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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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찾기 활동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5. 7. 28. 06:31
여러 선생님들이 어휘 학습을 갖가지 방법으로 하는데, 지난 학기엔 그냥 아주 고전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이 모를 만한 단어가 많은 글을 읽기 전에, 어려운(내가 보기엔 아이들이 모를 것 같은) 단어들을 죽 나열하고, 그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도록 하였다. 나의 원래 의도는 그러면서 아이들이 글도 한 번 훑어보도록 하는 것인데, 사전을 찾으면서 글을 읽게 되진 않는 것 같다. 마치 소리 내어 글을 읽으면 글보다는 발성에도 신경쓰게 되어 글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사전 찾기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신기한 건 이 활동을 할 때에는 손 놓고 있는 애들이 거의 없다. 평소에 쓰기 활동을 시키면 멍-하니 있던 애들도, 어쨌든 글씨를 알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니 한 시간 동안 계속 꼬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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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수업일기.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5. 5. 6. 22:06
어릴 때에 그냥 '반어적 제목'과, 조금 더 하면 김 첨지가 거친 남자였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던 소설이었다. 그런데 막상 수업을 하며 여러 번 다시 읽으니 지금까지 을 그렇게만 기억했다는 것이 좀 미안했다. 그러니까, 그때엔 김 첨지가 얼마나 처절하게 가난했던 것인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수업 자료를 만들면서 지금 물가로 계산해보니 김 첨지가 살았던 월셋방은 무려 한 달에 4만원. 이때 진짜 놀랐다. 아이들에게 내가 2007년 즈음 살았던 25만원짜리 고시원 방의 구조를 그려주고 나서, 이것보다 여섯 배 나쁜 방에서 온 가족이 산 거라고 이야기해주었는데 그걸로 실감이 좀 나긴 할까. 작년에 '모모' 수업을 할 때에도 그렇고 내가 감동 받고 흥분해서 문학 수업을 한데도 아이들에게 얼마나 전달되었을지 궁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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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수업 2차시-돼지책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4. 6. 8. 22:01
두 번째 그림책 수업은 앤서니 브라운의 . 아이들이 '저도 이거 봤어요!!'하고 반가워했다. (다들 어릴 때 그림책은 잘 보았구나. 이걸 16살이 되어서 다시 하는 것이 정말 너희에게 의미가 있을지는 선생님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 전형적인 4인 가족에서 엄마는 가사노동과 직장생활을 힘겹게 병행하고, 아빠와 아들 둘은 집에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날 엄마는, '너희들은 돼지야!'라는 쪽지를 남기고 집을 떠나고, 아빠와 아들들은 정말 돼지처럼 제대로 먹은 것도 못 치우고 먹을 걸 해 먹지도 못하고 집도 더럽게 해 두고.. 그러다 엄마가 며칠 후 돌아오자 사이좋게 집안일을 잘 나누어서 하게 되었다는 행복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의 압권은 맨 마지막 부분인 것 같다. 딱 거기서 끝이 아니라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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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수업 1차시. 미어캣의 스카프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4. 6. 8. 21:47
그림책 첫 수업은, 이음에서 홀랑 읽고나서 반해버려서 도서실에도 단체주문한 "미어캣의 스카프" 어느날 평화로운 미어캣 세상에 한 미어캣이 빨간 스카프를 하고 나타나는데, 모두가 이유 없이 그 스카프를 갖고 싶어서 먹을 것을 막 갖다 바치고,모두가 빨간 스카프를 갖게 되자 계속해서 새로운 색의 스카프가 유행하고,결국은 미어캣들의 세상은 황폐해져서 모두 떠나버리고 남은 몇몇의 미어캣은 스카프를 풀어내고 다시 평화로운 삶을 찾는다는 이야기다.'꽃들에게 희망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주제의식이 좋아서 이 책을 처음으로 골랐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누가 미어캣들이 스카프를 가져야한다고 부추기는가?계속해서 새로운 색깔의 스카프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왜 미어캣들은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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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수업 02.그림책으로 독서수업을 하게 된 이야기2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4. 5. 25. 13:55
한편, 국어과 협의회에서 독서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아무래도 참고할만한 것은 2009년에 우리 학교에서 ㅂ샘과 ㅇ샘이 했었다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에게 읽을만한 한국 단편들을 나누어주고, (이를테면 봄봄, 동백꽃, 메밀꽃... 사수 그 정도 수준이었을 것 같다) 한 시간동안 읽고 아이들과 수업하는 것.매 시간마다 똑똑 떨어지고,예쁘게 프린트도 쌓여 공부한 흔적으로 남고, 수업하기도 쉬울 것 같아보였다.작년까지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준비하게 하는 것도 힘들고, 도서실에서 수업하는 건 더더욱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에서 가만 베개를 껴안고 생각해보니,45분동안,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단편 소설을 한 편 다 읽고 소화한다?나라도 45분이 부족할 것 같았다.그냥 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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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수업 01. 그림책으로 독서 수업을 하게 된 이야기1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4. 5. 25. 13:09
