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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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한 닢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20. 6. 22. 04:41
온라인 수업 때부터 '아이들은 내 말을 하나도 들을 생각이 없거나, 알아듣지 못한다'는 전제하에 뭔가를 전달해야 하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온라인 수업 땐 전달사항을 글로 쓰니까 요즘 애들이 열심히 안 보는 것이겠거니, 했는데 얼굴 보고 말해도 마찬가지다. 조회 시간에 '교실 게시판에 입시전형별로 정리된 자료 붙여놨으니까 참고하라'고 말해준 바로 그날 아침! 말 끝나고 2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쉬는 시간! 어떤 애가 논술 전형에 관해서 어쩌고 저쩌고 묻길래 게시판에 붙여둔 자료를 보면서 얘기해줬더니 "어, 여기 이런 게 있었어요?" 라고 하는 식이다. 애들이 원래 그렇긴 한데, 고3인데 더 심해졌다는 게 포인트. 그래서 조금이라도 전달력을 높여보고자 핸드폰 내려놔, 이어폰 빼, 고개 들고 선생님이랑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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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첫날 두 명이나 선별진료소 보낸 이야기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20. 5. 25. 05:22
설레는 개학 첫날. 하도 못 만나서인지 애들을 만나는 게 기대가 많이 됐다. 그런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갔는데... 갔는데.. 조회 시간에 원래 열을 재도록 되어 있어서 뿅뿅뿅 열을 쟀다. 그런데 바로 두 번째 애부터가 너무 높게 나오는 거였다. 애들이 4층까지 헉헉거리고 올라온 직후엔 그럴 수 있다고 해서 5분 후에 다시 쟀다. 다들 정상치로 내려왔는데 한 명만 계속 37.8, 37.9를 왔다갔다.... 결국 일시적 관찰실로 보내고, 어머니께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드렸다. 사람들이 왜 증상 있는데도 내과를 가나, 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바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질 않는다. 열나는 게 보통 감기나 염증 증상이니까. 나도 학부모님에게 전화하면서 학교가 너무 예민하게 군다고 느껴질까봐 걱정이 됐다. 학생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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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로 하는 첫만남-코로나 사태를 맞아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20. 3. 7. 05:03
교직 생활을 하면서 토요일에 학교 가던 시절도, 체벌이 있던 시절도, 자연 재해로 휴교하는 사태도 겪어봤지만, 개강이 3주나 미뤄지는 것도, 그 때문에 여름방학이 1주일밖에 없게 된 것도, 모두 처음이다. 출근을 자주 안 하니 몸이 여유롭긴 하지만, 나 역시 감염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고 온 나라가 바이러스 때문에 떠들썩하니 반가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올해 고3 담임을 맡게 되니 자꾸 아직 만나보지도 않은 애들이 걱정부터 된다. 학원이나 독서실도 쉬는 곳이 많다던데 그럼 집에서 제대로 공부는 하고 있을까? 괜히 뉴스를 보면서 심란해하진 않을까? 지금 인터넷이 정부나 신천지 비판에 후끈 달아오른 듯한데, 그런 흐름에 괜히 마음을 빼앗겨 있는 건 아닐까? 당장 닥쳐올 3월 학력평가며 원래 4월로 예정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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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문집 제작기6. 마무리+팁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6. 2. 9. 11:35
그러고 나서 한동안 공백이었다. 아이들 시험기간이라 모이자고 하거나 뭘 시키는 것도 (내가) 부담스럽고, 3학년 성적처리가 빨리 끝나야 되니까 나도 생활기록부며 수행평가 정리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마감날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닫는 글을 쓰고, 편집 위원들 모아서 편집후기도 쓰고 그랬다. 친구들은 진짜 힘들었다며~ 나에게 어떻게 이걸 두번째 할 생각을 했느냐고 하는데, 그래서 문집을 날로 먹는 스스로의 팁 정리. 1. '억지로' 글을 받지 않았다. 문집의 정석이라고 하면 학급 행사 후기, 예를 들면 단합대회 후기라든가 수학여행 소감문.. 등등이 들어가서 아이들의 추억을 정리할 만한 글을 실어야겠지만, 안 그래도 국어 시간에 글 쓰는 것도 애들이 힘들어하는데 부담이 더 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하게 포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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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문집 제작기5. 릴레이소설을 쓰다가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6. 2. 9. 11:00
