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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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ew Life>를 읽다가책읽기, 기록 2015. 1. 29. 13:16
버나드 맬러무드의 (어떤 책은 '또 하나의 인생'으로 번역한 것 같기도 하다)를 하루 동안 전투적으로 읽었다.처음에는 불합리한 상황- 지금 한국에서나, 교육 현장에서 공감할 만한 것들이 많아서 공감하면서, 진지하게 읽었는데 결말이 풀려나가는 걸 보니 이건 나름의 유머인건지 이런 걸 아이러니라고 하는 건지 웃어야 하는건지..... 그런데 묘하게 또 이 사람이 쓴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지는 거라. 책장을 노려보니「피들먼의 초상」이 있어서 천천히 읽으려고 꺼내왔다. 그리고는 문득 생각했다. 쌍팔년도에 나왔던 주옥 같은 세계문학전집이 우리 집에 있어서 내가 버나드 맬러무드를 읽게 된 일, 그냥 책장에 있던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뽑아들게 된 일에 대해서. 이 전집은 엄마가 신혼초인가 결혼전이랬나 그때 샀다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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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좋아하면 울리는> 감상.책읽기, 기록 2015. 1. 29. 10:07
새로운 기술과 미디어가 변하는 만큼, 우리 삶의 양식도 바뀌어가곤 한다. 핸드폰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좀더 약속을 쉽게 취소하게 되지 않았을까. 교환수가 전화를 바꿔주던 시대에서, 한 집에 한 전화를 쓰게 되면서, 한 사람이 한두 개의 핸드폰을 쓰게 되면서 바람 피우는 것도 더 쉬워지지 않았을까. 디지털 카메라도 그렇다. 비용도 덜 들고 편리하지만, 한 장의 사진이 덜 귀해졌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좋알람’도 그렇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10m 반경 안에 있다면 울리는 알람. 잠깐 동안, ‘인간의 연애 감정을 어떻게 측정하지? 신체변화로? 그러면 사랑이란 그저 화학적 변화의 산물이란 말인가?’ 하고 생각이 막 뻗어나가는데, 이 작품에선 굳이 그런 문제 제기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접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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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빤딸레온과 위안부들(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책읽기, 기록 2014. 6. 8. 20:41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을 카톡 프로필에 써 두곤 하는데, 은 왠지 좀 쓰기가 민망한 것이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요즘 책으론 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특별봉사대'는 그런데 느낌이 잘 살지 않는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을 읽어나갈 때는 무지 헷갈렸다. 문단 구분도 없이 이 장면 저 장면이 겹쳐진다. 빤딸레온이 엄마와 대화하는 장면 가운데, 갑자기 아무 예고 없이 장군들의 회의 장면이 끼어드는 식이다. 그것도 딱 두세 문장 간격으로. 그런데 그런 구성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급박한 분위기도 아닌데, 영화적으로 장면이 확확 전환되는 것이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외출해 있는 동안 친구와의 만남이 충분히 재미있었는데도, '아 빨리 집에 가서 끝까지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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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싶은 집은...>을 읽고책읽기, 기록 2012. 9. 18. 21:15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사실, 집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 집도 아니고, 내가 가까운 미래에 내 집을 가질 일도 없을 것 같고, 집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계기가 없었다고 하면 맞겠다. 그래서 승훈샘이 쓴 책이지만서도, 사실 크게 관심이 가진 않았었다. 오히려 나는 잔서완석루에 몇 번 가봤는데, 책까지 읽을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했더랬다.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바로 고양이님 때문이었는데, 반 년 전만 해도 트리플 악셀을 할 것 같았던 우리 고양이님의 점프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평면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파트는 고양이를 위해서는 참 좋지 않은 집이라는 거, 여러 높낮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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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밑줄 긋기책읽기, 기록 2011. 7. 28. 13:35
1. (70쪽) 그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것, 소위 쿨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글을 쓸 때에도 어쩌면 그게 더 쉽고, 뭐랄까 문학적으로 더 멋있게 꾸미기에도 좋아.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인생은 상처는 받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더욱 황당한 것은 상처는 후회도 해 보고 반항도 해 보고 나면 그 후에 무언가를 극복도 해 볼 수 있지만 후회할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 때의 공허는 후회조차 할 수 없어서 쿨(cool) 하다 못해 서늘(chill)해져 버린다는 거지. 네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 길을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네 인생 전체가 쿨하다 못해 텅 빈 채로 '서느을'하다고 생각을 해 봐. 네가 엄마 앞에서 '으악!'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구나. 그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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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인터넷 소설가, 이금이책읽기, 기록/아이들과 읽고 싶은 2011. 2. 27. 10:44
3월, 우리 반 학급 문고에 나도 책을 열권쯤은 넣어줘야겠는데, 어떤 책을 넣을까 하다가 추천글을 보고 라는 책을 같이 주문했다. 요즘 수준 이하의 청소년 소설이 많아서, 내가 읽어보지 않은 책을 주문하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니까 믿을 만하겠거니 하고 주문했다. 처음엔 두께가 너무 얇아서 실망했는데 1시간 정도? 완전히 몰입해서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구성이었다. 학교에서 전통적인 5단 구성,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가르치다 보면 참 재미가 없다. 그게 기본이긴 하지만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재미있게 하기 위한 여러 구성 방법이 있지 않나, 이런 것도 좀 소개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어쩌면 요즘은 저런 전통적 5단 구성을 따르는 소설이 더 적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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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린저를 기억하며_ 호밀밭의 파수꾼책읽기, 기록 2010. 2. 1. 10:21
원래 하워드 진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도서관에 가서 아니면 를 빌려 읽을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딱히 그전에 샐린저에 대해 관심은 없었지만) 샐린더 타계 기사를 책장에서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호밀밭의 파수꾼을 집어낼 핑계로 삼아 읽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쯤 이 책을 사서 읽었던 듯한데, 아마 하루키의 영향일 것이다. 아니면 다른 어떤 장편에서 이 책이 언급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나서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진 않았었다. 역시 미국이랑 우리랑 문화적 차이가 커서 그런지 공감이 안돼, 일단 읽으면 너무 우울해져서 미치겠어 등등의 인상이 남아있던 소설이다. 그래서 좀처럼 다시 꺼내들게 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 어떻게 하면 시간을 쉽게 생각없이 흘려보낼지 고민하는 요즘이기에.. 다시 읽게 되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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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훈 선생의 꿈꾸는 국어수업>, 시험 끝나고 정신이 들다책읽기, 기록/교육 관련 2010. 1. 25. 09:47
책의 리뷰라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끌려나온 내 생각들을 끄적끄적. 지난 1년은, 내 마음이 흐려졌던 시간이었다. 시험 공부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되어서 이러이러한 것을 하자' 보다는 '합격해서 선생님이 되자'가 목표가 되던 날들이었다. 대학 생활 동안 했던 고민도 하얗게 잊어버렸다. 심지어 그것을 자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는 생각이라고는 합격하면 뭐 해야지, 뭐 하고 싶다.. 하는 것들인데 그 속에 선생님이 되어서 해 보고 싶은 의미있는 일들은 거의 없었다. 학교 선택제, 입학사정관 제도 등등 여러가지 교육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에도 전보다 무뎌졌다. 이런 자신을 깨달은 것은 면접 준비를 하며 교육 정책들을 이것저것 찾아읽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그 때부터 어렴풋이 느꼈지만 요 책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