사실 국어교사로서 이런 말을 하기는 부끄럽지만, 교과서로 수업하는 것이 정말 아이들의 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는 언제나 의문이다. 예를 들면 설명문을 읽고, 날개 질문에 답하고, 중심내용을 요약하고, 주제에 대해서 조금 더 심화된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도 읽기 교육에 적합한 것은 맞는데, 실제 교실 수업에서는 "얘들아, 날개 질문에 답을 생각하면서 이 글을 읽어봐."라고 했을때몇몇 아이들은 글이 아니라 '글씨'만을 읽기 때문에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몇몇 아이들은 제재가 다루는 내용에서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하고(읽지 않고)몇몇 아이들은 굉장히 대충 읽으면서도 자기가 대충 읽고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5분만에 자기는 몰라서 못하겠다고 하거나 굉장히 대충 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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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첫 수업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3. 8. 19. 23:04
수업 진행 : 0. 인사 ^ ^ (90시간 동안 연수 들으면서- 체력이 달려서 너무 힘들었다, 에어컨이 그립다, 3시 반 이후에는 아무리 좋은 강의도 머릿속에 남지를 않더라.. 등등의 얘기를 할 때 그래도 애들이 좀 들어준 것 같다.)1. 2학기 수업 오리엔테이션 2. 방학 동안 있었던 일 나누기 : 3단계 인터뷰 1정 연수 때 배운 3단계 인터뷰를 써 먹어 보고자 했다! 수업 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A4용지를 4등분해서 각 사분면에 방학 때 내가 가장 많이 한 일/방학 때 가장 재미있었던 일/방학 때 가장 힘들거나 괴로웠던 일/올해 안에 꼭 하고픈 일 쓰기 둘째, 내가 쓴 것 중 하나를 짝꿍에게 설명해주기(서로) 셋째, 4명이 모둠을 만들어서, 내 짝꿍이 설명해준 내용을 모둠원들에게 전하기 이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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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만남 글쓰기 돌아보기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3. 8. 15. 15:02
수업 돌아보기 1. 내가 기대했던 것 중학교 1학년 학기초, 초등학교 때부터 알아왔던 친구들도 많지만, 그래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따돌림을 받던 아이도 과거를 씻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한편으론 내가 친구들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고 따돌림을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교실을 맴돈다. 뻔한 자기 소개 대신, 뻔한 인사 대신, 이 푸릇푸릇한 시간에 친구 한 명을 가까이 두고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친한 친구를 뽑더라도, 둘의 사귐이 더 깊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친하지 않은 친구를 뽑는다면 더 좋다. 30명이 한 교실에서 생활하더라도, 나와 같은 그룹의 친구가 아니면 마주 보고 밥 먹기 서먹서먹해하지 않는가. 평소에 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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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1학년 책목록.학교에서 하루하루 2013. 3. 24. 22:15
올해 선생님들과 마음이 맞아 교과서에서 뺄 것은 좀 빼고, 1주일에 1시간은 책을 읽기로 하였다. 책 한 권 사서 읽기를 하기로 했는데, 아이들에게 이 중에서 골라보라고 나누어준 책 목록이다.우리학교 중1 아이들 수준에 맞게 조정은 했는데 이게 또 매년 조금씩 다르니 올해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내가 쓴 것들도 있긴 하지만,물꼬방 모임에서 얻은 것이 더 크기에 이걸 올려도 될지 고민이 된다.그러고 보면 수업 자료들도 완전히 오리지널한 나의 자료는 많지 않은데..특히 앞부분에서는 승훈샘의 말투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일단은 올리고 생각해보기로.. 국어시간에 1학년이 읽는 책 Q. 책을 고르신 기준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 그리고 1학년이기에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만한 책을 모았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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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첫수업자료학교에서 하루하루/공립에서 수업하기 2013. 3. 24. 22:07
국어 첫 수업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썼던 자료-1 국어를 왜 공부해야하는지(5단위나!!) 2 수업시간 규칙,3 어떤 것을 공부할지(교과서에 대한 관점-'교과서'를 공부하는 게 아니다. '교과서'를 활용해서'국어'를 공부한다., 교과서 재구성 순서 소개)4 1학기 평가 안내를 이야기하였다. 아이들의 진단 설문은 시간이 모자라서, 두 번째 시간에 간단히 받고 시작했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인데, 수업 규칙과 국어공책 쓰는 방법을 꼼꼼히 얘기하려다보니, 너무 지시적인 언어를 많이 쓰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근데 3월인데도 아이들의 수업 준비도가 유난히 떨어지고, 수업 규칙을 어기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뭐 그리 무섭지는 않았던 건가. 또, "쌤, 교과서 왜 건너뛰어요?" 라는 애들이 종종 있는 걸 보면,첫 시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