내가 많이 기대했던 릴레이소설. 우리 반 애들이 글솜씨가 엄청 뛰어난 건 아니지만 왠지 재미있게 잘 쓸 것 같았다. 문집을 만든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사람에 한 줄만 쓰기' 같은 제약을 두었다는데, 나는 아예 그렇게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야한다는 생각이 잘 안 들었고 지금도 왜 그래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애들이 10장씩 쓸 리도 없는데.. 그리고 뭐 글쓰기란 게 그걸 좋아하고 잘 하는 사람도 있고 못 하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 싫으면 한 줄만 띡 써도 되고, 스토리텔링에 욕심이 있는 아이들에겐 많~이 쓸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지 뭐, 하고 생각했다. 한 줄씩만 쓰라고 했던 친구는 결과적으로 애들이 쓴 소설이 별로 재미가 없다고 툴툴댔는데, 나는 애들이 너무 약빨고 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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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문집 제작기4. 아이디어 폭발!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6. 2. 8. 20:07
사실 열 명이 넘는 편집위원들을 데리고 문집 회의를 진행해갔지만, 사실상 문집 제작이 진행된다기보다는, 계속 아이디어만 나오고 정리가 되지 않는 회의들의 연속이었다. 우리반 친구들의 발랄함 덕분^^ 책과 영화를 정말 많이 보는(나보다도 많이 본 것이 분명하다) ㅇㅎ이가 책이나 영화평을 싣고 싶다고 했고,릴레이 소설을 쓰고 싶다는 의견도 나오고, 가장 절정은 "샘샘~ 우리 특집 기사 같은 것도 실었으면 좋겠어요.""특집? 어떤 걸 말하는 거야~?""ㅎㅇ이가 평소에 보면 진짜 웃기거든요. 몸개그도 많이 하구요. 그래서 그런 거 밀착취재해서 쓰면 좋겠어요.""맞아요~ ㅎㅇ이가 진짜 다중이 같은데 그런 거 쓰면 재밌을 것 같아요!"그러면서 ㅎㅇ이가 오늘 어떻게 해서 아이들을 웃겼는지, 어떤 웃긴 말을 하는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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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문집 제작기3. 이것저것 진행하기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6. 2. 7. 08:34
문집 이름 정하기.아이들에게 문집이름공모용지를 나누어주고, 며칠 시간을 두고 응모를 받았다.상품은 바로바로!! 친한 친구들을 데리고 선생님과 떡볶이 데이트를 하는 것. 그렇게 해서 응모한 제목을 두고 또 아이들에게 투표를 시켰는데 -_- 아 정말... 이라니.... 이건 내 네이밍 센스가 용납할 수가 없어...그래서 나중에 아이들에게 김중혁 소설 제목에서 따온 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는데 애들은 계속 이 좋다고 해서, 그걸 부제로 붙이기로 했다. 문집 편집위원들이 정말 고맙게 타이핑 봉사를 많이 해줬다.그러면서 애들 글씨 못 읽겠다고 아우성.. 어떤 친구는 애들 맞춤법 틀린 것들 보면서 암 걸릴 것 같다고 아우성.. 칭찬 마니또, 릴레이 소설, 문장완성검사, 앙케이트 등등 다양한 활동을 좀 급하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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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 문집 제작기 2. 1-2차 회의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6. 2. 7. 08:33
첫 회의!회의 안건지를 만들면서, 대학교 때 학회나 학생회 회의 안건지를 만들던 기록이 새록새록.. 편집도 그때 하던 것과 똑같은 스타일로 했다. 다행히 1학기에 자서전쓰기를 해서 문집에 그냥 그걸 다 실으면 될 것 같았다. 편집위원들에게 분배해서 타이핑해 오라고 해 주었다. 문집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내가 좀 정리해서 아이들에게 내밀었고, 애들이 몇 개는 자르고 몇몇 개는 좀 수정하고~ 아이들 의견도 내고 재미있었다.첫 회의 하고 나서 문집 위원을 하겠다는 아이들이 더 늘어나서 든든. 그리고 수업 들어가서 8반에서 미리 "8반 아이들이 본 7반" 글을 쓰고 싶은 아이들에게 자원을 받았다. 신기하게 8반은 자기네 일도 아닌데 써 보고 싶다고 손 든 아이들이 3명이나 되었다. 정말 어디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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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 문집 제작기 1. 응모와 당첨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6. 2. 7. 07:52
학급 문집 신청!창비에서 주최하는 학급 문집 제작 이벤트.2012년인가 한번 당첨되어서, 그 당시 수행평가로 썼던 글들을 묶어 "교과문집"을 만들었다. 그때가 학급 문집 이벤트를 했던 첫 해라 그런지, "150부를 찍어서 교과문집으로 제작해도 될까요~?" 라는 요구에도 OK가 되었는데, 요즘은 딱 잘라 50부 이내라고 처음부터 공지가 뜬다.문집이 만들면 좋긴 한데 아무래도 제작비가 부담이 되어서....'당첨 되면 만들고 안되면 말아야지'하는 맘으로 신청했는데 짠짠!! 역시 나란 여자 운 좋은 여자.. 당첨 사실은 1학기 때 알았지만 천천히 시작해야지 하고 미뤄두면서 어영부영 여름방학을 보냈다.사실 지난 여름 즈음에는 공부한다고 딴 데 신경도 별로 안 썼지.. 그리고 두둥. 개학날 아침, 문집을 그냥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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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을 좋아하는 이유학교에서 하루하루/학급 살림 2015. 11. 3. 18:55
서울형 자사고를 지원하려는 아이들이 제각기 자기소개서를 봐달라고 들고 와서 너무 힘들다는 진로샘의 메시지가 왔다. 그래서 아예 오늘 7교시 후에 애들을 모아서 자소서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고, 시험 끝나면 써오라고 하겠다고 하셨다. 하나하나 봐 주기는 힘들 것 같다고. 7교시에 9반에서 수업하고 있는데 끝나는 종이 치기 3분 전에 진로샘이 방송을 하셨다. 자사고 희망자들은 끝나면 진로실로 오라고~ 나도 그래서 덧붙여줬다. -시험 전날이라 마음이 급하겠지만, (자사고 가고싶으면) 너희가 문제 한두 개 더 맞는 것보다 자소서 잘 쓰는 게 더 중요하니까, 가 보는 게 좋겠다. 반응들이.. -야, 너 갈거야? -저기 꼭 가야돼? 서로 의논하다가 -쌤, 그냥 국어샘이 봐 주시면 안돼요? 하길래 -우리 반 애들 다 ..