편이다. 그리고 여기부터 스포가.. 기억들이 모여서 나의 성격을 형성한다. 그런데 그 기억에는 감정이 항상 함께하고, 때론 그때그때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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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15년일상 2015. 7. 21. 20:43
마의 2015년 아프지 않은 날이 없다. 몸살이 나으면 위염이 오고 위염이 나으면 꼬리뼈를 다치고 허리가 나으면 편도선염이 오고 편도선염이 나으면 위경련이 오고 위가 나으면 후두염이 오고 목이 나으니 이젠 무릎이 아프다. 전에 없이 편한 학교에 왔으나 전에 없이 기력이 없다. 나에겐 더없이 낯선 날들. 쓰잘데기 없지만 올해의 상태가 너무 낯설어 기록해두고 싶다. 혹자는 학교를 옮겨서 그렇다고 하고 혹자는 방학 전날이라 지쳐서 그렇다고 하고 혹자는 결혼할 때가 됐는데 결혼을 안해서 그렇다 하고 혹자는 너도 이제 30대가 되려고 그런다고 하는데 어디 가서 며칠간 푹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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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일상 2015. 7. 7. 19:24
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내가 처음 읽었던 신경숙의 소설 속의, 이 구절을 잊을 수가 없다. 십대 초반부터 내 머릿속에 새겨졌던 문장이었다. 내가 몰랐던 것일 수도 있지만,내가 초등 고학년~중학생 때엔 지금처럼 청소년 소설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동문학을 읽기엔 좀 유치하게 느껴지고, 본격문학(?)을 읽기엔 좀 어려운.. 그래서 그때쯤 하루키나 바나나를 많이 읽었긴 한데 그건 교과서 속의 문학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 매력적이었던 거지 중학생이 뭘 이해할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날 아빠가 프린트해서 읽고 있던 몇몇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들여다보게 됐다.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김형경의 '담배 피우는 여자' 그리고 신경숙의 '작별인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